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법원, 목사에게 ‘보안법 위반 혐의’ 첫 실형 선고

뉴욕=김대원 기자     |  

치안판사 모욕 징역형, ICC “국가보안법, 시민 침묵 종용”

▲홍콩 고등법원 건물.

▲홍콩 고등법원 건물.

홍콩 고등법원이 개신교 목회자에게 선동죄 혐의로 1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는 2020년 중국 본토가 국가보안법을 적용한 이래 기독교 성직자가 유죄 판결을 받은 최초의 사례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지난 1월 4일 웨스트카우룽 법원 정림치 치안판사는 반중운동가 주항퉁에 대한 심리에서 선동죄 및 선동 연설 혐의로 징역 10개월과 3개월을 선고했다. USCA뉴스는 심리에 참석했던 게리 팡문연(59) 목사가 유죄 판결을 내린 판사에게 “당신은 양심을 잃었다”고 말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정림치 치안판사는 선고 당시 팡 목사에게 “판사를 모욕했으며, 이는 말실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팡 목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올린 영상에서, 치안판사가 심리 도중 손뼉을 쳤던 참관인들에게 퇴장을 요구하며 “침묵시킬 것”이라 위협했다고 밝혔다.

팡 목사는 지난 10월에 열린 공판에서 “지금 법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선동 (혐의)에 대한 법적 투쟁일 뿐만 아니라 인권과 자유, 양심을 수호하기 위한 투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법체계를 바꾸려는 사람들의 열망이 선동죄 혐의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그렇지 않으면 도시의 법치가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사례는 천안문 사태 추모 집회에 사람들을 초대한 초우에 대한 공판에서 발생했다. 추메이잉이란 주부는 애미찬 치안판사에게 손뼉을 치며 그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선동죄가 적용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팡 목사와 추메이잉 씨는 지난 4월 체포됐다.

미국에 본부를 둔 박해감시단체 국제기독연대(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 ICC)는 홍콩의 한 가톨릭 성직자의 말을 인용, 홍콩 시민들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될 것을 우려해 SNS에서 정부에 대한 항의 표시를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ICC는 팡 목사의 사건에 대해 “국가보안법 이전에는 온라인에서 크게 논의됐을 수 있지만, 지금은 거의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화운동가들을 지원한 혐의로 기소된 조셉 젠(90) 전 홍콩 추기경에 대한 공판이 지난달 31일에 재개됐다.

중국 당국은 젠 추기경과 민주화 운동가 5명을 민주화 지원 단체 ‘6.12 인도주의 구호 기금’을 경찰에 등록하지 않은 혐의로 2019년과 2021년에 기소했다. 그러나 이 단체는 2021년에 해산돼 활동이 끝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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