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기도회 도중, 갑자기 회개의 눈물 터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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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를 위하여] 살리는 교회, 살아나는 다음 세대

어느 순간 세상 기준과 논리로 다음 세대 바라봐
다음 세대 살아나도록 회개할, 골든 아워 인식을
영적 CCTV 총동원해 다음 세대 ‘사각지대’ 보호
다니는 교회 넘어, 살아내는 교회로 인식 전환을

▲사랑의교회 수능기도회에서 기도하는 어머니들. (사진은 본 칼럼과 직접 관련은 없습니다.) ⓒ사랑의교회
▲사랑의교회 수능기도회에서 기도하는 어머니들. (사진은 본 칼럼과 직접 관련은 없습니다.) ⓒ사랑의교회

11월 이맘때, 차가워진 공기를 두고 수능 냄새가 난다고들 한다. 수능 냄새가 그윽해질 이맘때면 오래전 필자 역시 한 명의 수험생으로서 입시를 치르던 기억에 이내 가슴이 찡해지곤 한다.

얼마 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 시험 시간표와 동일하게 수험생을 위한 중보기도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수험생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를 하던 도중, 갑자기 눈물의 회개가 터졌다.

어느 순간 예수를 믿는 우리마저 세상의 기준과 생존과 경쟁의 논리로 우리 다음 세대를 바라보지 않았던가? 우리에게 신앙도 신앙이지만, 우리 삶의 중심에서 주인 노릇하고 있는 다른 무언가를 숭배하며 적당히 타협을 일삼는 위선적인 삶을 살고 있지는 않았는가?

이러한 어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상처받고, 교회를 떠난 우리의 다음 세대의 회복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상 유례없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지나며 전 세계가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코로나 ‘공존’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작금의 일상이 점차 회복되고 상황이 좀 더 나아진다면, 우리가 그토록 사수하고자 했던 영과 진리로 드리는 예배는 온전히 회복될까? 어쩌면 이제 크리스천들마저 당당히 주일에 ‘교회’가 아닌 ‘교외’로 떠나버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따라서 이제 말로만 다음 세대, 차세대 사역을 할 것이 아니라, 진짜 사역의 ‘판’을 갈아야 한다. 그을린 낡은 판을 제때 갈지 않으면 아무리 맛 좋고 질 좋은 고기 역시 쓴맛이 날 뿐이요, 결국 귀한 고기를 버리게 된다. 질 좋은 고기도 필요하지만, 불판을 제때 갈아야 맛도 좋은 법이다.

판을 간다는 것, 이는 옛것과 익숙한 것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 방치되고 죽어가는 다음 세대의 ‘생명’을 위한 ‘젊음’과 ‘역동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시기를 다음 세대가 하나님 안에서 회복되고 살아나도록 눈물로 회개하며 우리의 귀한 시간과 관심을 ‘투자’해야 할 ‘골든아워(golden hour)’로 인식해야 한다.

▲사랑의교회에서 수능 이후 학교기도불씨운동 청소년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본 칼럼과 직접 관련은 없습니다.) ⓒ크투 DB
▲사랑의교회에서 수능 이후 학교기도불씨운동 청소년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본 칼럼과 직접 관련은 없습니다.) ⓒ크투 DB

우리 사회에서도 건물과 거리에서 방치된 위험 요소와 사각지대를 발견했다면, 예산과 인력을 긴급 편성해서라도 CCTV를 꼼꼼히 설치하여 관리한다.

이처럼 우리 역시 다음 세대의 영적인 사각지대를 위해 그 영역을 보호하고 지켜내는 영적 CCTV를 총동원하여 가동해야 하지 않을까? 결국 마음이 있는 곳에 관심과 물질이 흘러가기 마련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지금까지 익숙하고 당연하게 여겨왔던 영역들이 도전받고 흔들리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과 사회의 각계각층 모든 분야에서 이 위기를 타개하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 앞에 한국 교회 역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을 우리는 매일 처절하게 절감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제 한국교회는 단순히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를 고민하는 데서 나아가, ‘위드 코로나(with corona)’를 진지하게 숙고하지 않을 수 없는 위기에 당면했다.

나아가 이를 극복하고 타개할 골든아워마저 놓쳐 버린다면, 결코 더 이상 한국교회의 내일을 담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마지막 골든아워, 우리는 어떻게 한국 교회와 다음 세대의 미래를 확보할 것인가?

이를 위해 ‘다니는 교회’를 넘어, ‘살아내는 교회’로의 인식 전환이 요청된다. 다시 말해 다니는 데 그쳤던 건물로서의 교회를 넘어, 저마다 부르신 삶의 자리에서 교회로 살아낼 수 있도록 사람을 세우고 살리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때 우리는 은혜 받고 예배당 안에만 머무는 신앙을 넘어 그 은혜로 예배당 문밖, 우리를 부르신 삶의 현장에서 살아내고 승리하는 교회로 일어날 것이다.

이제 우리 사역이 빈 들에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군 소년의 작은 ‘도시락’과 같은 사역이 되길 바라는 바이다. 우리가 가진 것은 비록 작고 보잘것없지만, 주님께 아낌없이 드려 이를 나누고 섬길 때 주께서 친히 행하실 놀라운 일들과 더불어 풍성한 은혜를 누리고 경험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오늘 이 시대 영적으로 굶주리고 목마른 다음 세대의 허기와 갈증이 성령으로 충만케 회복되어, 그들이 그리스도의 제자로 일어나 다음 세대가 다음 세대를 섬기고, 살리는 놀라운 역사를 보게 될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에게 결코 부정적인 영향만 끼치지는 않았다. 그동안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본질에 대한 성찰과 더불어, 기존의 익숙함과 타성으로 점철된 경로 의존성을 과감히 청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바라기는 오늘날 한국 교회가 작금의 혼돈과 급변의 도전 가운데 시대의 예언자적 사명을 다함으로 하나님께서 주신 시대적 사명과 비전을 발견하고 완수함으로써, 불안으로 가득한 이 시대와 방황하는 다음 세대를 넉넉히 섬겨내는 성숙의 깊이를 확보한 매력 넘치는 공동체로 나아가길 바라는 바이다.

▲안승태 전도사.

▲안승태 전도사.

안승태
능곡교회 전도사, 중·고등부 담당
한신대학교 신학사상연구소 연구원, 신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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