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준비가 아니라, 말씀 묵상을 해야 합니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제7회 말씀묵상 컨퍼런스 개최하는 이동복 목사

아파트 개척 시작, 코로나 속 성도 100여 명까지
간판, 전도, 그리고 새벽기도 없이 말씀묵상으로
말씀묵상 초점, 내 모습 정직하게 들여다보는 것

▲직접 발간하는 <아침밥 묵상>을 보여주고 있는 이동복 목사. ⓒ이대웅 기자

▲직접 발간하는 <아침밥 묵상>을 보여주고 있는 이동복 목사. ⓒ이대웅 기자

청라 좋은밭교회(담임 이동복 목사) 주최 2022 제7회 말씀묵상 컨퍼런스가 오는 10월 11일 경기 광주 광림수도원에서 개최된다.

오전 10시 30분부터 하루종일 진행되는 컨퍼런스에서는 이동복 목사가 ‘말씀묵상 훈련’을 세 차례 진행하며, 실제 교회에서 말씀묵상을 진행할 수 있도록 워크샵까지 실시할 예정이다.

부산 수영로교회 등에서 부교역자 사역을 하다 8년 전 인천 청라 아파트 자택에서 개척을 시작한 이 목사는 매일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이어진 ‘말씀묵상’을 통해 삶의 변화를 경험했다. 이를 성도들에게 전하면서 성도들 역시 삶이 변화하며 부흥을 경험하고 있다.

지금은 아파트에서 벗어나 3층 건물에 성도 100여 명과 예배드리고 있으며, 코로나19 속에서도 성도들의 열정이 식지 않고 예배 참석이 이어졌다고 한다. 전국에서 성도들이 몰리고, 교회 출석을 위해 인근 지역으로 멀리 부산에서 이사를 오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현 예배당도 부족해져, 인근에서 새 처소를 알아보고 있다.

이 목사의 스토리는 《103동 204호 아파트 교회: 도시 목회의 대안, 아파트 교회 개척 이야기》라는 저서를 통해 알려지고 있다. 교회 측은 △말씀의 지혜를 묵상하고 싶은 분들 △죄가 잘 안 끊어지는 분들 △참된 예배자가 되고 싶은 분들 △목회가 바닥을 찍은 분들 △인생도 바닥을 찍은 분들 △말씀이 실재가 안 되고 있으신 분들 △진짜 하나님을 경외하고 싶으신 분 등 목회자·사모와 평신도 모두 참석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동복 목사는 다음 세대 부흥 사역과 부산 수영로교회 부교역자, 코스타 강사 등 20여 년간 다양하게 활동했으나, 개척과 ‘아파트 교회’에서의 말씀묵상을 통해 큰 은혜와 변화를 체험하고, 예수님의 참 제자가 아니었던 과거 자신의 경력을 지우고 완전히 새롭게 시작하는 ‘신참 목사’라고 고백하고 있다.

말씀묵상 컨퍼런스 외에 말씀 본문만 적혀있는 격월 큐티지 <아침밥 묵상>으로 성도들과 은혜를 나누고, 그 해설 내용을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게시하고 있다. 이 외에 십자가 캠프, 목회자·평신도 파워하우스 등에서 말씀묵상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은 컨퍼런스를 앞두고 좋은밭교회에서 만난 이동복 목사와의 일문일답.

-말씀묵상 사역을 시작한 계기는.

“아파트에서 개척한 뒤, 묵상을 시작했다. 제 인생이 거의 무너졌었고,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묵상을 시작했다. 묵상을 하면서 깨달음이 시작됐고. 그리고 내 죄가 보이기 시작했다. 1년에 두 번 정도는 통곡할 정도로 꾸준히 말씀을 묵상했다.

말씀묵상의 초점은 내 모습을 정직하게 들여다 보는 것이었다. 가릴 수도 피할 수도 외면할 수도 있겠지만, 말씀 앞에서 그렇게 할 수가 없더라. 그대로 순종하고 그때부터 죄를 끊어내기 시작했다. 컨퍼런스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말씀을 경외하는 것이 지혜라고 말씀하셨는데, 혼자 그걸 시작한 것이다. 그게 하나님 마음에 맞으셨던 것 같다. 말씀묵상을 통해 거룩과 능력이 생기는 것을 느꼈다. 물론 하나님의 계획하심이 있으셨을 것이다. 그래서 받은 은혜를 밖에서도 나누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말씀의 씨를 뿌리면서 자연스럽게 전도가 됐다. 씨를 뿌렸더니, 기쁨으로 단을 거두게 됐다.

아파트 교회에서 나 자신을 고치고 말씀을 나눴을 뿐인데, 말씀에 목마르고 배고프고 갈급한 사람들이 도처에서 찾아왔다. 지금은 갈급한 사람들이 너무 많은 시대다. 정상적 건물도 없는 교회 하나 보고 팔도에서 여기까지 이사를 오시더라.”

▲지난 2019년 컨퍼런스 모습.

▲지난 2019년 컨퍼런스 모습.

-그렇게 오랜 기간 말씀묵상을 하셨는데, 한 번의 컨퍼런스로 배울 수 있을까.

“그래서 실제 워크샵까지 이어진다. 묵상에서 포인트가 있는데, 이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말씀묵상은 기존 교회들도 다 잘 하고 계신다. 굿(Good)이다. 그러나 더 좋은(Better, Best) 곳도 있지 않을까.

요즘 현실이 너무 어렵고 힘들다. 몇십 년 동안 한국교회가 건실하게 해온 것들이 코로나19 하나로 다 무너졌다. 교회들이 얼마나 정성 들여 성도들을 모았나. 그런데 코로나19라는 고난이 닥쳤을 때 그들에게 얼마나 근력이 있는가 봤더니, 다 그냥 떠나버렸다.

그렇다면 ‘이게 뭐지?’ 하는 질문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동안 우리가 집을 건강하고 튼튼하게 잘 지어왔는지 반추해 볼 때다. 우리는 말씀이 곧 예수 그리스도이시고, 말씀에 능력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말씀이시고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 자체이신 예수님을 믿으면서, 그 가운데 승리하면서 견고하게 살고 있는가? 하지만 주변을 보면 성경 지식은 많지만, 말씀의 힘과 능력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람과 돈이 많고 건물 크게 지은 것이 힘일까? 그렇지 않다. 교회 지도자와 성도가 얼마나 사랑으로 끈끈하게 하나가 돼 있고, 성도들이 서로 얼마나 사랑하며, 그래서 고난이 닥쳤을 때도 와해되지 않고 잘 버티는 것 아닐까. 그 진짜 능력은 우리 안의 거룩에서 나온다. 그런 것들이 보여지고, 목회자들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의 권세와 능력들이 나타나야 한다. 물론 표적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아파트 교회 시절이 궁금하다.

저희 아파트 교회에는 세 가지가 없었다. 간판, 전도, 그리고 새벽기도였다. 그런데 지도자 한 명이 말씀으로 무장돼 자신을 거룩하게 바꿨더니, 교회가 부흥됐다.

인간적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책에 ‘헬라식 전도’와 ‘유대식 전도’라고 썼는데, 바울은 그 두 가지 다 거부하지 않았나. 헬라인은 지식을 구하고 유대인은 표적을 구하나, 우리는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 그리스도만 전한다고 하셨다.

‘헬라식 전도’는 도서관부터 영어 강습, 사회복지 등 세상적인 것으로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것을 말한다. ‘유대식 전도’는 기적을 보여달라, 병을 고쳐달라 같은 방법이다. 둘 다 아니다. 우리는 성도들에게 진리의 말씀을 먹여야 한다. 진리만이 생명이고, 죄를 끊게 한다. 말씀과 함께 죄를 끊고 예수님을 닮아가라는 것이 하나님 마음이다.

저희 교회는 코로나 때 가장 많이 부흥했다. 다음 세대들이 학교를 안 가면서 말씀묵상 시간이 늘었고, 눈에 띄게 믿음이 생겼다. 코로나라는 옴짝달싹할 수 없는 분명한 위기에서 이런 역사들이 일어났다면, 와서 들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컨퍼런스에서는 그런 묵상을 나눌 것이다. 지식의 묵상과 지혜의 묵상이 있다. 성경을 지식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성경은 ‘경외’할 대상이지 궁금한 걸 알려주는 ‘지식’용이 아니다. 그런데 자꾸 이쪽으로 가니까 순종과 거룩이 따라올 수 없는 것이다.”

▲이동복 목사가 직접 묵상한 내용. ⓒ이대웅 기자

▲이동복 목사가 직접 묵상한 내용. ⓒ이대웅 기자

-말씀묵상은 대부분의 교회와 성도들이 이미 하고 있는데.

“실제로 뭐가 다르냐고 물으신다. 그런데 대부분 교회들에서 묵상은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들어가 있다. 큐티는 교회 프로그램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말씀이 전부 아닌가? 말씀이 생명이라고 이야기하면서, 뼛속까지 말씀으로 들어차 있는가? 어떤 대형교회 목사님께서 ‘아무리 바쁘더라도 10분은 묵상하라’고 하시더라. 그렇게 중요한데, 하루 10분만 하면 되겠는가?

오해도 많이 받는다. ‘왜 너만 말씀이냐? 우리도 다 하고 있다’고 하신다. 말씀이 곧 예수님이고, 우리는 예수교다. 그런데 우리는 예수 믿는 일 대신 다른 일들에 매진하고 있다. 성도들이 정작 말씀을 묵상하지 못하고 있다.

부교역자들도 교회 일이 바빠서 묵상을 못한다고 한다. 목회자가 묵상하는 것은 밥을 짓는 일과 같다. 밥을 해야 먹일 텐데, 묵상을 안 하고 사역만 한다면 성도들에게 무엇을 먹일 수 있을까?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이다.

설교 준비가 아니라, 묵상을 해야 한다. 제자훈련와 파워하우스 등에서 목회자들도 가르치고 있다. 각 교단 목사님들이 다 와 계신다. 다섯 번 정도 함께하면 다 이실직고하신다. 그동안 말씀을 사랑하지 않고, ‘설교 준비’만 했다고. 이후 이 분들이 말씀을 사랑해서 매일 묵상하는 분들로 바뀌고 있다.

‘말씀도 중요하지만, 책도 읽어야 해’라고 하신다. 말씀이 전부다. 세상 모든 책을 다 합친 것과 성경 한 권을 양쪽 추에 달아보면 어디로 기울까? 전 세계 역사의 모든 책을 다 올려놔도, 성경으로 기울어지게 돼 있다. 비교가 안 된다.

잠언 말씀처럼 말씀을 눈동자처럼 지키고 목에 매고 그렇게 사랑해 보라. 말씀의 지혜가 생명나무이다. 그 안에 장수와 부귀부터 평안과 건강, 재물과 안전, 재앙에서 지키심 등 모든 것이 다 들어있다. 하지만 지식적인 성경공부나 말씀 읽기로는 순종할 수 없다.

요한복음 1장 1절에서는 ‘말씀이 곧 하나님’이라고 하셨다. 제가 믿는 예수교의 신이 누군지도 몰랐던 것이다. 너무 부끄러웠다. 여기서 제 마음밭에 지진이 났고, 말씀 앞에 무릎 꿇어야 하는 존재임을 알게 됐다. 그래서 지금까지 8년 동안 계속 무릎을 꿇고 있고, 저 자신을 예수님처럼 바꿔 나가고 있다. 컨퍼런스에서는 이렇게 제가 깨졌던 부분들도 알려드리고자 한다.

교회든 목회든 인생이든 바닥을 쳤어도, 충분히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지도자가 말씀을 묵상하는 것이다. 그것이 개척의 출발이어야 한다. 말씀을 경외하고 싶은 분들, 참된 예배자가 되고 싶으신 분들이 오시면 좋겠다. 평신도들도 가능하다. 사모님이 안 따라주시면 힘들기에, 부부가 같이 와서 도전받으시면 좋겠다.”

컨퍼런스 등록비는 식사와 교재비 포함 3만 5천 원이다(문의: 010-9963-9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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