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 호 특집] 세대별 한국교회 진단: 청소년
크리스천투데이는 지령 1,000호를 맞아 한국교회 세대별 진단을 시도한 가운데, 저출산과 세속화 등으로 갈수록 전도가 어려워지는 청소년 복음화에 대한 대안을 청소년들이 가장 오래 머무르는 ‘학교’에서 찾은 ‘학원복음화 인큐베이팅’ 운동을 탐방했다. -편집자 주
백석 총회 신설 결의한 ‘학원복음화 선교사’ 제도란
학교 안에서 효과적 복음 전하는 맞춤형 선교 전략
청소년들, 믿지 않는 친구들 초대해 예수 사랑 전달
교회학교 사라진 지방과 연계한 ‘웨이크업 운동’도
예장 백석 교단은 이번 제45회 총회에서 ‘학원복음화 선교사’ 제도를 신설했다. 이는 ‘학원복음화 인큐베이팅’ 사역을 교단 차원에서 뒷받침하고, 600만 명에 이르는 학교 내 중·고교 학생들에게 선교사를 파송해 신앙 동아리를 조직하고 지역 교회들과 연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중·고등학교 청소년들이 가정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오래 머무는 곳은 다름 아닌 ‘학교’이다. ‘의무교육’의 현장인 학교에서 신앙을 접하고 기를 수 있다면, 그들이 학교에서 평생 필요한 지식과 교양을 배우듯 ‘평생 신앙’의 기초도 튼튼하게 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많은 청소년 선교단체와 사역자들이 ‘학교’ 사역을 주목하고 꿈꿔왔다.
‘학원복음화 인큐베이팅’ 사역은 무엇보다 믿지 않는 청소년들에게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하는 다음 세대 맞춤 선교 전략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학원복음화 인큐베이팅’ 운동을 이끄는 대표 최새롬 목사는 지난 2009년 백석대 신학대학원에 재학하면서 부천 한 교회 청소년부를 섬기던 중, 갑작스럽게 학교 사역 현장에 초대받았다고 한다. 고교 음악 교사인 한 집사가 “전도사님, 오늘 기도 가운데 성령님께서 학교에서 예배모임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주셨어요. 전도사님이 오셔서 예배 인도해 주세요”라고 말한 것이 시작이었다.
최 목사는 첫 사역 때만 해도, 이 학교가 특별한 곳이어서 가능한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 교사 집사님이 다른 학교로 가셔서도 학교 모임을 하자고 연락을 주셔서, 다른 학교도 가능함을 깨달았습니다. 이후 학교 모임을 세우기 위해 기독 교사들을 열심히 찾아다니며 소통과 협력을 이어갔고, 세 학교에 기독교 동아리가 세워졌습니다.”
이후 그는 2016년 분당 할렐루야교회 중등부 전임 목사로 부임했다. 부서 내 학교 교사에게 사역 비전을 공유해 모임을 시작했다. 첫 모임에는 3명이 참석했지만, 8주 만에 100여 명이 모이게 됐다. 2017년에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자발적 모임을 세워갔다.
이렇게 학교마다 모임을 세운 결과, 2018년 20개 학교에 모임이 생겨났고, 2019년부터는 학원복음화 비전과 전략을 지역 교회들에 본격적으로 공유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80여 곳의 학교에 기도 및 예배 모임이 개설됐다.
최새롬 목사는 학교 모임이 늘면서 교회와 논의 후 전임 사역을 내려놓고, 자비량 ‘학원복음화 협력 선교사’로서 전국 중·고교를 다니며 2,500여 명의 학생들과 함께 예배드리고 있다. 중요한 점은, 이들 중 80%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이라는 것이다.
최 목사는 “학교 사역은 교회학교를 선교적 생태계로 만들 수 있는, 교회학교 사역에 최적화된 사역”이라며 “청소년들이 학교 모임을 통해 믿지 않는 청소년들을 초대해 관계를 형성하고, 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복음을 전할 수 있는 놀라운 현장”이라고 밝혔다.
최 목사는 “하나님께서 주신 비전은 각 지역 교회에 학원복음화 비전과 전략을 공유, 교회들과 함께 1만 1천 중·고교에 예배를 세우는 ‘학원복음화 인큐베이팅 운동’이었다”며 “교회가 아닌 다른 길을 생각해본 적 없어 두렵기도 했고, ‘학원복음화 선교사’ 제도 자체가 생소해 공신력을 갖추고 ‘자비량 선교사’로서 후원 구조도 만들어야 했다”고 전했다.
이후 6개월 동안 아무 교회와도 연결되지 못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두드린 결과 2018년 12월 31일 한밭제일교회와 처음으로 함께 사역하기 시작했다. 이후 여러 교회들과의 동역이 이어졌다.
한창 사역에 불이 붙기 시작할 때, 코로나가 찾아왔다.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않았고, 최 목사도 학교 출입에 제한이 생기는 등 위기가 찾아왔다. 그러나 팬데믹은 대신 기독 교사들의 사명을 깨웠다. 그때부터는 교사들을 통해 학교 모임이 세워지기 시작했다. 청소년들도 자발적으로 모임을 갖기 시작, 다양한 학교 모임이 세워졌다.
코로나 장기화로 학생들의 심리상담 및 관계성 회복 수요가 생기면서, 또 다른 기회도 생겼다. 청소년상담사 2급과 임상심리사 자격증을 보유한 최 목사의 사모가 ‘해피투게더’라는 커리큘럼을 개발, 자유학기 수업을 통해 학교 안에서 학생들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학교에서 전도한 청소년들을 각 지역 교회로 인도하는 것이 이 사역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역명이 ‘학원복음화 인큐베이팅’이다.
최새롬 목사는 “한국교회는 인구감소와 저출산 등 다양한 이유로 교회학교가 감소하고 교회학교 생태계마저 붕괴되는 현실에 처해 있다”며 “학원복음화 인큐베이팅은 지역교회와 학교, 가정을 각각 쌍방향으로 연결시켜 선교적 교회학교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①지역교회와 비전·전략 공유로 공감대 형성 ②교회는 예산 편성 및 조직 구성 등 학교 사역 지속에 조력 ③교회 내 중·고교별 학부모 기도회를 조직해 청소년들이 기도할 영적 환경 조성 ④청소년부 예배 및 수련회 등에서 학원복음화 비전과 전략 공유 ⑤기독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학교 기도모임 개설 ⑥학교 기도모임 연합예배를 개최해 교회 안 다니는 청소년들의 교회 정착 돕기 ⑦ 아직 기도모임이 안 세워진 학교 학생들이 영적 도전을 받도록 정기 연합예배 진행 등의 로드맵을 갖고 있다.
‘학원복음화 인큐베이팅’을 통해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최새롬 목사는 ‘웨이크업 운동(wake up movement)’을 새롭게 시작했다. 이는 수도권에 비해 훨씬 급격하게 붕괴되고 있는 지방 교회학교 생태계를 살리기 위한 것이다.
일례로 강원 양양군은 청소년 전체 인구가 900여 명에 불과하고, 교회 출석자는 70명도 안 되는 실정이다. 그러니 교회학교의 90%가 사라질 수밖에 없다. 강원 철원군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에 최새롬 목사는 양양군과 철원군, 제주도 기독교연합회 및 성시화운동본부 등과 함께 ‘웨이크업 운동’을 시작했다. 기존 학교 예배모임과 학부모 기도회 외에, 청소년들이 마음껏 예배할 수 있는 분기별 찬양집회,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여름·겨울 수련회를 개최하는 것이다. 이 지역 청소년들은 교회학교가 거의 없어져 찬양집회나 수련회 등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최새롬 목사는 “얼마 전 할렐루야교회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앙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사람’을 물었더니, 의외로 ‘부모님’이 답변 중 가장 많이 나왔다”며 “이에 지역별 학부모 기도회를 조직해 학교와 자녀들을 위한 기도운동을 펼쳐, 학부모가 기도모임의 롤모델이 되고 자녀들은 그 모습을 보며 학교 현장에서 예배하고 기도하는 모임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석 총회의 학원복음화 선교사 제도에 대해선 “국내에서 사역해 ‘선교사’로 인정받기 애매했고, 학교라는 공적 영역에서 사역하려면 공신력이 가장 중요했다”며 “이러한 부분을 교단이 채워 주셔서, 관심과 기도 속에 사역을 이어갈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끝으로 “교회에서는 다음 세대가 사라지고 있다지만 학교 현장에는 교회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이 넘쳐나고, 오히려 청소년들에게 복음을 전할 사람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학원복음화 선교사를 통해 학교에서 청소년들에게 복음을 전할 건강한 사역자들이 세워지고, 학원복음화 사역이 교회학교처럼 한국교회에서 보편적 사역이 되어 다음 세대가 미전도종족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세대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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