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시작된 히잡 반대 시위… 배경과 의미, 기도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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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무슬림 여성에게 진정한 자유를!

시아파 종주국 이란, 보호 미명 아래 여성 인권 묵살
이란 여성들, 사회적 위치와 대우 부당성 인지 시작
2018년부터 반대운동, 이번 사건 여성 억압 완결편

▲이란 히잡 시위가 격화되는 양상을 보도한 중앙일보 보도 장면. ⓒ유튜브

▲이란 히잡 시위가 격화되는 양상을 보도한 중앙일보 보도 장면. ⓒ유튜브

이란 여성이 히잡을 허술하게 착용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 사망한 사건으로 반정부 시위가 이란 전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이슬람 전문가 소윤정 교수님(아신대)께서 이번 시위의 배경과 의미, 그리고 이슬람 여성의 현실에 대해 분석해 주셨습니다. -편집자 주

꾸란에서 여성은 유혹과 간음의 주체이다. Sura 24:31과 33:59에서 알 수 있듯이 여성은 남성을 유혹하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를 받고 있으며, 그 실천 방법 중 하나로 외출시 베일(히잡)을 써야 하고 발걸음 소리도 내어서는 안 된다.

“믿는 여성들에게 일러 가로되 그녀들의 시선을 낮추고 순결을 지키며 밖으로 나타내는 것 외에는 유혹하는 어떤 것도 보여서는 아니 되니라 그리고 가슴을 가리는 머리수건을 써서 남편과 그녀의 아버지 남편의 아버지 그녀의 아들 남편의 아들 그녀의 형제 그녀 형제의 아들 그녀 자매의 아들 여성 무슬림 그녀가 소유하고 있는 하녀 성욕을 갖지 못하는 하인 그리고 성에 대한 부끄러움을 알지 못하는 어린이 외에는 드러내지 않도록 하라 또한 여성이 발걸음 소리를 내어 유혹함을 보여서는 아니 되나니 믿는 사람들이여 모두 하나님께 회개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번성하리라(Quran 24:31)”.

이 구절에서 ‘시선을 낮추고’라는 것은 상대를 두리번거리면서 보아 허점을 보이지 말라는 것이다. 유혹하는 어떤 것도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것은 그들이 남성에게 성적 자극을 준다고 믿는 목, 가슴, 팔, 다리, 머리카락 등 어느 것도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여성은 이슬람 사회에서 이러한 규례를 지켜야 함으로 격리되어 왔다.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이러한 여성에 대한 격리제도는 각 이슬람 사회에서 여성의 사회진출에 큰 장벽이 되었고, 여성 문맹률이 높은 이유도 이러한 격리제도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슬람 이전의 여성천시 관행을 개선하고 여성을 보호할 목적으로 이러한 규례를 시작했다고 하지만, 결국 여성에 대한 인권 유린 제도가 된 것이다.

대부분의 아랍 국가들이 사막이나 더운 열대지방임을 감안할 때. 여성에게 히잡을 씌워 온몸과 얼굴을 가리게 하는 것은 참으로 고역이다. 뜨거운 사막 기후에서는 몸을 드러내는 짧은 의복보다 긴 옷으로 몸을 가리워 그늘을 만드는 것이 더 시원하기는 하지만, 바람 한 점 들어갈 곳 없도록 얼굴과 몸을 가리는 것은 분명한 남녀차별에서 비롯된 잘못된 관행이다.

지난 2022년 9월 13일 이란 테헤란에서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Mahsa Amini)는 히잡을 느슨하게 착용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구금된 뒤 의문사를 당했다. 이 이른바 ‘히잡 의문사’ 사건이 계기가 되어 이란 당국을 향한 시위가 이란 전역으로 확산되었고, 현재 이란을 넘어 전 세계로 번져나가고 있다.

시위에 참석한 사람들은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진을 불태우면서 독재 정권을 규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동의 중심언론 매체인 알자지라 방송에 의하면 이란에서 최소 41명이 숨졌으며 수백 명이 경찰에 체포되었고, 언론인과 시민인권 활동가들이 구금되었다고 한다. 또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 차량이 불길에 휩싸였고 경찰 본부도 불태워졌다.

이란에서는 ‘히잡 의문사’사건이 정권 퇴진 운동으로 확산되고, 파리와 런던에서도 시위대가 이란 대사관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폭력 시위가 벌어지고 있으며, LA와 밴쿠버, 그리고 호주 시드니 타운홀 등에서도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란 히잡 시위는 반정부 시위로까지 진행되고 있다. ⓒUN 캡처

▲이란 히잡 시위는 반정부 시위로까지 진행되고 있다. ⓒUN 캡처

무슬림 여성들 자아 정체성 혁명 일어나야 금기 깨져
남성과 동등한 하나님 피조물, 구원 대상임 깨닫는 날
이슬람 사회 변혁 확실한 담보 복음, 금기 깨는 시작

이번 시위가 말해주듯 모든 이슬람 사회가 여성에게 종교경찰을 대동하여 강제적으로 히잡 쓰기를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이란 정부가 근본주의 이슬람 성향으로 꾸란을 해석하고 적용하여, 여성에게 ‘유혹과 간음의 주체’라는 오명을 씌운 채 사회적으로 격리하고 인권을 탄압하고 있는 것이다.

이란은 시아파 종주국으로써 꾸란과 하디스에 근거한 원리주의적 해석을 앞세워, 그간 특히 여성 인권을 억압해 왔다. 가정에서 구타를 합법화하고 일부다처제와 임시결혼 제도 등 글로벌시대에 역행하는 반인권적 제도를 유지하고 옹호하고 있었다.

이러한 현상들은 이슬람 법 ‘샤리아’에 대한 무프티들의 법적 견해를 바탕으로 한다. ‘샤리아’ 상의 법적 견해를 ‘파트와’라고 한다. ‘파트와’는 현실 생활에서 부딪히는 다양한 상황 가운데 구체적인 문제들에 있어 결정이 필요할 때, 무프티와 같은 이슬람법 해석 전문가들에 의해 이슬람 신앙의 근간인 꾸란(경전)과 하디스(무함마드 언행록), 이즈마(합의), 끼야스(유추) 등 샤리아 법원(法源)에 의해 내리는 판단을 말한다.

그러므로 파트와는 질문에 대한 답변 형식이다. 유사한 안건임에도 불구하고 각 국가와 지역마다 무프티들의 견해가 다를 수도 있다. 지난 9월 14일 발표된 ‘파트와’에 의하면, 이슬람 학자들은 여성들이 얼굴과 손을 가리고 여성의 아름다움이 드러나지 않도록 몸매가 드러나기 않도록 히잡을 써야 한다고 했다.

온몸과 얼굴을 전부 가리는 부르카(burka)나 눈만 노출시키는 니캅(niqab), 얼굴만 드러내는 아바야(abaya), 그리고 최소한 머리카락을 가리는 히잡(hijab) 등 다양한 베일들이 무슬림 여성들의 의무로 규정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번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는 히잡을 쓰지 않아서도 아니고, 느슨하게 써서 머리카락을 완전하게 가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교경찰에 구금당하고 구타당하고 의문사를 당한 것이다. 이는 전적으로 이란 정부의 이슬람 성향과 연관된 사건이라 볼 수 있다.

시아파 종주국으로서 이란은 여성을 이슬람 법으로 압박하고 사회적으로 격리하는 등 여성을 보호한다는 미명 하에 여성 인권을 묵살해 오고 있었다. 최근 사회적으로 폐쇄적이었던 이란 사회가 급변하고 있는 것은 인터넷의 발달과 글로벌 시대의 영향으로 이란 여성들이 자신들의 사회적 위치와 대우가 부당하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란의 히잡 착용 반대운동은 앞선 2018년부터 보고되고 있다. 개방화의 문을 통해 여성들에게 운전면허를 주고 영화관 출입을 허용한 사우디아라비아 정권과 대비되는 이란 정권의 폐쇄성은, 이란 여성들로 하여금 히잡 착용 반대시위를 하도록 만들었다. 2018년 3월 이란 여성이 히잡을 장대에 매달아 흔들면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2018년 2월 초에는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히잡 의무 착용을 규정한 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던 여성들 중 29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이번 히잡 의문사 사건은 2018년 이후 5년 동안 일어난 여성 억압에 대한 완결편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이란 여성과 더불어 이란 남성들도 독재적인 정권에 항거하여 거리고 나서고 있으며, 전 세계가 시위에 동참하면서 무슬림 여성들의 인권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이란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 의문사에 항의하는 시위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되고 있다. ⓒUN 캡처

▲이란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 의문사에 항의하는 시위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되고 있다. ⓒUN 캡처

반면 프랑스와 불가리아 같은 유럽 국가들은 공공장소에서 부르카를 쓰는 것에 대한 금지 법안이 통과됐다. 여성에게 히잡을 씌우는 것은 여성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무슬림 여성의 히잡을 벗기고 있다.

이에 반해 이슬람 국가에서 거주하는 무슬림 여성들 중 상당수는 ‘히잡을 쓸 자유가 있다’고 하면서, 히잡을 벗기는 것은 자유 침해이고 히잡을 쓰는 것이 여성의 자유라고 이야기한다.

사실 평생 히잡을 쓰고 부르카를 쓰면서 자신만의 세계 속에 몸을 숨겨왔던 무슬림 여성들은 부르카 속 세상이 더 자유롭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최소한 부르카 속에 무슨 옷을 입었는지, 히잡 속에 무슨 색으로 머리카락을 염색했는지, 니캅과 부르카 속에 감추어진 자신이 외부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웠을 것이다.

그러나 그 자유는 극히 국한된 자유에 불과하다. 지구촌 시대 인터넷 매체와 다양한 정보와 교육에 노출되고 있는 무슬림 여성들은 진정한 자유를 갈망하고 있다. 그러나 그 길은 아직 멀고도 험해 보인다.

무슬림 여성들 스스로 자아 정체성 혁명이 일어나지 않는 한, 이슬람이 규정하고 있는 여성의 금기는 결코 쉽게 깨어질 수 없다. 이란 여성들이 남성과 동등한 하나님의 피조물이요, 구원받아야 할 대상으로서의 죄인이요, 하나님이 피값으로 사랑하신 하나님의 자녀임을 깨닫는 그날이야말로, 진정한 금기가 깨지는 날이다.

이슬람 사회의 변혁과 내일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이미 확실한 대가를 지불하신 하나님의 복음은 확실한 담보이다.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무슬림 여성들의 금기를 깨는 시작이 될 것이다.

소윤정 박사
아신대 선교대학원 아랍지역학 교수
<복음과 선교>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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