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라니 목자들, 나이지리아 남부서 기독교인 수십 명 학살

뉴욕=김유진 기자     |  

▲나이지리아 남부 카두나주.  ⓒ위키피디아

▲나이지리아 남부 카두나주. ⓒ위키피디아

최근 나이지리아 남부의 기독교 지역에서 풀라니 목동 및 테러 세력에 의해 민간인 46명이 사망했다고 모닝스타뉴스가 보도했다.

남부 카두나 인민연합의 루카 비니야트 대변인은 이번주 카우라 지구의 말라굼과 아분 마을에 대한 테러로 기독교 마을 주민 38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비니야트는 성명에서 “악의 없고 비무장한 마을 주민 38명에 대한 끔찍한 대량 학살을 발표하게 된 데 마음이 무겁고 상실감이 깊다”며 “오랫동안 이어진 살인은 일요일 밤 11시경에 시작됐다. 무고한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100채 이상의 집이 파괴됐고 일부 희생자는 산 채로 불에 탔다”고 전했다.

현지 자원봉사자들은 사건 장소 일대에서 실종자와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 비니야트에 따르면, 수 일 전 마을 주민들은 인근 황야에서 야영을 하기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던 도중 반대 방향에서 오는 풀라니 목동들을 목격했다.

비니야트는 “분명히 그곳에 배치된 보안군은 명백한 잠재적인 위협에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풀라니 무장세력은 사건 발생 5일 전, 카우라 지구에 속한 카고로의 크팍 마을의 한 농장에 소를 끌고 들어가 농장 주인을 사살한 뒤 그의 시신을 절단했다.

목동들은 또 18일 농장에서 얌을 수확 중이던 19세 소년인 레비 자카리아와 16세 소년 에즈라를 사살했다. 이들의 공격을 피해 도망가던 가제 하빌라(31)는 탈진으로 쓰러져 부인과 생후 6개월 된 아기를 남겨둔 채 사망했다.

지난 20일과 21일에도 목동들은 카두나주 장곤 카타프 지구의 기독교 마을인 카무루, 이쿠루 와드를 습격해 주민 4명을 살해했다.

비니야트는 “지난 닷새 동안 남부 카두나에서 이유 없는 공격으로 46명이 숨졌다”면서 “2014년 이후 남부 카두나의 많은 지역을 폐허로 만들고 수천 명을 죽인 수백 건의 공격에도 이러한 반인륜적인 범죄로 체포되고 기소된 사람을 보지 못했다. 대신 남부 카두나의 전통적 지도자, 성직자, 인권 운동가들은 날조된 ‘선동’ 혐의로 체포되어 투옥된다”고 비판했다.

카우라 지구의 청년 지도자인 바와 에마누엘은 모닝스타뉴스에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카우라 지방정부에 대한 공격은 보안군과 정부의 노력에 의해 지속되고 있고 다차원적”이라고 밝혔다.

‘국제 자유 신앙을 위한 영국 상하원 초당 공동위원회’(APPG)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 따르면, 무슬림 풀라니족은 주로 나이지리아와 사헬 전역에 분포하며 수백만 명에 달한다. 이들 대다수는 극단주의적 견해를 갖지 않은 다양한 혈통의 수백 개의 부족으로 구성돼 있지만, 일부는 폭력적이고 급진적인 이슬람 이념을 고수하고 있다.

APPG 보고서는 풀라니족이 “보코하람과 ISWAP(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 지부)와 유사한 전략을 채택하고 있고, 기독교인과 기독교 정체성의 강력한 상징을 겨냥하는 분명한 의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의 교계 지도자들은 풀라니 세력이 사막화로 인한 위기를 타개할 돌파구로 미들 벨트 지역의 기독교 마을의 땅을 점령해 개종을 강요한다고 주장한다.

나이지리아 비영리단체인 ‘국제시민자유법치학회’(이하 인터소사이어티)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2022년 1월부터 10월 사이에 살해된 기독교인 4,020명 중 2,650명이 풀라니족 또는 이와 연계된 이슬람 집단에 의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나이지리아에서 매달 400명 이상의 기독교인이 살해되고 231명이 납치당한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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