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히잡 시위’를 지지해야 하는 이유

뉴욕=김유진 기자     |  

중동 지역 소수종교 박해 사례 전문가 조언

▲지난 3일 아야톨라 할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군 행사에서의 연설을 통해 반정부 시위를 ‘폭동’, ‘외국의 음모’라고 규정했다.   ⓒ알 자지라 보도화면 캡처

▲지난 3일 아야톨라 할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군 행사에서의 연설을 통해 반정부 시위를 ‘폭동’, ‘외국의 음모’라고 규정했다. ⓒ알 자지라 보도화면 캡처

이란에서 ‘히잡 시위’가 3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이를 지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칼럼이 게재됐다.

이 글을 쓴 파하드 레자이(Farhad Rezaei)는 근동 문화 기독교 비영리 지원 단체 ‘필로스 프로젝트(Philos Project)’의 선임연구원이며, 이란과 중동 지역 내 소수종교에 대한 박해 사례를 조사해 왔다.

레자이는 칼럼에서 “전 세계 수백만 명이 이란 시민에 대한 (이란 정부의) 잔혹한 대우에 분노했다. 이들 중 기독교인들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의 형제들이 가혹한 탄압을 받아왔기 때문에 특별한 부담을 안고 있다”고 했다.

그는 “새 정권의 창시자인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는 기독교에 대해 어두운 시각을 갖고 있었다”며 “호메이니와 그의 전 제자 아야톨라 모하메드 타키 메스바 야즈디는 유대인과 기독교인들이 이슬람에 대한 적개심과 쿠란을 왜곡하려는 끈질긴 노력 때문에 보호받을 자격이 없다고 전제했다”고 말했다.

또 “호메이니와 메스바야즈디는 기독교인 박해 정책을 수립했다. 우선 호메이니는 보편적 인권의 개념을 거부하며, 이를 ‘유대 기독교 전통에 대한 세속적 이해’라고 묘사했다. 그는 기독교인들이 인권과 의무에 대한 자신의 비전이 명시된 이슬람 원칙과는 공존할 수 없다고 여겼다”면서 “주목할 점은, 이 문서에는 아무리 광범위하게 정의했더라도 무슬림은 그들의 종교적 적을 죽일 권리가 있다고 명시한다”고 했다.

그는 “이슬람 정권은 교회 재산에 대한 인증부터 교회와 성지에 대한 폭력 묵인에 이르기까지, 기독교인들의 기능을 심각하게 제한했다. 예컨대, 성찬식에서는 술을 마실 수 없고, 설교는 페르시아가 아닌 고유 언어만 사용해야 된다. 기독교 성경의 출판, 구매, 판매, 심지어 소지하는 것도 금지된다. 전도는 엄격히 금지되며 기독교로 개종하는 것은 배교로 간주된다”며 “배교자들은 장기 징역 또는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 기독교인들은 일상적으로 체포되고 집중적이고 가학적인 심문을 받는다”고 했다.

또한 “악명 높은 이슬람 혁명법원은 기독교인을 ‘반인륜적 범죄’, ‘이슬람 정권에 반하는 행위’, ‘간첩행위’ 등 모호한 안보 관련 범죄로 기소한다”면서 “저명한 복음주의 기독교인 중 많은 사람들이 처형을 당했다. 서점에서 성경 사본을 판매한 서점상들은 구속돼 실형을 선고받았다”고 덧붙였다.

레자이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할리 하메네이에 대해서도 “개종과 가정교회를 ‘시온주의자들과 이슬람의 다른 적들’과 연관지었다. 그는 쿰(Qom, 이란 중부 도시이며 시아파의 순례지)의 고위 성직자들에게 ‘이슬람의 적들이 종교를 약화시키고 복음주의 교회를 홍보하고 확장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면서 “다른 고위층 아야톨라들은 기독교를 부정한 것(나지스, najis)이라 지칭하며, 이슬람 신앙을 오염시킨다고 비난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슬람 공화국의 기독교인 박해는 이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며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 예멘의 대리인을 통해 행동하는 이 정권은 이 지역의 기독교인들이 겪는 고통에 상당 부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그는 “레바논에서 헤즈볼라(Hezbollah)는 기독교인에게 큰 타격을 주는 혼합주의 통치를 수립했다. 이는 기독교인들의 예배의 자유를 제한하고, 이슬람 생활 방식을 강요하며, 공공자원의 배분에 차별을 두어 국가 자원을 기독교인에게서 시아파 인구로 대량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또 “이라크에서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민병대가 기독교인들을 상대로 수많은 납치, 살해, 성폭행을 저질렀다. 시아파 민병대는 기독교인 소유의 넓은 지역을 빼앗고 그들의 농지와 상점을 불태웠다. 시리아에서는 시아파 민병대가 예배당에 대해 75건의 공격을 감행했으며, 교회를 군사기지로 전용한 사례가 최소 9건”이라며 “예멘은 후티 가문이 국가를 장악하면서 기독교인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고 했다.

레자이는 “이란 교계가 이란의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것을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란교회협의회, 함가암, 아티클 18 단체, 파르스신학센터는 최근 성명을 내고 이란 시위대와 연대한다고 밝혔다”며 “300명 넘는 이란 기독교인들이 서명한 탄원서는 전 세계에 ‘도덕적으로 부패한 이슬람 공화국에 대해 필연적이고 실질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국민이 무자비한 신정체제를 타도하기 위해 싸우는 동안 그들을 돕는 것은 우리의 도덕적 책임이다. 이슬람 공화국이 계속 집권하는 한, 이 지역의 기독교인들은 계속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기독교 단체들도 행동해야 한다”고 연대를 호소했다.

그는 기독교 단체들이 “선출직 의원들에게 로비를 하고, 바이든 행정부에 이란과의 핵 협상을 자제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면서 “만약 핵 프로그램이 부활하면, 대부분의 제재가 해제되고, (이란) 정권은 석유 판매로 수십억 달러를 받게 된다. 이슬람 공화국은 이 돈을 대리인을 지원하는 데 사용할 것이며, 기독교인들에게 더 많은 압력이 가해질 것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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