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은과 금 대신 나사렛 예수 이름 드러내고 있나?”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30주년 기념감사예배

복음주의 물결 속 개혁주의 기치, 무모하다 소리 들어
영미 개혁주의 지도자들 초청해 전 세계적으로 연대
30년 간 진리의 말씀 차고 넘치는 교회 만들려 노력

▲기념감사예배에서 시편찬송을 부르고 있다. ⓒ이대웅 기자
▲기념감사예배에서 시편찬송을 부르고 있다. ⓒ이대웅 기자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원장 서창원 목사, 이하 연구원) 설립 30주년 기념감사예배가 8월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세곡교회(담임 박의서 목사)에서 개최됐다.

총무 강문진 목사 인도로 시작된 예배는 제네바 시편가 찬송, 이승찬 목사(하남 주사랑교회)의 기도, 삼송제일교회 His 시편 찬양팀 특송 후 원장 서창원 목사가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행 3:1-10)!’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서창원 목사는 “1992년 9월 12일 시작된 연구원이 하나님 은혜로 30주년을 맞이했다. 주님의 복음을 위해, 주님께서 피흘려 세우신 교회 강단에 진리의 생명수가 쏟아지게 하자는 포부를 갖고 출범한 연구원이 설립 취지에 어긋남 없이 지금까지 미약하나마 쓰임받게 해 주신 주님께 무한히 감사와 찬송을 올려드린다”며 “만 35세 당돌한 청년의 말에 호응해 주시고 시작해 주신 한제호·윤두혁 목사님, 서문강 목사님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서 목사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교회성장이라는 세속적 욕망에 뒤덮이게 한 복음주의 운동이 강력하게 힘을 발휘하고 있을 때, 개혁주의를 치켜드는 일은 무모하다는 말들을 많이 들었다”며 “하지만 하나님의 진리는 100년 전에도, 오늘도, 100년 후에도 변함없는 진리여야 한다는 믿음은 헛되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비록 가시적 효과가 많지 않고 재정적·인적 자원이 부족하더라도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을 추구했다. 출범 당시에는 함께하는 목회자와 교회들이 전무했지만, 지금은 100여 개 교회 이상 동참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영미 개혁주의 지도자들을 초청하기 시작해 세계와 끈끈하게 연대할 수 있는 길을 열었고, 지금은 많은 개혁주의 교회들이 동역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 목사는 “본문 속 앉은뱅이 거지에게 베드로는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걸으라’고 선포했다. 그 이름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강력한 역사가 나타났는가”라며 “오늘날 한국교회가 얼마나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 이름의 능력을 드러내고 있는가? 염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서창원 목사는 “교회가 은과 금이 풍성하기를 열망한다. 교회성장학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회 제도와 난제 개선, 윤리와 도덕, 구제 사역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 이름을 전해야 한다”며 “진리의 말씀이 차고 넘치는 교회가 되고자 30년간 일했지만, ‘돈만 있으면 다 해결된다’는 냉소적 반응이었다.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은 뒷전이 됐다”고 개탄했다.

▲서창원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서창원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그러면서 “선교지에서도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이 아니라 주머니 속 돈을 바라보게 하지는 않았는가. 그러나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행하신 하나님의 구속의 은혜를 전파하는 것이 교회가 해야 할 일”이라며 “신자들은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린다. 우리는 오로지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만 자랑하고 외치고 들려주는 신실한 일꾼이 되자”고 권면했다.

서문강 목사(중심교회 원로)의 축도 후 2부 축하 순서도 이어졌다. 최덕수 목사(현산교회) 인도로 30년 회고 영상 시청 후 축사 등 축하 순서가 진행됐다.

축사에서 최승락 교수(고신대 신대원장)는 “개혁주의 설교란 철저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성경의 설교이다. 하나님 말씀을 하나님 백성에게 성경에 근거해 전달하는 성경의 설교야말로 우리가 이어나가야 할 기준”이라며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설교의 전망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그러나 성경의 설교 없이는 교회가 하나님의 교회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강사로 나설 예정인 조엘 비키 박사(미국 퓨리탄리폼드신학교 총장)도 축사에서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는 ‘내게 평균적인 설교자를 달라. 즉 하나님의 면전 앞에서 두려움을 갖고 말씀을 전하는 평균적인 설교자를 달라’고 했다”며 “이처럼 여러분의 이름이 비록 작을지라도, 개혁주의 설교를 계속 해야 한다. 작은 일에 계속 충성할 때, 종교개혁에 버금가는 부흥의 날이 올 것”이라고 했다.

▲조엘 비키 총장이 축사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조엘 비키 총장이 축사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영상으로 축사한 정성구 목사(전 총신대 학장)는 “40년 전 <개혁주의 설교학>이라는 책을 쓴 적이 있다. 제 뜻과 서창원 박사님의 뜻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연구원이 좀 더 힘차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길 소망하고 축복한다”고 전했다.

이 외에 김남준 목사(열린교회), 노창영 목사(개봉교회), 송우석 목사(영국 선교사), 데이빗 로버슨 대표(호주 시티 바이블포럼), 리처드 프랏 대표(서드 밀레니엄 미니스트리), 모리스 로버츠 교수(스코틀랜드 프리처치 신학교) 등이 영상 축사를 전했다.

이후 이종찬 목사(권선제일교회)의 축시, 한누리 자매의 바이올린 축주, 서문은하의 축가 등도 마련됐다. 축하행사는 서창원 목사의 폐회기도로 마무리됐다.

3년 만에 대면으로 진행되는 한국개혁주의 설교연구원 세미나에서는 ‘개혁주의 신앙 성장과 목회’를 주제로 오는 25일까지 조엘 비키(Joel R. Beeke) 미국 퓨리탄리폼드신학교 총장과 조셉 파이파(Joseph A. Pipa) 미국 그린빌신학교 전 총장이 방한해 강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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