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 이태원 참사 기부금, 친동성애 측에 흘러가선 안 돼”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한국교회수호결사대, 성명서 발표

▲이영훈 목사와 한교총 간의 관련 협약식 모습. 왼쪽부터 이상억 교수, 이영훈 목사, 류영모 대표회장. ⓒ한교총

▲이영훈 목사와 한교총 간의 관련 협약식 모습. 왼쪽부터 이상억 교수, 이영훈 목사, 류영모 대표회장. ⓒ한교총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와 한국교회수호결사대는 1일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들의 10억 헌금, 이태원 할로윈 참사 유족 대신 친동성애 인사들에게 흘러들어가선 안 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들의 헌금으로 마련된 이태원 참사 피해자 돕기 10억 기부금이 한교총 대표회장 선거를 앞두고 돌연 ‘지정 기탁처’를 변경하는 것에 의혹을 제기하며 반대한다 △한교총을 통해 협약 체결한 ‘트라우마 치유상담센터’ 실제 운영을 ‘친동성애’ 인사들에게 맡겨 친동성애 활동을 돕는 것에 경악하며 적극 반대한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들 헌금이 총장 시절 ‘친동성애 논란의 중심’에 섰던 장신대 임성빈 교수와 “동성애 죄인 취급 안돼” 주장 이상억 교수에게 지원되는 걸 결사 반대한다! 등을 요구사항으로 내세웠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들의 10억 헌금, 이태원 할로윈 참사 유족 대신 ‘친동성애’ 인사들에게 흘러들어가선 안 된다!

이태원 할로윈 참사 직후 여의도순복음교회가 희생자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전달하겠다고 밝힌 10억원이 ‘친 동성애’ 인사들에게 흘러들어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지난 11월 26일 한국교회총연합, 한국상담서비스네트워크와 함께 ‘한국교회트라우마치유센터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협약서에 따르면 여의도순복음교회는 트라우마센터 운영을 위한 설립 및 운영 기금을 한교총에 기부하고 센터 운영에 참여하며, 한교총은 트라우마센터 운영 관리를 법적·행정적으로 지원하며, 상담네트워크는 한국기독교학회와 협의하여 사업과 활동에 대하여 기획하고 실행하는 임무를 맡는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지난 10월 29일 이태원 할로윈 참사가 발생한 이후 10월 31일 사고 희생자 유가족, 부상자들에게 10억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임원 선거를 앞두고 돌연 지정 기부처를 한국교회총연합으로 변경했다.

지난달 16일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한국교회 위로와 회복의 예배’에서 이영훈 목사는 “한국교회는 교파를 초월하여 하나 되어 이번 이태원 할로윈 참사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돕고 일으켜 세우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트라우마 치유센터를 운영하여 고통 속에 슬퍼하는 자들을 지속적으로 상담하고 돕는 일에 다 함께 힘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예배에 앞서 류영모 대표회장과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 한국기독교학회 회장 임성빈 교수, 한국상담서비스네트워크 이사장 이상억 목사는 간담회를 갖고 이태원 참사 부상자와 유가족 치유사역에 대해 사전 합의를 마쳤다. 류영모 대표회장이 속한 예장 통합 교단 신학교 출신 교수들이 장악하고 있는 한국기독교학회와 한국상담서비스네트워크에 이 일을 맡기기로 한 것이다.

문제는 치유센터를 책임지게 될 두 사람이 보이는 친동성애 성향이다. 한교총 류영모 대표회장이 지정한 한국기독교학회 회장 임성빈 박사는 장신대 총장 시절 동성애 옹호 논란에 휩싸인 대표적인 신학자다.

그보다 더 심각한 곳은 바로 한국상담서비스네트워크다. 한국상담서비스네트워크는 서울시 성평등 기금을 받아 ‘젠더 폭력 피해자’ 지원에 나서는 단체다. ‘젠더 폭력’이라는 포괄적 개념에는 동성애자를 비롯한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도 포함되어 있어 동성애 반대에 앞장서온 한교총이 친동성애 성향의 진보 학회와 상담기관을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네트워크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장신대 이상억 교수는 장신대 학생들 중 ‘동성애 옹호’로 인한 목사고시 불합격자가 발생하자 불합격 조치를 재고해줄 것을 촉구하는 호소문에 서명한 51인 중 하나다.

이상억 교수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발간한 ‘동성애에 대한 기독교적 답변’에서 동성애자를 위한 목회상담의 기본이 ‘수용’이라고 표현했다. 동성애를 죄로 바라봐선 안 되고 연약한 실존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억 교수는 한국교회가 동성애를 싫어하는 이유는 “인간이 태생적으로 불완전하기 때문에, 그 불완전함을 어떻게든 상쇄시켜 보려고 자기가 보기에 불완전한 것들을 싫어하고 배척하며, 앞을 알 수 없는 과정보다 정확하고 구체적인 결론부터 얻으려 한다. 동성애를 비난하고부터 보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동성애자들의 불완전함을 인간적인 이유로 인내하지 못하고 배척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답을 말하듯 동성애자를 죄인이라고, 교화되어야 할 사람이라고 단정하기 전에, 그들의 뼈아픈 혼란의 현장을 우리 논의의 우선순위에 둬야 할 것”이라며 동성애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한국교회를 인내심 없는 집단으로 비판했다.

한교총이 주도하는 트라우마치유센터는 이태원 할로윈 참사에 국한하지 않는다. 앞으로 일어날 재난과 다양한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포괄적 역할을 감당할 예정이다. 그런 점에서 장신대 임성빈 교수와 이상억 교수가 중심에 있는 기독교학회와 한국상담서비스네트워크가 과연 보수 성향 여의도순복음교회 파트너로 적절한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들이 동성애에 대해 명확히 반대의 입장을 밝히고 있음을 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성도들의 피같은 헌금이 이태원 할로윈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전달되지 않고 친동성애 성향의 단체와 에큐메니칼 소속 교단인 장신대학교 교수들에게 맡겨지는 것을 알게 된다면 교회는 심각한 혼란에 휩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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