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결복음과 성결소명 토대 위에, 교단 정체성 회복”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기성, 서울신대 교수 9인 강사로 ‘성결복음 학술제’

▲김주헌 총회장(왼쪽)이 맨 앞에서 강의를 듣고 있다. ⓒ이대웅 기자
▲김주헌 총회장(왼쪽)이 맨 앞에서 강의를 듣고 있다. ⓒ이대웅 기자

기독교대한성결교회(총회장 김주헌 목사) ‘성결복음 학술제’가 6월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신촌성결교회(담임 박노훈 목사)에서 개최됐다.

‘성결성 회복’을 위한 총회장 중점사업으로 총회 임원회가 주최한 이날 학술제에서는 세 그룹으로 나눠 교단 신학교인 서울신학대학교(총장 황덕형 박사) 교수들이 세 차례씩 성결과 복음을 주제로 다양한 강연을 전했다. 김주헌 총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앞자리에 앉아 교수들의 발표를 경청했다.

김주헌 총회장은 “주님께서 부여해 주신 성결복음과 성결소명의 토대 위에 교단 정체성을 회복하고, 이 시대가 절실하게 요청하는 거룩한 교회, 거룩한 성도로서 영성과 도덕성을 겸비하고, 섬김의 사명을 실천하고자 한다”며 “이 연구를 바탕으로 성결성 회복을 위한 목회 세미나를 개최해 성결목회 방향성과 모델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존 웨슬리와 성결교회: 예수와 함께
초기 기독교 세례 예전과 성결성 회복
미래 한국사회와 성결복음 핵심 가치

첫 강연에서 ‘존 웨슬리와 성결교회: <예수와 함께>의 교리적 의미’를 발표한 황덕형 서울신대 총장은 “웨슬리는 ‘성결’이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핵심 이해로서, 이것이 없으면 참된 성경적 기독교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황덕형 총장은 “웨슬리는 성결의 은혜가 체험될 때, 비로소 하나님 형상이 회복되고 만물의 질서가 다시 회복된다고 했다”며 “그 성결은 우리 존재를 가능하게 하는 사건이고, 하나님을 따르는 실천적 언어이며, 철저하게 성령의 현실 속에 거주하는 인격적 존재 됨의 의미”라고 풀이했다.

황 총장은 “웨슬리의 성결운동을 통해 깊이 이해되는 것은, 인간 본성은 바로 몸의 정체성을 의미하는 사회성이라 할 수 있고 그 사회성이 인간의 기본적 공동체성으로 표현돼 있다는 사실”이라며 “이 성결론의 사회성은 우리 한계 밖의 진실한 인격적 존재로서 우리와 타자적 관계에서 만나주시는 하나님의 계시를 나타낸다”고 했다.

▲조기연 부총장이 강의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조기연 부총장이 강의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같은 시간 조기연 부총장은 ‘초기 기독교 세례 예전과 성결성 회복’이라는 주제로 “세례의 일차적 의미는 ‘씻음’으로, 단순히 불결함을 제거하는 소극적 개념만을 뜻하지 않았다”며 “세례의 풍성한 물은 단순한 씻음을 넘어 새 생명을 탄생케 한다는 적극적 의미(딛 3:5-7)였다. 단순히 물로 씻는다는 의미를 넘어, 예수의 피흘림으로 죄 용서를 받는다는 표징”이라고 소개했다.

조기연 부총장은 “그리스도교 세례는 단순히 죄를 씻는 의식을 넘어 ‘성별’의 의미로까지 이어진다”며 “신약성서 기록 당시 그리스도인이 되려면 세례 직후 물에서 나와 안수와 도유를 받았는데, 이는 바로 성령을 받는 것을 의미했다(고후 1:22)”고 말했다.

조 부총장은 “사도행전 기록 당시 그리스도교 입교를 위해선 회개와 물세례, 성령의 선물이 필요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나머지 두 개를 완성시키는 동시에 입교의 내용 또는 실체라 볼 수 있는 성령이었다”며 “이처럼 물세례는 곧 성령을 받는 사건이었고, 성령을 받는 일 곧 성결은 물세례의 핵심이었다”고 정리했다.

같은 시간 서울신대 웨슬리연구소 김성원 소장은 ‘미래 한국사회와 성결복음’ 강의에서 미래 한국사회 특징을 △포스트모던 다원주의 △비대면 인공지능 △ESG 자본주의 등 3가지로 제시하면서, 미래 사회에 성결복음이 핵심적 가치와 의미를 갖는 이유를 논증했다.

김성원 소장은 “포스트모더니즘이 인정하고 추구하는 것은 종교의 교리나 신학적 면이 아니라 감성적·체험적 측면”이라며 “그런데 성결복음은 기독교 신앙의 체험적 차원을 회복시키는 가장 핵심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성령세례와 성령충만으로 시작되고 발전하는 웨슬리와 성결운동의 가르침은 포스트모던 시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강력한 접촉점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전면 비대면 사회 속에서도 복음주의 교회는 대면 예배와 교제를 강조하고, 이를 통해 상실한 인간성 회복을 주도할 것”이라며 “웨슬리 감리교 운동과 성결교회가 시행해온 성화를 위한 소그룹 교제는 삶을 나누고 예수님을 닮아가는 실천을 점검하는 ‘전인적 교제’로, 인간의 본질적 회복의 유일한 방식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자본주의는 지속가능성을 위해 ESG경영 등 공존을 추구하고 있지만, 인간의 죄라는 근본적 결함과 한계 때문에 이러한 모든 시도들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여기서 인간개조의 유일한 길이자 자발적 이타적 삶의 동력이 되는 성결복음은 인류에 희망이 될 수 있다. 인간의 이기적·파괴적인 죄악된 본성은 예수 그리스도의 용서와 성령님의 거듭남으로 새로워져 성령님과 함께 선을 행할 수 있기 때문”고 강조했다.

▲김성원 소장이 강의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김성원 소장이 강의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한국성결교회 역사 속 성결성 회복
현대 대중문화 속 성결성 회복
복음전도 위대한 방법, 성결한 사랑

‘한국성결교회 역사에서의 성결성 회복운동’을 강의한 박창훈 교수는 이명직·이성봉 목사를 예로 들면서, 일제강점기 교단 폐쇄를 겪던 치열한 속에서 성령세례와 사중복음이라는 두 축을 지켜냈다고 밝혔다.

박창훈 교수는 “한국성결교회는 성령세례를 통해 성결성이 실제화될 수 있다고 고백했다”며 “한국성결교회는 중생의 은혜가 믿음으로 순간적으로 일어난 것과 동일한 모습으로, 성결의 은혜도 하나님께서 우리를 성결하게 하실 것을 원하신다는 것을 믿고 기도하는 때, 순간적으로 받게 되는 것으로 고백했다. 이 성령세례는 그리스도인의 신앙생활에서 인간의 관료주의를 근본적으로 하나님 중심으로 재정립하도록 촉구해, 관료화된 기존 교단과 교회들이 부담스러워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한국성결교회는 성령세례를 구체적으로 사중복음이라는 확대된 신학체계로 설명했고, 실제로 사중복음적 삶을 살았다”며 “신앙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중생의 복음, 하나님 자녀라고 스스로 고백하는 이들에게는 성결의 복음, 육체적 고통을 당하는 이들에게는 신유의 복음, 어렵고 암울한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는 이들에게는 재림의 복음을 제시하면서 통전적·총괄적 신앙인으로 성장을 강조했다. 특히 이는 현대적으로 생명, 사랑, 회복, 공의라는 기독교적 가치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현대 문화 속 성결성 회복’을 강의한 이길용 교수는 “깊이 있고 세밀한 대중문화 이해는 동시대인과 그들이 속한 사회를 제대로 읽어내는 왕도가 된다”며 “대중문화는 ‘천박하고 소비지향적’이라 무시하고 지나칠 것이 아니라, 세심히 살피고 분석해야 할 우리 시대를 읽는 최고의 지도이자 내비게이션”이라고 풀이했다.

이길용 교수는 “따라서 목회자라면 누구보다 예민하게 동시대 문화적 흐름을 살펴야 한다. 사람들이 어떤 영화, 드라마, 소설, 게임에 몰입하는지, 그것의 구성적 특징은 무엇이고 내용은 무엇을 지향하는지, 현대 문화에 몰입하는 이들을 다시 신앙의 세계로 초대하려면 무엇을 설교에 담아내야 하는지 등, 대중문화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콘텐츠 분석을 통해 알아낼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목회자는 열린 태도를 가진 문화와 미디어에 대한 전문가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복음전도의 위대한 방법으로서의 성결한 사랑’을 강의한 하도균 교수는 “새로운 시대라 해서 새로운 방법만이 복음전도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아니다”며 “본질에 충실한 그리스도인들은 시대에 맞는 새로운 방법이 없더라도 효율적 복음전도의 실천이 가능하고, 오히려 새로운 시대에 그 본질을 어떻게 적용하고 전달할지 적응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기독교의 가장 본질적 진리는 ‘사랑’”이라고 밝혔다.

하도균 교수는 “기독교의 본질인 사랑은 그리스도인이 경험하는 내적 성결의 모습을 외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러므로 사랑은 성결의 또 다른 이름”이라며 “사랑의 실천과 회복은 그리스도인들의 신앙 핵심이고, 세상 속에서 하나님을 나타내 그 영향력으로 전도를 효율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드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박창훈 교수가 강의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박창훈 교수가 강의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목회 리더십에서의 성결성 회복
미국 성결운동에서의 성결성 회복
성경적 신앙과 실천 회복의 토대

‘목회 리더십에서의 성결성 회복’ 강의에서 조성호 교수는 “감염병 사태가 종결되는 오늘날 현실에서, 신구약 성경에 등장하는 성결이 하나님의 속성과 인류 역사에 참여하는 삼위일체적 경륜, 그리고 세상과 소통하는 하나님의 관계와 동력 차원의 특징을 지니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며 “성결에 관한 신학적 근거와 영적 지향은 우리 교단의 목회 리더십이 추상적 한계에 머물지 않는다는 확신을 제공한다”고 전했다.

조성호 교수는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시작한 성결의 회복과 재조명은 1세기 초대교회 신자들에게 국한된 지엽적 과제가 아니라, 동서고금을 막론한 모든 그리스도인의 기준이 되는 삶의 원칙인 동시에 급속한 변화 속에 표류하는 현대 사회에 방향을 알려주는 핵심 잣대”라며 “성결은 일시적·단편적 구호나 이론을 위한 단어의 나열이 아니라, 역사 속 교회와 실존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하나님의 분명한 요청이자 명령”이라고 했다.

‘미국 성결운동에서의 성결성 회복’에 대해 오성욱 교수는 “미국 성결운동은 웨슬리안 사중복음을 수용하고 심화시켜 교단 부흥에 중요한 전도표제로 선포했고, 성결복음의 씨앗을 한반도에 뿌린 후 부흥의 아름다운 열매를 맺은 교단으로 성장했다”며 “우리는 미국 복음주의 부흥운동과 성결운동이 보여준 시대정신을 선도하는 영적 집단지성, 구휼원·요양원·갱생원 등 사회적 성결운동, 성서학원 개원과 신앙저널 창간 등 문서선교, 국가 단위의 부흥운동을 넘어 세계 선교로 과감하게 달려 나가는 국제적 선교 지평까지를 모두 고려한 미래 청사진을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웨슬리 성결신학: 성경적 신앙과 실천 회복의 토대’를 발표한 장기영 박사는 “우리가 성경적 신앙과 실천 회복의 토대로서 웨슬리의 성결신학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는, 종교개혁 신학 전통이 성결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반대해 신자들을 죄 아래 묶어두기 때문”이라며 “또 성결교회 자체의 정체성 및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명 회복을 위해, 신자들을 실제로 성결에 이르도록 영적으로 성장하게 하는 성경적 방법을 온전히 배우기 위해 웨슬리의 성결신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장기영 박사는 “웨슬리 성결신학은 한국교회가 균형을 잃은 요소인 하나님의 은혜와 신자의 책임, 구원과 거룩한 삶, 개인과 사회적 성결의 연결, 칭의와 성화의 관계 등 다양한 성경적 진리를 긴장 속에서 균형 있게 제시할 뿐 아니라, 실제로 성결에 이르게 하는 방편으로서 교회가 어떻게 신자를 훈련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르침을 충분히 내포하고 있다”며 “성결교회는 웨슬리의 성결신학을 고대 유물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성경적 은혜의 맑은 샘물을 새롭게 퍼올릴 수 있는 은혜의 방편이자 넘쳐나는 생명수의 활천으로 여겨 새롭게 연구·계승·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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