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 6] “특정인 위한 입법” vs “특정인 배려 필요”
예장 합동 제107회 총회 셋째날인 21일 오전 ‘동일 직책 3회 출마 가능’ 선거법 개정안이 상정됐으나, 격론 끝에 기존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선관위 선거규정 개정안 중 ‘동일 직책에는 2회만 입후보 가능하다(단 소급 적용하지 않는다)’는 조항 삭제 여부를 놓고 토론이 벌어졌다.
총대들의 발언은 반대가 주를 이뤘다. 한 총대는 “2회 제한은 여러 의미가 있다. 이를 폐지하면 선거가 과열된다”고 말했다.
다른 총대는 “절대 불가하다. 전혀 명분이 없다”며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법을 고치자는 것으로 이해된다.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법을 고친 적이 누차 있었지만, 지금까지 너무 많은 부작용이 따르고 교단을 혼돈과 무질서에 빠뜨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 총대는 “현재 임원이 지역별로 선출하고 있어 향후 어느 지역에서 어느 후보가 출마할 것이 대충 예측이 된다. 당사자들도 준비하고 각 지역에서도 준비하고 교인들은 시간마다 기도한다. 출마 횟수를 제한하지 않을 경우 모든 회로가 얽혀 교단 전체가 혼란에 빠질 것”이라며 “지금도 이런 분열과 갈등이 있는데, 3회 이상 출마가 허용될 경우 더 큰 분열과 혼란과 갈등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찬성 의견도 있었다. 한 총대는 “규정 삭제 시 어려움도 있을 수 있겠으나, 총대들의 기본권에 대한 사항”이라며 “3-4회 제한하지 않고 후보가 입후보할 수 있도록 하고, 나머지는 총대들이 투표로 판단할 영역으로 본다. 선관위가 고민하고 안건을 내놓은 것에 대해 존중하고 삭제에 찬성한다”고 했다.
그러나 선관위원장 출신 다른 총대가 “3번씩 나오게 되면 9년이 걸리고, 다른 출마자들의 기본권이 제한된다”고 반대했다.
찬반 토론이 이어지자, 권순웅 총회장은 선관위원장 소강석 목사의 개정안 상정 취지를 듣고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소강석 목사가 발언에 나섰다.
소강석 목사는 “이번에 선관위에서 얼마나 보편과 상식에 맞게, 그리고 균형감을 갖고 선거를 잘 운영했는지 아실 것”이라며 “사실대로 말씀드리겠다. 저도 그런 것을 우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미 총회장을 끝내고 초야에 묻혀 목회에 전념하고 있지만, 취지는 들어보시고 찬반을 결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소 목사는 “(지난해 총회에서) 모 목사님이 총회를 상대로 여러 사법적 절차를 진행하면서, 엄청난 소용돌이에 빠질 위험이 있었다. 만약 계속 진행됐다면 저희 총회는 제 입으로 더 말할 수 없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수 있었다”며 “총회에서 제게 중재를 요청했는데, 화해 과정에서 그 분에게서 말할 수 없는 억울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규정으로 영원히 한다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적어도 그분의 양보와 이해 덕분에 총회가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을 알아 달라”며 “법리도 입장도 중요하다. 그러나 적어도 총회를 사랑하는 총대라면 예의와 성의를 보여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개정안을 만들었다. 계속 간다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계속 반대하신다면 물러나겠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마지막으로 권순웅 총회장은 총대들의 의견을 물었고, 총대들은 ‘현행대로 유지’ 의견에 손을 들어줬다.
이 외에 선관위는 공직 출마자들이 ‘총회 은급재단 연/기금 가입을 해야 한다(등록일 이후 계속 연금을 납입하지 않을 시 차후 선출직에 출마할 수 없다)’는 규정 추가를 요청했고, 총대들은 이를 허락했다.
등록 시에만 연금을 납입하는 폐해를 막기 위해 규정을 구체적으로 다듬었다. 목사의 경우 등록일 기준으로 이전 총회연금 당해연도 치 3개월 납입과 교회기금 당해연도 치를 납입한 자에 한한다. 단 만 66세 이상은 총회연금 가입을 못하기에, 교회기금 당해연도 치를 납입해야 한다.
가입 대상이 아닌 장로들의 경우 소속교회 담임목사의 등록일 기준 이전 총회연금 당해연도 치 3개월 납입과 교회기금 당해연도 치 납입한 자만 가능하다.
이와 함께 장로부총회장의 입후보 자격이 목사부총회장과 같이 만 57세로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