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학서 졸업생 연설 검열… 경력 취소 시도까지”

뉴욕=김유진 기자     |  

국제자유수호연맹 법률고문, 학문적 자유 위협 비판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자치대학교(UABC)의 교정에는 LGBT를 상징하는 무지개기와 이와 동일한 색상의 대학 로고가 설치돼 있다.   ⓒ바하칼리포르니아자치대학교 웹사이트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자치대학교(UABC)의 교정에는 LGBT를 상징하는 무지개기와 이와 동일한 색상의 대학 로고가 설치돼 있다. ⓒ바하칼리포르니아자치대학교 웹사이트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전 세계의 고등교육기관에서 학문의 자유가 위협을 받은 최근 사례를 소개했다.

칼럼을 기고한 크리스티나 엘크렘(Kristina Hjelkrem)은 기독교 로펌 ‘국제자유수호연맹(ADF International)’ 라틴아메리카 지부의 법률 고문이다.

엘크렘은 칼럼에서 “학문의 자유가 전 세계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 전 세계 고등교육기관의 학생과 교수들은 그들의 말이 검열되거나 그 결과로 고통을 강요받고 있다”며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고유한 인권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느 때보다도 교실에서 침묵하며 제재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지난 6월 멕시코의 한 의과대학에서 졸업 연설을 한 크리스티안 코테즈 페레즈(Christian Cortez Pérez)가, 그의 발언을 문제 삼은 대학과 교수들에 의해 심리학 실습 면허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그는 “페레즈는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자치대학교의 의과심리학대학에서 우수한 학생이었다”며 “생명의 존엄성과 가족 보호에 대한 그의 열정적인 졸업식 연설 이후, 교수들은 그의 경력을 취소시키기 위한 운동을 시작했다”고 했다.

또 “특히 대학교수들이 모여 연설에 대한 불만을 정리한 성명서를 작성했다. 그들은 성명서를 대학에 전달했고, 페레즈의 학업 성취상 철회, 전문자격증 보류, 심리학 협회에 전국적인 통보를 요구했다”며 “대학은 페레즈를 상대로 공식 소송을 제기했으며, 대학에 입학한 이유인 그의 직업을 위협했다”고 했다.

페레즈는 졸업 연설 당시 “오늘날 우리는 늘 존엄성과 자유를 훼손하는 사상과 이념의 유행으로 인해, 사람, 인간, 인류를 재정의하려는 진정한 인류학적 투쟁 속에 깊이 빠져 있다”며 “여러분은 사랑해야 한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아무도 다른 사람의 유익을 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설에 대해 엘크렘은 “증오나 악의가 전혀 없이 그는 동료들에게 서로 연대하여 살도록 독려했다”며 “많은 이들이 공유하는 견해를 표현한 페레즈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직업적, 개인적 피해를 입게 됐다”고 호소했다.

이후 페레즈는 대학 측에 “공립대학은 모든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하며, 나뿐만 아니라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를 보호하는 데 관심 있는 모든 멕시코인을 위해 정의를 실현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그는 “내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한 가지 대답하겠다. 나도 당신의 표현의 자유를 확고히 존중한다”고 밝혔다.

엘크렘은 “학문적 검열은 전 세계의 문제이며, 크리스티안 페레즈는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모습을 보여준 용감한 예시”라며 “공립대학은 한 가지 유형의 사고를 위한 조립 라인이 아닌, 아이디어의 시장이 되어야 한다. 게다가 교수들이 학생에게 이런 식의 권력을 휘두르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록 머나먼 멕시코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이 사건의 결과는 전 세계에 반향을 일으킬 것이며, 학교뿐만 아니라 그 너머에서도 자신의 생각을 말할 권리에 대한 분명한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학문적 환경에서 자유로운 토론을 억압하는 것은 사회 전체에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이제 모든 근본적인 자유를 위협하는 위험한 검열 운동을 거부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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