인도서 살해당한 美 선교사, ‘순교자 기념비’에 이름 새겨

뉴욕=김유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오랜 기도와 준비 끝에 센티널족 선교 나섰다가 이틀 만에 봉변

▲지난 2018년 인도의 노스센티널섬 원주민을 전도하려다 살해당한 20대 미국 선교사 존 앨런 차우. ⓒ순교자의소리 제공
▲지난 2018년 인도의 노스센티널섬 원주민을 전도하려다 살해당한 20대 미국 선교사 존 앨런 차우. ⓒ순교자의소리 제공

‘순교자의 소리(Voice of the Martyrs, VOM)’가 2018년 미전도종족 선교 도중 목숨을 잃은 미국인 선교사의 이름을 순교자 기념비에 새긴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청년 선교사 존 앨런 차우(John Allen Chau)는 인도의 노스센티널섬에 도착해 원주민을 전도하려다 이틀 뒤 살해당한 채 발견됐다. 항년 26세였다.

6월 29일 순교자의소리는 미국 오클라호마주 바틀즈빌에 위치한 본부에 전시된 18.3미터(60피트) 길이의 화강암 순교자 기념비에 그의 이름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전 세계 기독교인들은 매년 6월 29일을 기독교 순교자의 날이자, 사도 바울 순교 기념일로 지켜왔다.

VOM에 따르면, 차우는 오클라호마주 오럴로버츠대학을 졸업한 뒤, 한 어선의 도움을 받아 2018년 11월 15일 지구상에서 가장 고립된 부족 중 하나인 센티널족과 처음 대면했다.

그러나 그날 오후, 부족의 한 소년은 차우가 들고 있던 성경에 향해 화살을 쐈다. 그날 저녁, 이 선교사가 쓴 일기에는 “하나님, 저는 죽고 싶지 않습니다 (…) 만일 죽는다면 누가 제 자리를 대신하겠습니까? (저를 쏜 소년)과 저를 죽이려는 이 섬의 모든 사람들을 용서하시고, 그들이 절 죽이는 데 성공한다 해도 그들을 용서하소서”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이틀 뒤인 17일 아침, 섬에 차우를 내려준 어부들은 부족들이 차우의 시신을 매장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인도 당국은 미전도종족을 전도하려 한 그의 시도에 대해 “잘못된 모험”이라며 비판했고, 차우의 죽음은 미전도종족 선교단체에 대한 많은 조사를 야기했다.

그러나 VOM 라디오의 진행자인 토드 네틀런은 CP와의 인터뷰에서 “차우는 그리스도와 같은 연민을 가졌고, 다방면의 선교 훈련과 준비를 거쳤으며, 소명에 대한 분명한 확신을 가졌다”고 말했다.

네틀런은 “우리는 교회로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온 세상에 가라는 그리스도의 부르심을 따른 사람들을 인정해야 한다. 분명히 그 뛰어난 예가 존 차우”라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차우의 선교는 결코 충동적인 모험이 아니었다. 차우는 10대 때 첫 선교 여행을 다녀온 뒤 하나님의 부르심을 느꼈다. 그 이후 차우는 다양한 미전도종족에 대해 조사했고,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곳이라면 어디든 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기도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

네틀런은 차우가 선교 여행을 떠나기 9년 전인 2009년부터 준비를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대학 생활 내내 섬에서 뜨거운 물이 없는 삶을 대비해 찬물로 샤워를 했고, 콘택트렌즈를 끼는 대신 레이저 시력교정 치료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캔자스시티에 본부를 둔 선교단체 ‘올네이션스(All Nations)’에서 미래 선교사들을 위한 ‘교회 개척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훈련했다. 또 센티널족 언어를 배우기 위해 위클리프(Wycliffe)선교회가 후원하는 언어학 훈련 과정을 수강했다.

아울러 그는 고립된 섬 주민들에게 의료 지원을 제공하고자 야생 응급구조사(wilderness EMT)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네틀런은 올네이션스 인터내셔널 국제총재인 메리 호 박사의 말을 빌려 “차우는 그녀가 지금까지 만나 본 가장 준비된 선교사 중 가장 한 사람”이라며, 그의 죽음을 둘러싼 정황과 관련해 “많은 잘못된 정보가 떠돌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는 차우가 벵골만 지역으로 첫 정찰 여행을 떠날 당시에도, 자신이 센티널섬에 부르심을 받았는지 궁금해했다고 전했다.

미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포트플레어에서 비행기가 이륙하던 도중, 그는 창밖으로 대학 기숙사 벽에 붙어 있던 센티널 섬을 한눈에 알아봤다고. 네틀런은 “그 순간 그는 하나님이 분명히 ‘너는 내가 원하는 사람이고, 내가 부르는 사람이다. 네가 그곳에 가길 바란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말했다.

센티널 섬에 가기 전날 밤, 차우는 일기장에 “하나님나라의 성공 척도는 순종이라고 믿는다. 나는 내 삶이 그리스도에 대한 순종을 나타내며, 그분께 순종하는 삶을 살길 원한다”며 “나는 예수님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분이라 생각한다. 그분께 모든 가치가 있다”라는 글을 남겼다.

네틀런은 차우 선교사에 대해 “복음의 가치와 센티널 부족들과 그리스도를 나누는 것이 가진 영원한 중요성을 이해했다”며 “그는 (목숨을 잃는) 온당한 거래마저 고려한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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