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부족… 교회가 먼저 헌혈 현장 달려가 주셔서 감사”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피로회복’ 시즌3, 헌혈 및 희귀 난치병 환자 돕기

시즌2에서 모은 헌혈증 3천 장, 세브란스에 전달
예수님의 피로 영성 회복, 헌혈 통해 사회와 함께
예수님께 수혈받은 우리가 헌혈하면 감동 있을 것

▲미디어데이 참석자들. 왼쪽부터 리키김 대표, 유관재 목사, 김은경 병원장, 최성은 목사, 윤동섭 원장, 공성훈 목사, 황유성 원장. ⓒ이대웅 기자
▲미디어데이 참석자들. 왼쪽부터 리키김 대표, 유관재 목사, 김은경 병원장, 최성은 목사, 윤동섭 원장, 공성훈 목사, 황유성 원장. ⓒ이대웅 기자

코로나19 등으로 헌혈이 급감한 가운데, 그리스도인들의 피로 사회를 섬기고 회복시키는 ‘대한민국 피로회복’이 시즌3으로 돌아왔다.

2022년 성탄절부터 2023년 부활절까지 계속되는 시즌3 ‘대한민국 피로회복 with 세브란스 병원’에서는 성도들의 헌혈과 함께 기부를 통해 세브란스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희귀 난치병 환자들을 돕게 된다.

대한민국 피로회복 운동본부는 성탄절을 이틀 앞둔 지난 23일 오후 분당 지구촌교회(담임 최성은 목사) 만남의 광장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최성은 목사를 비롯해 유관재(성광침례교회)·공성훈(판교불꽃교회)·화종부(남서울교회) 목사, 윤동섭 의무부총장 겸 연세의료원장, 김은경 용인세브란스병원장, 황유성 한마음혈액원 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와 함께 배우 리키김 대표(라잇나우미디어)도 참석해 홍보대사로 임명됐다.

이번 시즌3에서 신촌·강남·용인 세브란스 병원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희귀 난치병 환자들을 1명씩 추천받아 치료비를 지원한다. 이와 관련, 희귀병을 앓고 있는 유주(가명)의 사연이 소개되기도 했다. 유주 양은 부모도 모두 암 투병 중이다.

▲헌혈증서 3천 장을 전달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헌혈증서 3천 장을 전달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이날 미디어데이는 시즌2에서 모은 헌혈증 3천 장을 세브란스병원에 전달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참석자들이 발언했다.

이후 김은경 병원장은 “지난해부터 지구촌교회와 긴밀한 협력 관계가 구축돼 피로회복 시즌2를 함께했다. 피로 회복시킨다는 ‘피로회복’이 참 멋진 말 같다”며 “병원에서 혈액은 매우 중요하고 꼭 필요한 것으로, 항상 미리 준비해 잘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 병원장은 “그러나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혈액은 인공적으로 만들 수 없고, 오롯이 우리 이웃들의 나눔으로만 얻을 수 있다”며 “그래서 헌혈은 너무 감사한 일이고, 더 많은 이웃들이 참여하도록 캠페인을 주관해 주시는 교회에도 감사드린다. 저희도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고 있고, 앞으로도 동참할 것이다. 헌혈증은 치료중인 소중한 이웃들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전했다.

황유성 원장은 “현재 혈액이 부족하다는 2가지 단적 지표들이 있다. 먼저 지정 헌혈이 늘어나고 있다. 맞는 피를 제때 구하지 못해 가족이나 친지, 지인들에 직접 부탁하는 것으로, 그동안 거의 없었는데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며 “지정 헌혈은 불가피하지만 결코 바람직하진 않다. 작년 헌혈자 260만 명 중 14만 명이 지정 헌혈을 했는데, 전년도 2배 수치였다. 환자와 보호자가 치료에 신경쓰기도 힘든데 헌혈자까지 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황 원장은 “둘째로 혈액 중 혈장은 여러 의약품 제조에 사용되는 긴요한 성분으로, 질병이 다양화되면서 필요성이 늘고 있지만 작년 자급률이 45%에 불과했다. 수입 혈장 양이 역전되는 상황은 경험해 보지 못한 일로, 이 두 가지 지표가 혈액 부족을 웅변하고 있다”며 “이러한 가운데 교회가 헌혈 현장으로 먼저 달려가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부족한 혈액이 충족되고 교회는 사랑 실천으로 기쁨을 누릴 수 있길, 체면 불구하고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오른쪽부터) 최성은 목사가 리키김 대표에게 홍보대사 위촉장을 전달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오른쪽부터) 최성은 목사가 리키김 대표에게 홍보대사 위촉장을 전달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윤동섭 원장은 “코로나로 고통받는 국민들이 육체적·정신적으로 크게 피로에 젖어 있을 때, 어떻게 하면 피로를 풀어드릴 수 있을까 고민해 주신 최성은 목사님께 감사드린다. 목사님은 ‘피로회복’이라는 이름을 청년들이 지었다는 걸 더 자랑스러워하셨다”며 “피로회복을 통해 기독교계도 예수님의 피로 영성을 회복하면서 사회와 함께 가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윤 원장은 “지금 가장 어려운 계층이 의료 사각지대라 할 수 있는 희귀 난치성 환자들이다. 이름처럼 빈도가 굉장히 낮고 유전성 질환이 대부분이라 어릴 때부터 발병해 경제적·정신적으로 힘들고 돌보기 위한 시간도 많이 든다”며 “원활한 생활이 힘드니 가정 자체에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희귀병은 치료도 잘 되지 않고 치료제 개발도 어렵고, 개발된다 해도 비용이 매우 비싸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들에게 헌혈과 함께 정신적 지원을 하는 것은 굉장한 힘이 되고 가정 회복에도 크게 기여하리라 확신한다”며 “그들은 대부분 부모나 가족 중에도 난치병이 있어, 치료비·간병비·생계비 등 여러 면에서 형편이 매우 어렵다. 이런 이들을 위해 지구촌교회뿐 아니라 성남시 여러 교회들과 교계 전체가 함께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화종부 목사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이 땅에 오시고 십자가에 달려 보혈을 흘려주신 귀한 절기를 기념하면서, 조국 사회와 아픔과 기쁨을 공유하기 위해 헌혈을 같이 하면서 이웃의 아픔에 동참하고 있다”며 “피로회복은 교회와 목회자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 이웃들을 섬기는 귀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사귐과섬김 목회자들과 마음을 같이해 왔고, 올해도 여러 교회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하고자 한다. 우리의 수고가 이웃들을 위로하고 하나님 사랑이 잘 흘러가는 복된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리키김 대표가 이야기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리키김 대표가 이야기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공성훈 목사는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성남 지역 영향력 있는 13개 교회 목회자들이 마음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최성은 목사님 주도로 한국교회가 나라·사회·교회 살리는 일에 앞장섰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피로회복 캠페인이 시작됐다”며 “기독교는 성탄절을 시작으로 십자가를 지나 부활절로 완성된다고 한다. 생명을 주러 오신 주님의 역사가 주님의 피로 회복되고, 여러분이 아낌없이 내어주신 피로 생명이 넘쳐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관재 목사는 “어떻게 하면 많이 동참시키느냐가 중요하다. 저희 교회는 이번 기간 3번 헌혈을 계획하고, 일산 지역 시·구 기독교 연합회들과도 함께할 계획을 세웠다”며 “교인들도 그동안 어떻게 헌혈을 해야 할지 몰라 참여를 못했다고 한다. 좋은 결과가 나오고 이런 운동들이 계속 흘러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리키김 대표는 “헌혈은 내가 피를 뽑아 다른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한 번 헌혈하면 세 명이 받을 수 있다고 한다”며 “대한민국에는 10초마다 혈액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는데, 홍보대사로서 헌혈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도록 저도 함께하고 SNS에서도 계속 홍보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최성은 목사는 “예수 안 믿는 사람들도 피로회복 캠페인을 좋아하시더라. ‘언제까지 하나 보자’ 하는 안 믿는 분의 댓글을 봤다. 지속성과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헌혈 선진국이었지만, 팬데믹 상황과 함께 단체 헌혈이 막히면서 급속히 적어졌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기독교인들도 각자 헌혈을 하고 계시지만, 이를 한데 묶고자 했다. 돈으로 할 순 없지만 돈 이상의 값어치 있는 일을 하고자 했다. 예수 그리스도에게 수혈받은 우리가 헌혈을 한다면 무언의 감동이 있으리라 생각했다”며 “우리는 헌혈만 하는 것이 아니라, 20-30분간 헌혈을 하면서 자신의 피로 새 생명을 얻을 사람들이 잘 회복되도록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성은 목사(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최성은 목사(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그는 “지난 주일 1차로 5백여 명이 헌혈을 했다. 이는 1천에서 1천 5백 명 정도가 시도한 것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헌혈이 가장 까다롭기도 하다”며 “지난 여름 제주도 선교할 때도 헌혈증 1천 장을 기증하고 소아암 환자들에게 2천만 원을 기부하면서 ‘고려 말부터 시작된 수탈과 침략, 피로 얼룩진 역사를 조금이나마 사죄하고 회개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작은 정성을 드린다’고 했을 때 주민들 마음이 많이 열리는 걸 느꼈다”고 전했다.

최성은 목사는 “100곳 이상 많은 교회들이 동참해 주셨고, 미션스쿨 아닌 고등학교에서도 함께했다. 이번에는 군에서도 문의가 왔다”며 “예수님께서 오신 성탄의 계절에 사회적으로도 조금이나마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앞서 대한민국 피로회복은 지난 2021년 성탄절부터 2022년 부활절까지 진행된 시즌2 캠페인에서 경제적 어려움으로 수술받지 못하는 소아암 어린이들을 돕는 ’대한민국 피로회복 For Kids‘를 진행해 교회 117곳과 21개 기관·단체들이 동참해 1만 225명이 참여해 8,475명이 헌혈을 완료했고, 헌금과 기념품 수익금 등 총 1억 1천만여 원을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을 통해 전달했다.

2020년 성탄절부터 2021년 부활절까지 진행된 ‘대한민국 피로회복’ 시즌1에서는 사귐과섬김 15개 교회(남서울, 동안, 만나, 새중앙, 선한목자, 성락성결, 소망, 수영로, 신촌성결, 온누리, 일산성광, 주안장로, 지구촌, 충현, 할렐루야) 등과 함께 총 1만 5,664명이 참여해 1만 1,930명이 헌혈을 완료했고, 3,697장의 헌혈증이 기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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