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이 땅에서 하늘로 떠난 인물들
2022년도 막바지에 들어섰다. 2022년 하늘로 떠나보낸 기독교계 주요 인물들을 소개한다.
1월 14일에는 김성광 목사(강남금식기도원장·강남순복음십자가교회)가 7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김 목사는 故 조용기 목사와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시작했던 최자실 목사의 2남 1녀 중 차남이다. 조 목사 아내였던 故 김성혜 사모의 동생이었다.
2월 26일 낮 12시 20분경,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가 암 투병 끝 향년 89세에 딸이 기다리는 천국으로 떠났다. 편안히 눈을 감은 이 교수는 따로 유언을 남기지 않은 채, 끝까지 죽음을 응시했다고 전해진다.
이어령 교수는 2007년 세례를 받고 기독교인이 된 후 <지성에서 영성으로>를 시작으로 영성에 관한 많은 작품들을 발표했다. 최근에도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과 <메멘토 모리>, <먹다 듣다 걷다> 등이 나왔다.
이날 밤에는 같은 이화여대 명예교수이자 세계 YMCA 회장을 지냈던 에큐메니칼계 원로 서광선 박사가 세상을 떠났다. 일제시대 목사였던 부친을 따라 만주로 가 유년시절을 보낸 이 교수는 1949년 봄 학기 평양신학교에 입학했고, 6.25 이후 부산으로 피난했다.
3월 중순에는 여러 인사들이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12일에는 1966년부터 시무한 광성교회를 대형교회로 성장시킨 김창인 목사가, 15일에는 규장 출판사 설립자이자 말씀암송운동에 헌신한 여운학 장로, 16일에는 홍성우 1세대 인권 변호사, 18일에는 예수교대한감리회 설립을 주도한 신신묵 목사가 각각 세상을 떠났다.
3월 21일에는 부산 복음화에 앞장섰던 수영로교회 정필도 원로목사가 82세에 주님 품에 안겼다. 정 목사는 1975년 6월 1일 수영로교회를 개척해 36년간 성도 3만 5천여 명의 대형교회로 키워냈다. 기도를 강조한 그는 은퇴 후 해외선교에 매진했다.
4월 2일에는 파주 순복음삼마교회에서 목회하던 이일성 목사가 66세로 소천받았다. 이 목사는 서울기독신학대와 여의도순복음교회 영산신학원을 졸업하고 아신대 문학석사와 복음신학대학원 목회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고양시에 교회를 개척했다.
이어 4월 7일에는 1세대 민중신학자인 김용복 목사가 향년 84세로 별세했다. 한일장신대 총장과 기독교아시아연구원 원장, 한국기독교학회와 한국민중신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
4월 20일 대표적 1세대 인권 변호사였던 한승헌 변호사가 88세로 떠났다. 그는 군사정권 시절 100여 건의 시국사건 변론을 맡았고, 1974년 NCCK 인권위원회와 1988년 민변 창립을 주도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감사원장, 노무현 정부 시절 사법제도 개혁추진위원장을 각각 지냈다.
6월 10일에는 한국정교회 초대 대주교로서 한국 선교의 초석을 놓은 소티리오스 트람바스 대주교가 서울에서 93세로 별세했다. 아테네 대주교좌 성당 주임사제였던 그는 1975년 선교 사제로 한국행을 자원해 서울 마포구 성 니콜라스 성당에 부임했다. 이후 7개 지역 성당 건립에 참여하고 100여 종의 종교 서적 및 예식서를 번역 출간하며 ‘한국정교회 영적 아버지’로 불렸다.
6월 20일, ‘탈북민들의 대모’ 주선애 장신대 명예교수가 98세에 하늘로 떠났다. 1948년 월남한 주 교수는 우리나라 최초 여성 기독교교육 학자로서 서울여대·숭실대를 거쳐 장신대에서 22년간 교수를 역임했다. 1989년 은퇴 후 탈북 청년들의 대학 진학을 돕는 등 탈북민들을 위해 헌신했다. 장신대 전신인 평양신학교와 남산신학교에서 모두 수학한 신학 교육의 산증인이며, 생전 재산을 모두 기증했다.
10월 18일에는 원로 에큐메니칼 신학자이자 ‘풍류신학’을 정립한 소금 유동식 전 연세대 교수가 100세로 별세했다. 감신대와 연세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지난해 용재학술상을 수상했다. 시신을 연세대 의과대학에 기증하기도 했다.
10월 22일에는 성락교회 김기동 목사가 85세로 사망했다. 1969년 서울 신길동에 성락교회를 세우고 1978년 베뢰아 아카데미를 설립해 1990년대 초 5만 명까지 성장시켰으나, 비성경적 귀신론 등으로 소속 기독교한국침례회는 1987년 이단으로 규정했다.
11월 25일 새벽, 감독회장을 지낸 한국교회 대표 목회자이자 광림교회 원로 장천(杖泉) 김선도(金宣燾) 목사가 92세로 소천받았다.
6.25 전쟁 때 의대생으로 북한군에 강제 징집당한 그는 인천상륙작전 후 북진하던 국군에 투항, 기적적으로 5분 만에 국군 군의관이 됐다. 이후 군목을 거쳐 1971년 광림교회 5대 담임목사로 부임해 교회를 세계 최대 감리교회로 성장시켰다. 세계감리교협의회(WMC) 회장과 한국월드비전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해외 인사들
해외 기독교계 인사들도 여럿 떠났다. 1월 13일 미국하나님의성회(Assembly of God) 총회장을 지낸 조지 우드(George Wood) 목사가 암으로 투병하다 80세로 별세했다. 그는 2017년 75세 사임 전까지 10년간 총회장을 지냈다. 재임 기간 10년 간 286만 명에서 320만 명으로 교세가 성장했다.
2월 11일에는 폴 슈나이스(Paul Schneiss) 목사가 떠났다. 그는 980년 5.18 민주화운동을 독일 힌츠 페터 기자에게 알려, 광주의 참상을 세계에 전하는 촉매 역할을 했으며, 독일 귀국 후에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기도와 연대를 호소했다.
3월 10일에는 흥남 철수 작전 당시 1만 4천여 피난민 구출에 크게 기여한 로버트 러니(Robert J. Lunney) 미 해군 제독이 소천받았다. 미 해군 수송부대 소속 장교였던 러니 제독은 6.25 전쟁에 참전, 1950년 12월 22일 흥남항에서 정원의 7배가 넘는 피난민을 배에 태워 사흘 만에 거제도에 도착했다.
7월 27일에는 미국 복음주의 사회운동가로 <가난한 시대를 사는 부유한 그리스도인>, <그리스도인의 양심선언>, <복음주의 정치 스캔들> 등으로 잘 알려진 로널드 사이더(Ronald J. Sider) 박사가 떠났다. 그는 복음주의자들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시카고 선언(1974)’을 주도했다.
9월 8일 세계오순절협회(PWF) 직전 총재 말레이시아 갈보리교회 프린스 구네라트남 목사가 소천받았다. 그는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 갈보리교회를 성도 1만 명이 모이는 최대 교회로 성장시켰다.
같은 날에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했다. 1952년 2월 왕위에 올라 올해로 즉위 70주년을 맞았으나,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 임명 이틀 뒤 영면했다. 영국 성공회 수장으로서 그녀는 자신의 신앙을 자주 표현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외에도 한 시대를 풍미했던 지도자들이 떠났다. 소련의 마지막 지도자로 냉전을 끝낸 미하일 고르바초프(Mikhail Gorbachev) 전 서기장이 8월 30일, 중국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11월 30일 각각 세상을 떠났다.
특히 일본 역대 최장수 총리였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7월 8일 참의원 선거 유세 중 민간인으로부터 총격을 당해 사망하며 세계에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아베 총격 사건은 통일교와도 연관돼 있어 기독교계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이 외에 세계적인 바울 신학 분야 신약학자 고든 피(Gordon D. Fee) 박사는 10월 25일 별세했다.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책별로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바울, 성령, 그리고 하나님의 백성>, <성령(2권)>, <바울의 기독론> 등 국내에도 많은 저서들이 출간됐다.
‘바울에 관한 새 관점’ 주창자이자 ‘역사적 예수’ 학자인 E. P. 샌더스(Ed Parish Sanders) 박사는 11월 21일 세상을 떠났다. 국내에 소개된 저서로는 <바울과 팔레스타인 유대교>, <바울, 율법, 유대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