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노린 인질극과 성적 학대 만연
지난 2일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이슬람 무장 조직으로 추정되는 괴한들이 기독교인 자택에 침입해 1명을 살해하고 2명을 납치했다가 풀어줬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모닝스타뉴스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다니엘 야타이(86) 씨는 이날 오후 11시경 카두나주의 기독교인 마을 중 하나인 만초크에 있는 그의 집에서 잠을 자던 도중 테러범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괴한들은 그의 조카딸인 브렌다(21)를 납치하기도 했다.
이 사실을 제보한 아들 다니엘 씨는 모닝스타뉴스에 “다음 날 아침 테러범들은 우리에게 전화를 걸어 조카의 석방에 앞서 몸값 3만 5,845불(한화 약 4,700만 원)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브렌다가 풀려났지만, 그는 몸값을 지불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사망한 야타이 씨의 딸인 크리스티아나 씨는 “무장괴한들이 문을 열라고 명령했지만, 집에 있던 5명의 친척들이 이를 거부하자 그들은 강제로 들어왔다”고 회상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사건 당일 테러범들이 카두나주 남부의 카우라카운티의 마을에서 총기를 난사한 뒤 인근 가정 주택을 습격했다고 전했다.
납치된 또 다른 한 명인 아모스 마그본은 같은 날인 지난 5일 풀려났다. 그는 ‘아모스 마그본 만초크’ 연방 통계 학교의 교장이며, 자택에서 납치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중순, 인근 장강 마을에서는 기독교인 2명이 매복한 괴한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이 지역 주민인 아이작 간두 씨는 피해자 3명 모두 카우라 지방 정부 의회의 보건부 직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닝스타뉴스에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3명은 매복 총격을 당한 뒤 치료를 위해 시골 기독교인 공동체로 이송됐다”며 “피해자 중 남성 2명은 (테러범이) 매복한 그 자리에서 숨졌고, 피해자 여성은 현재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테러범들이 이 지역의 모든 기독교인 마을을 없앨 것이라고 공언했다고 전했다.
매복 공격에 앞서, 이슬람 무장세력은 6월 21일 인근 카산 고기 마을에서 기독교인 여성 21명을 납치했다. 이 마을의 굿뉴스 채플교회 목사인 에제키엘 가브라는 국제기독연대(Christian Solidarity International, CSI)에 그의 아내도 인질로 잡혀 있다고 말했다.
가르바 목사는 이 단체의 나이지리아 리포트에서 “테러 지도자는 자신을 니제르 공화국의 아카카베라고 밝혔다”며 “이곳의 동료 무슬림들을 돕기 위해 소코토에 있던 이전 기지를 떠났으며, 나에게 돈을 지체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했다.
그는 같은 교회의 동료 목사인 앤드루 가르바와 그의 아내도 다른 지역에서 납치됐다가 몸값을 주고 풀려났다고 전했다. 가르바 목사는 “올해만 두 번째로 발생한 납치라면서 돈이 없다고 애원했지만, 테러범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남부카두나인민연합(SOKAPU)의 조나단 아사케 회장은 나이지리아 리포트에서 테러범들이 납치한 여성들을 강제로 성노예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사케는 “이들은 여성을 납치하여 성노예로 만든다. 많은 여성들이 정신적 충격을 받고 돌아왔고, 그들 중 다수가 풀려난 뒤 사망했다”고 말했다.
카주루와 치쿤 선거구를 대표하는 우마르 바르데 하원의원인 같은 리포트에서 “이곳은 테러범들의 성적 학대가 만연해 있다. 그들은 노인과 젊은 여성, 심지어 10대마저 강간한다”며 “하지만 (사회적) 낙인 때문에 사람들은 이 사실을 말하기를 수치스러워한다. 여성들과 함께 납치된 남성들에게 물어보면 수용소에서 집단 성폭행을 목격했다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나이지리아는 지난해(2020년 10월 1일부터 2021년 9월 30일까지) 살해된 기독교인 수가 4,650명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오픈도어가 발표한 세계 감시 목록 보고서에서 전년도인 3,530명보다 훨씬 증가한 수치이며, 지난해 납치된 기독교인 수도 2,500명으로 전 세계 1위였다.
나이지리아에서 공격을 받은 교회 수는 470만 건으로 중국에 이어 2위다. 세계 기독교 박해 순위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전년도 9위에서 올해 역대 최고인 7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