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지대로 방치된 텐트촌에 ‘텐트 학교’ 개설
시리아 내전 발발 11년째가 지나고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한 수많은 난민들은 주변국으로 흩어졌고, 전쟁 초기 가장 많은 난민이 유입된 곳이 바로 레바논이다.
레바논으로 넘어간 난민들은 여전히 들판에 천막을 치고 살아가는 등 환경이 열악하다. 현재 레바논 난민 수는 1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전국 도시들에 흩어져 살고 있지만, 약 30%는 들판, 농토, 공터에 텐트를 치고 난민촌을 이루고 있다.
레바논 텐트촌은 대부분 농사를 짓던 땅을 대여한 형태인데, 10평 남짓한 바닥에 시멘트를 두르고 나무 기둥을 세운 뒤 천막을 덮어놓은 열악한 거주 환경이다. 이들에게 비전과 희망이라는 단어는 ‘사치’에 불과해 보인다.
이에 인터콥선교회가 레바논 난민촌을 방문해 관심과 사랑을 전하기로 했다. 인터콥선교회는 인구 대비 난민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텐트촌 난민 아이들과 청소년들을 위한 ‘텐트 학교’를 열어, 아이들의 필요에 따른 교육 선교를 전개하고 있다.
텐트 학교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 2시간 수업이 진행된다. 영어, 미술, 음악, 체육 등의 수업은 전쟁과 난민 생활을 겪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정서적·영적 교육 활동이 중심이다.
수업 후에는 참여 학생들 가족이 함께 살고 있는 텐트로 가정방문이 이어진다. 필요에 따라 학부모들과 면담 및 상담하며, 그들의 아픔과 시련을 공감하고 위로해주고 있다. 특히 아파도 병원을 방문하지 못하는 난민 가정들을 대상으로 한 의료 사역은 많은 이들의 영육을 회복시키고 있다고 한다.
레바논은 다른 나라들처럼 난민들을 따로 모아 관리하는 공식 난민 텐트촌이 없어, 거의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레바논 텐트촌에서의 섬김과 교육, 의료 선교는 이들 난민들에게 큰 환영을 받고 있다.
출산을 앞두고 남편에 대한 원망과 아이들 걱정으로 매일 담배를 피는 S자매. 남편은 전쟁으로, 아들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등 매일 고통 속에 살아가는 M자매. 죽은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도망친 며느리에 대한 원망, 그리고 4명의 아이들을 책임질 수 없는 경제적 무능함에 날마다 긴 한숨을 쉬는 A할아버지….
고아, 과부와 같이 버려진 채 돌볼 사람 없는 현실에 이들은 절망스러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난민 텐트촌을 섬기는 현지 사역자는 “매주 방문해 난민 가정들과 꾸준히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난민 아이들과 부모들은 처음에 낯설어했지만,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이곳을 계속 방문하는 모습을 보고 지금은 반갑게 맞이해 주고 있다”며 “굳게 닫혀있던 마음에 이제는 예수님을 향한 믿음이 심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사역자는 “이곳 난민들은 쿠리안(한국인)들이 가족이고 친구라는 말을 할 정도로 마음을 활짝 열고 섬김이들을 대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텐트촌의 많은 난민들에게 사랑과 생명의 복음의 씨앗이 심기고 있다 분명 귀한 열매가 허락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현지 사역자는 “이들의 손을 잡고 영원한 생명 되시는 예수님을 믿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며 “지금은 모든 상황이 열악하지만, 주님을 통해 반드시 삶의 안식을 얻게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에게는 단순한 구호물품이나 잠시 배를 채울 수 있는 식사가 아닌, 영원한 생명의 근원 되시는 예수님의 복음의 역사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이를 위해 한국교회와 세계교회가 함께 사명을 감당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이 땅이지만, 주여 믿음을 붙들어 주옵소서’라고 고백하며 조선 땅을 섬겼던 언더우드 선교사처럼, 난민들의 진정한 가족과 친구가 되어 이들의 고통을 끌어안고 기도하며 섬길 수 있기를 소망한다”며 “레바논 내 모든 시리아 난민들이 이들을 부르시는 목자의 음성 앞으로 나아와 구원을 얻는 백성이 되기를 무릎 꿇어 간절히 기도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