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의사 조력자살에 반대하는 기독교인 의료 전문가에게 보조 과정에 참여하거나 기록을 문서화하도록 강요한 법 시행을, 연방법원이 일시 중단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페르난도 안레로차 미국 지방법원 판사는 지난 2일 캘리포니아주 보건안전법 조항(Health & Safety Code)의 시행을 중단하라는 예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1만 9천 명의 회원을 보유한 미 기독의료및치과협회(Christian Medical & Dental Associations, CMDA)와 이 단체의 회원 레슬리 코크레인 박사는 어떤 형태의 조력 자살 참여에도 반대하는 의료 전문가에 대한 양심적 보호를 철폐시킨 캘리포니아주를 고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명한 안레로자 판사는 원고의 ‘종교적 차별 침해’ 주장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지만, ‘표현의 자유 침해’에 관해서는 동의했다.
안레로자 판사는 명령문에서 “해당 요구사항의 궁극적인 결과는, 조력자살에 대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문서 요구를 통해 참여를 거부하는 제공자들이 법에 가담하도록 강요받는다”고 판단했다.
판사의 명령에 따라 주정부는 의료 서비스 제공자가 원치 않는 조항을 따르도록 강제하거나, 의료 기록에 개인의 요청 날짜 및 의료 제공자가 이의를 제기한 내용을 문서화하도록 요구할 수 없다.
문제의 조항은 의사가 조력자살을 수행하지 않는 것은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정책상, 의사는 환자의 의료 기록에 환자가 사망 약물을 요청한 날짜를 기록한 뒤, 환자의 요청에 따라 첫 번째 구두 요청 기록은 두 번째 의사에게 이관하도록 돼 있다.
CMDA와 코크레인 박사는 이 조항이 “(의료 전문가들이) 조력자살을 논의하고 참고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참여하도록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 대리를 맡은 종교 자유 옹호 법률단체 ‘자유수호동맹(Alliance Defending Freedom, ADF)’은 6일 성명을 통해 법원의 금지 결정을 환영했다.
ADF 선임 고문인 케빈 테리어트는 성명에서 “의뢰인은 의료 행위에 대한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자신에게 맡겨진 모든 인간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포함된다”면서 “의사 조력 자살에 참여하는 것은 분명히 그들의 양심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했다.
또 “우리는 법원이 미국 대법원의 ‘니플라 대 베세라(NIFLA v. Becerra)’ 판결에 따라 수정헌법 1조가 종교를 가진 의료 전문가들에게까지 적용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미 대법원의 판결을 따른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2015년 제리 브라운 당시 캘리포니아주지사는 2016년 발효된 ‘수명 종료 선택법(End of Life Option Act)’에 서명했다. 이로써 캘리포니아는 주민들이 의사가 처방한 약물로 생을 마감할 수 있는 다섯 번째 주에 올랐다.
이어 지난해 10월, 캘리포니아는 의사 조력 자살에 반대하는 의료 전문가들의 양심 보호 수준을 낮추기로 한 상원 법안 380을 통과시켰다.
그러자 올해 2월, CMDA와 코크레인은 새 법안이 “의사가 어떤 식으로든 조력자살에 참여하는 것을 반대하더라도 해당 환자의 의료 기록을 문서화하도록 강제한다”며 캘리포니아주를 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