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레 선교칼럼 40] 선교적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날 향한 하나님의 꿈이자 나의 꿈 이루기 위해
매일 생각하고, 꿈꾸고, 믿음으로 도전하는 삶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되기를 원하신다
‘선교적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나를 향한 하나님의 꿈, 곧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매일 생각하고 꿈꾸고 믿음으로 도전하는 삶입니다. 이로써 하나님은 내가(Being),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되기(Becoming)를 원하십니다.
필자는 1992년 사랑의교회 파송으로 하나님의 꿈을 이루려고 중동 T국에 가서 선교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처음 2년 동안 친구들을 사귀면서 언어와 문화와 역사를 배웠고, 그 다음 2년 동안에는 영국으로 가서 런던 터닝포인트에서 이슬람을 향한 기독교 변증을 배웠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슬람을 향한 세계적인 기독교 복음 전도자인 제이 스미스를 만나 기독교 변증의 이론적인 면을, 그리고 하이드 파크 스피커스 코너에서는 기독교 변증의 실제적인 면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중동 T국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선교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필자의 주 사역은 성경통신과정(BCC)으로 중부지역 12개 도시 리더를 맡는 것이었습니다. 전국 신문에 ‘원하시는 분에게 성경을 무료로 보내드립니다’라는 광고를 내보내는 것입니다. 그러면 한 달에 많게는 300여 명, 적게는 30-40명이 신청하곤 했습니다.
처음에는 신청자에게 성경을 무료로 보내드리고, 두 번째는 그 분들이 성경을 읽고 궁금한 질문을 보내오면 답을 써서 보내드리는 것이었습니다. 무슬림들로부터 주로 받은 질문 몇 개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예수는 십자가에서 죽지 않았습니다. 예수가 십자가에 달려 있을 때 알라께서 예수와 비슷한 사람으로 바꾸셔서 그 사람이 죽고 예수는 하늘로 올리워갔습니다. 그런데 왜 무슨 근거로 예수가 죽었다고 하시나요?
2. 예수는 선지자입니다. 예수가 자신이 하나님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까? “나는 하나님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나요? 없는데 왜 기독교인들은 무슨 근거로 예수를 하나님이라고 믿나요?
3. 하나님은 한 분이라고 하면서, 또 하나님은 성부, 성자, 성령 셋이라고 말하시나요? 어떻게 셋이 하나가 되고 또 하나가 셋이 될 수 있나요?
4. 신이신 하나님이 어떻게 사람(마리아)와 결혼해서 아들을 낳을 수 있지요? 이것은 신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으세요?
5. 쿠란은 성경이 변질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변질된 성경책을 믿을 수 있나요?
6. 미국은 기독교 국가입니다. 미국이 타락하고 있다는 것은 기독교가 타락하고 있다는 것인데 어떻게 타락하고 있는 기독교를 이슬람 국가에 와서 전할 수 있나요?
7. 저는 기독교인이 되기로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예수를 믿는 기독교인이 될 수 있나요?
8. 저는 무슬림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러면 주민등록증 종교란에도 ‘종교: 기독교’라고 등록해야 하나요? 만일 그렇게 하면 국가 공무원 시험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고 가족이나 친구 사이에서도 어려움을 당할 텐데, 어떻게 해야 하지요?
이와 같은 질문을 읽고 답하다 보면 기독교에 대한 오해가 참 많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이슬람 국가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이 참 힘들고 어렵겠다는 아픔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질문에 답을 한 해, 두 해 하다보니 공통된 질문에 공통된 대답이 대략 90개 정도로 정리됐습니다. 그래서 일일이 편지로 답장을 하기보다, 공통된 질문에 공통된 답은 모아서 책으로 출판해 전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책을 쓰기로 했습니다.
몇 개월 작업을 하다가 T국 현지어로 기독교 서적을 쓴다는 것이 너무 힘들어, 기도모임에서 좋은 책이 나오도록 기도 부탁을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근무한 사무실에 종교경찰이 찾아왔습니다.
사무실에 들어오자마자 제 책상 앞 의자에 앉더니 다짜고짜 하는 말이 “장 선생, 기독교 전도 책을 쓰고 있다고요? 당신 말이야 어떤 사람인지 이미 우리는 다 알고 있어. 어떻게 할거야? 책을 계속 쓰겠다고 하면 지금 추방을 당할 것이고 안스고 입을 다물겠다면 계속 편안하게 살 수 있어. 어떻게 할꺼야? ”
“한 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다음에 만났을 때 답을 드리겠습니다”. 종교경찰은 내게 큰 고민을 남겨두고 떠났습니다. 그런데 주일날 개척한 교회에도 나타나서 협박을 했습니다, 예배 시간에 제가 설교를 하려니까 갑자기 “잠깐만요. 장 선생님, 당신의 설교를 녹음해야 하니 기다려 주세요. (빨간 버튼을 꾹 누르더니) 이제 시작하셔도 됩니다.”
“왜 녹음하시려는 거지요?”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녹음해 놨다가 잘 못하면 쫓아 내려고요.”
갑자기 예배 분위기가 썰렁해졌습니다. 저도 녹음당하는 상황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난감했습니다. “주여, 어찌 하오리까?” 그 순간 이슬람이나 정부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 복음만을 설교하면 아무 일 없겠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평안하고 담대하게 말슴을 전했습니다.
그런데 한두 주가 아니라 계속 찾아와 녹음을 하며 협박하는 것이었습니다. “장 선생님, 언제 답을 주시겠습니까? 입 다물고 편안하게 살든지, 아니면 나가시든지?”
경찰의 협박은 날로 더 심해져 갔습니다.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정말로 저는 결정을 해야 했습니다. “주님,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입다물고 편안하게 살아야 하나요? 아니면 이미 제 신분은 밝혀졌고 언젠가는 추방당할 텐데, 차라리 빨리 책을 써서 출판하고 스스로 나갈까요?”
그러자 주님의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내가 네게 맡긴 사명이 무엇이었지? 너, 왜 이 나라에 와서 고생하며 살고 있니?”
“저요? 복음전하려고요.”
순간 저는 마음이 정리되었습니다. ‘그래, 책을 빨리 쓰고 스스로 나가자’. 이 결정 후로 하루에 2-3시간 자면서 ‘다시는 기회가 없다. 오늘이 나의 마지막 복음전도의 날이다’라는 각오로 원고를 써내려갔습니다. 1차 수정, 2차 수정, 3차 수정을 하면서 3주 안에 원고를 마쳤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출판 문제였습니다. 이슬람 국가이다 보니 비매품으로 출간해 내부적으로 그리스도인들만 읽게 할 것인지, 아니면 정식으로 정부의 출판 허락을 받아서 모든 사람들이 다 읽을 수 있게 할 것인지를 놓고 잠시 기도했습니다. 기도 응답은 후자였습니다. 삶의 목적에 맞게 행동하기로 했습니다.
책 제목은 《90 질문의 영생》이었습니다. 출판을 위해 여기저기 알아보고 출판사 하나를 선정해서 출판을 의뢰했고, 문화부에 정식으로 출판을 신청했습니다. 며칠 후 문화부로부터 출판 허락이 나왔습니다. 할렐루야! 정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출판된 책은 서점으로 유통되기도 했고 성경통신 과정에서 비매품으로도 무슬림들에게 전달되기도 했으며, 새가족반 리더용으로도 사용되었습니다.
가장 많이 당황한 사람은 종교경찰이었습니다. 나를 보더니 “아니, 언제 출판했습니까? 어떻게 출판이 되었지? 그럼 이제 언제 나가실 것인가요?”
“3, 4주 안에 나가야지요.”
종교경찰은 제가 정말 나가는지 안 나가는지 끝까지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마지막 예배시간이 끝나고 차를 마시는 시간에, 종교경찰에게 가서 물어보았습니다.
“선생님, 제 설교를 녹음한 다음 어떻게 하십니까?”
“장 선생이 무슨 설교를 했는지 컴퓨터로 다 녹취해서 위에 보고합니다.”
“정말로요! 그럼 우리 교회 참석자 중 성경공부를 제일로 많이 하셨겠습니다!”
“아마 제가 제일 많이 했을 것입니다.”
“그럼 혹시 예수님을 믿게 되지는 않으셨나요?”
“하하하, 대답하기 힘들군요. 제가 공무 수행 중입니다.”
“저는 이번 주에 나갑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충돌 없이 나가신다니 다행입니다. 편안하게 해 주어서 감사합니다”
“저도 감사합니다”.
경찰관과 평안하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길을 인도해 주신 하나님이 너무나 고마웠고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귀국할 때 책에 대한 판권을 현지에서 어렵게 섬기시는 선교회에 넘겼고, 돌아온 후에도 출판이 어렵다고 하면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대로 후원을 보내곤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몇 년 후 선교지로부터 지금까지 무슬림들에게 전해진 책이 총 7천 권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할렐루야~! 정말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언제나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한 가지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 때 종교경찰에게 받았던 심한 스트레스와 책을 빨리 써야 한다는 심한 중압감 떼문에 약했던 눈의 시력이 더 나빠졌고, 귀국한 후에도 선교사 훈련을 위해 3권의 책을 썼더니 눈이 더 나빠져 망막변성이라는 희귀성 질환으로 1급 시각장애인이 된 것입니다.
이렇게까지 나빠질 줄은 몰랐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왜 이 일이 내게 일어났는지? 미래에 대한 불안과 좌절과 절망으로 살 소망은 끊어지고 죽은 자처럼 되었습니다. 숨 쉬고 있으나 살아있지는 않고 움직이고는 있으나 생기는 없었습니다. 그저 우울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사망의 골짜기에 앉아 있는 필자에게 주님이 찾아 오셨습니다. 그리고는 필자의 기도 소리에 응답하시길 “꿈을 가지라. 꿈은 이루어진다.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데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어지리라.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세상 끝날까지 항상 함께 하리라(요 15:7, 마 28:29)”
“네? 그래도 꿈은 이루어진다고요!”
갑자기 새 힘이 생겼습니다. 주님의 말씀은 필자의 심령에 울림이 되고 생기가 되더니, 심령에서부터 온 몸의 손끝과 발끝까지 퍼져나가 새 힘이 돋기 시작했습니다. 정말로 말씀은 필자를 살리고 운동력 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러자 문득 옥한흠 목사님께서 전에 해주신 설교말씀이 생각났습니다. “군인이 전쟁터에 나가 싸우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몸이 다칠 수도 있고, 쓰러져서 부상당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군인이 전쟁터에 나가 싸우다 다쳤다고, 나라를 버릴 수 있어요? 쓰러졌다고 다시는 전쟁터에 안나가겠다면, 그게 군인의 자세 맞아요?
아니요, 우린 그럴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구하시려고 채찍도 맞으셨고 무거운 십자가도 짊어지고 갈보리 언덕으로 올라 가셨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심으로 자기를 버리시고 나를 구원하셨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얼마나 아프셨을까? 얼마나 힘드셨을까? 그럴지라도 끝까지 사명을 다 이루신 예수님이 생각났습니다. 그 순간 저는 시각장애를 핑계로 절망에 빠져 있는 것이 죄송스러웠고, 무기력에 빠져 있는 저 자신이 미웠습니다.
필자는 예수님께 죄를 고백하며 회개했습니다. 그러자 새롭게 꿈꾸는 그리스도의 군사로 무장된 듯 했습니다. 제 안에 있는 모든 허물(열등감, 무기력, 우울증 등) 대신 하나님의 자녀라는 새로운 자존감이 생겼고(요1:12, 벧전 2:9), 절망과 저주와 장애와 가난 대신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과 부요함과 건강함과 영원한 천국이 주어졌다는 새로운 자신감과 새로운 자아상이 생겼습니다(엡 2:10, 딤후 3:16, 갈 3:13, 벧전 2:24).
“그래, 난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해 보자”라는 믿음과 용기가 솟아났습니다.
장찬익 선교사
아일레 선교회 대표
광주중앙교회 협동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