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수 목사, 한 달여 만에 분당우리교회 강단 복귀해 설교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달려갈 방향 잡았다면, 거침없이 올인하라”

거침없이 달려가기 위해 필요한 두 가지
1. 인도하심으로 인한 확신
2. 올인하는 것

▲이찬수 목사가 8월 21일 설교하고 있다. ⓒ유튜브
▲이찬수 목사가 8월 21일 설교하고 있다. ⓒ유튜브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가 여름 휴가철 이후 한 달여 만에 강단에 복귀해 주일이었던 지난 21일 ‘거침없이 달려가기 위해(사도행전 20:22-24)’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이찬수 목사는 “최근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책에서 중요한 인사이트들을 얻었다. 세계 최초의 유인 동력 비행기를 만든 라이트 형제와 경쟁했던 새뮤얼 랭리 교수는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였다”며 “미국 육군성에서 그에게 당시 5만 달러를 지원하고 주변에 드림팀이 만들어져 그를 도울 정도로 훨씬 유리한 입장이었지만, 초라한 무명의 인물을 이기지 못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랭리 교수는 비행기에 대해 라이트 형제만큼의 열정이 없었고, 오히려 업적을 찾아 헤맸기 때문이었다. 랭리 교수는 비행기를 만드는 자체보다 이를 통해 얻는 부와 명성 등에 더 관심이 더 많았던 것”이라며 “이에 반해 라이트 형제는 아무것도 없는 무명의 사람들이었지만, 그들은 오직 비행기를 만드는 일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했다. 이 차이가 랭리 교수를 뛰어넘어 비행기를 만들게 된 동력이 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저는 목사니까, 굉장히 도전이 됐다. 제가 목회 자체에 관심이 있는지, 아니면 목회를 열심히 해서 유명한 사람이 되고 능력 있다고 평가를 받고 명예를 누리는 데 관심이 있는지 하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며 “그러면서 랭리가 아니라 라이트 형제가 되고 싶고, 하나님 원하시는 길에만 관심을 갖고 집중해서 달려가기를 원한다고 기도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옛날 사람들은 지구가 둥글지 않고 평평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나치게 멀리 항해하면 지구의 모서리를 만나 추락할 거라는 두려움을 품고 있어, 거의 움직이지 않고 태어난 곳에 머물며 평생을 보냈다”며 “우리는 이런 ‘지평설’을 믿는 것도 아닌데, 행동 반경이 왜 이렇게 좁을까. 아무것도 아닌 걸로 아웅다웅할 때가 얼마나 많은가”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하지만 하나님은 지구를 둥글게 만드셔서, 지구 끝까지 달려가도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만드셨다”며 “그러니 거침없이 달려가기를 원한다. 하나님 주신 사명을 가지고 올바른 길을 향해 한번 거침없이 우리 남은 인생을 도전해 보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 한 번도 꿈꾸지 못한 하나님 주신 꿈으로 거침없이 달려가는 믿음의 성도님들 되시기를 바란다”고 권면했다.

본문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바울처럼 꿈을 향해 달려도 제한과 핍박이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니지 않나. 부부는 마주 보는 게 아니라 같은 곳을 바라보는 사이라고 하듯, 같이 꿈꾸고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같이 달려나가자”며 “스스로 자기를 제한하거나 가두지 말고, 설교 제목 그대로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거침없이, 여한 없을 정도로 해 보자. 바울을 죽이겠다던 결사대 40명도 바울을 막지 못했듯, 성령의 역사하심이 우리를 십자가 앞으로 인도해 주심으로 말미암아, 십자가의 능력을 붙들고 도전하자”고 강조했다.

이후에는 ‘거침없이 달려가기 위해 필요한 두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첫째로 ‘인도하심으로 인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찬수 목사는 “앞일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성령님이 인도하심으로 확신을 주신다. 그 인도하심에 민감하게 귀 기울인다면, 바울처럼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며 “오늘 우리의 믿음이 왜 이렇게 지지부진한가. 기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믿음으로 도전하다 위기에 빠졌을 때, 본문 속 사도 바울처럼 하나님이 인도하심을 경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사도 바울이 다메섹 도상에서 주님을 만난 이후 정말 잘한 일이 두 가지다. 첫 번째가 ‘주여 뉘시오니이까’ 질문한 것이다. 우리는 계속 이 질문을 해야 한다”며 “모태신앙은 질문을 잘 안 한다. 하지만 여러분이 아는 하나님은 아버지와 엄마의 하나님이시다. 여러분의 하나님은 어디 계시는지 물어야 한다. 주님은 내게 어떤 의미를 가진 분이신지 계속 물으셔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바울의 두 번째 질문이 ‘주여, 무엇을 하오리이까?’였다. 한국교회가 이렇게 어지럽게 된 것은, 믿음 좀 있다는 사람들이 이 질문을 하지 않고 멋대로 일하기 때문”이라며 “하나님 뜻도 묻지도 않고 내 속에 옳은 대로 목회하면, 나중에 하나님 앞에 얼마나 부끄러운 일이 생기겠느냐고 물어야 한다. 자신을 인도해 달라고 계속 기도하고 묻지 않으면, 엉뚱한 길로 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거침없이 달려가기 위한’ 두 번째 조건은 ‘올인(All-in)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달려갈 방향을 잡았다면 올인, 한 가지 일에 모든 힘을 쏟아 부어야 한다”고 풀이했다.

이찬수 목사는 “우리 삶이 왜 이렇게 산만한가? 저는 목회를 위해 한국으로 역이민을 와서도 여러 번 되돌아가려고 했다. 그러나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미국 대사관을 찾아가 시민권을 포기했다”며 “목회자로서 제 인생은요 그때 새로 태어났다. 배수의 진을 친 것처럼, 비장해졌다. 미국 생활을 포기하고 한국에서 올인할 수 있게 된 굉장히 중요한 계기였는데, 항상 그 순간을 생각한다. 시답지 않은 걸 붙들고 인생에서 엄청난 것처럼 생각하는 모습들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주님의 가상칠언 중 여섯 번째가 ‘다 이루었다’였다. 원어로 보면 당시 군인이 임무를 마치고 상관에게 보고할 때, 일꾼이 맡겨진 일을 다 하고 주인에게 보고할 때 쓰는 단어라고 한다”며 “놀랍게도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를 지시면서 맨 마지막에 하신 말씀이 이 ‘테텔레스타’였다. 이 땅에 오셔서 우리를 새로운 인간 만드시는 데 당신의 목숨을 내어 던지시면서까지 올인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목회하다가 힘들고 어렵고 초라해 보일 때 이 말씀을 떠올리는 이유는, 이찬수 목사라는 사람은 겉보기에 어떨지 모르지만, 예수님이 올인하셔서 새 생명으로 만든 존재이기 때문이다. 저를 시시하게 보시면 안 된다. 여러분도 마찬가지”라며 “우리는 주님께서 십자가로 모든 걸 다 거신 존재이다. 이 사실 때문에, 목회하다가 힘들고 뭐가 잘 안 되고 막히면 요한복음 19장 30절, ‘다 이루었다’를 다시 읽는다”고 고백했다.

또 “오늘 우리 시대는 사는 게 다 힘들다고 한다. 청년은 청년이라서, 아버지는 아버지라서, 엄마는 엄마라서, 은퇴하신 어른들은 어른이라서, 목사는 목사라서, 장로는 장로로서 힘들다”며 “하지만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이런 소리 해선 안 된다. 살아야 하는 이유를 반드시 마음에 품고 살아야 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예수 믿는 우리 삶의 신비는 어제까지 실패하고 낙심하고 좌절하고 무기력하게 살았더라도, 오늘 예배 한 번 잘 드리면 다 치유되는 신비로운 삶이라는 것”이라며 “오늘 예배 한 번 잘 드리고, 남은 생애를 시시하게 살지 않기를 다짐하자. 우리 인생이 비록 라이트 형제처럼 아무것도 갖추지 못했더라도, 그 안에 불타오르는 열망을 품고 나아가 망설임 없이, 거침없이 달려가기를 원한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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