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콥 “파키스탄 홍수로 초토화… 구호 손길 절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의료인들 위주 긴급구호팀 꾸려 현지 방문

파슈툰족 여성들, 질환과 영양실조
무슬림들도 마음 활짝 열고 함께해
힘없이 앉아있던 환자들 생기 얻어

▲파키스탄 홍수 재난 긴급구호팀의 의료사역 현장. ⓒ인터콥선교회

▲파키스탄 홍수 재난 긴급구호팀의 의료사역 현장. ⓒ인터콥선교회

지난 여름 최악의 대홍수로 힘들어하는 파키스탄의 회복을 위해, 인터콥선교회가 적극 나섰다.

홍수 피해를 접한 인터콥선교회는 한의학과 대체의학이 가능한 선교 헌신자들이 긴급구호팀을 꾸려 파키스탄을 찾아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사역을 진행, 현지인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긴급구호팀 관계자는 “파키스탄이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할 민족(고후 6:10)’이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아픔과 상처, 막막함과 좌절 속에 빠진 이들의 고통에 동참하기 위해 파키스탄 곳곳의 처참한 현장을 방문했다”며 “피해가 심각한 지역이 많았지만, 외부인 방문과 도움이 거의 없었던 지역들 위주로 방문했다”고 밝혔다.

긴급구호팀이 처음 방문한 곳은 근본주의 이슬람 신앙을 따르는 파슈툰족 거주지였다. 이곳은 수일에 걸쳐 폭우가 쏟아져 주변 하천의 물이 넘치면서 홍수가 발생해, 수백 가구가 침수되어 무너진 곳이다. 홍수가 발생한 지 시간이 꽤 흘렀지만, 하루 벌어 먹고 사는 현지인들에게 보수작업보다는 가족 생계가 우선이다.

파슈툰족 남자들은 홍수 이후에도 가족을 먹이기 위해 매일 막노동을 하고 있어, 아직 집을 짓지 못하고 여전히 텐트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었다. 긴급구호팀은 “안타까운 현실을 보며 막막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이 지역 여성들 상당수가 각종 여성 질환과 영양실조로 고통을 당하고 있었다. 자녀 출산을 축복으로 여기는 민족이어서 여성들 몸이 혹사당하고 있지만, 종교적 관습으로 남성 동행 없이 외출도 할 수 없어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지 못한 채 고통을 참아가며 힘들게 살아가고 있었다.

긴급구호팀은 이들의 병을 치료하며 마음의 상처도 함께 치료했다. 관계자는 “진료할 때 마음을 나누는 교제를 함께하니 이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육신과 영혼이 함께 치유되는 역사가 일어나기 시작했다”며 “이 지역은 많은 이슬람 지도자, 율법 교사들, 이슬람 선교사들이 살고 있어 외부에서 방문한 긴급구호팀 사역에 거부감을 보이지 않을까 염려했지만, 그들까지 모두 마음을 활짝 열고 함께했다”고 전했다.

또 “이들이 함께 기도에 참여하며 마음을 다해 우리를 돕는 모습을 보았다”며 “이러한 섬김 사역을 통해 서로 한 마음이 되어가는 기쁨이 있었다”며 했다.

▲구호물품을 나누고 있는 인터콥선교회 긴급구호팀. ⓒ인터콥선교회

▲구호물품을 나누고 있는 인터콥선교회 긴급구호팀. ⓒ인터콥선교회

이어 피해 규모가 가장 크다는 신드 지역 여러 마을을 찾아갔다. 평야 지대가 많은 이곳은 여전히 물이 빠지지 않아 호수라는 생각이 들 만큼 피해가 심각해, 그 지역에서 더 이상 살 수도 농사를 지을 수도 없게 된 지역이다.

한 지역은 오염된 지하수를 마신 주민들이 병에 걸려 힘들어하고, 고인 물에서 발생한 모기들로 뎅기열과 말라리아에 시달리는 등 마을 전체가 열병을 앓고 있었다.

구호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의료 사역과 구호품 나눔 사역을 진행했으며, 미소를 잊은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 사역도 진행했다. 진심을 느낀 현지인들은 목에 걸고 있던 부적을 스스로 끊고 말씀에 반응하는 일이 곳곳에서 일어나기도 했다.

의료 사역 중 열병을 앓으며 힘없이 주저앉아 있던 소녀가 생기를 얻고, 버티기 힘들어하던 할아버지가 힘 있게 걸어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모든 주민들이 기쁨과 감사를 고백했다는 간증도 했다.

▲파키스탄 현지인들을 사랑으로 섬기는 긴급구호팀. ⓒ인터콥선교회

▲파키스탄 현지인들을 사랑으로 섬기는 긴급구호팀. ⓒ인터콥선교회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정치·군사·외교적 이유로 외부 노출이 제한된 마을이었다. 홍수와 같은 특수상황이 아니면 접근하기도 힘든 오지에 위치한 곳이다.

도움을 요청한 현지인들의 전언을 통해 피해 상황을 가늠할 수밖에 없었으나, 막상 현장에 도착하니 재앙 그 자체였다고 한다. 대부분의 집은 무너졌고, 많은 주민들이 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남아있는 이들은 비교적 피해가 적거나, 아예 오갈 곳 없이 텐트를 치고 사는 주민들이다.

외부 도움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처음에는 긴급구호팀을 상당히 경계했으나, 긍휼과 사랑으로 대했을 때 미소를 지으며 마음의 문을 열었다.

▲현지에서 목격한 무지개. ⓒ인터콥선교회

▲현지에서 목격한 무지개. ⓒ인터콥선교회

인터콥선교회 구호팀은 “상처와 아픔으로 얼룩진 이 땅을 회복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 외에 없다는 고백을 올려드렸을 때 하늘에 무지개가 드리워졌다”며 “하나님께서 이들의 고백에 회복을 약속하시는 것 같은 큰 은혜가 있었다”고 전했다.

구호팀은 이 땅 영혼들이 고통을 이겨내고 소망과 기쁨으로 온전히 회복되기를 기도했다. 특히 해맑은 모습으로 찬양을 따라 부르는 아이들이 순수한 마음을 끝까지 지키며 희망찬 세대로 일어나기를 함께 소망했다.

구호팀은 “이번 사역을 통해 이 민족 가운데 임한 재난을 영광으로 바꾸시는 하나님의 새 역사를 보게 됐다”며 “주님은 재난으로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이 민족을 살릴 믿음의 사람들을 찾고 계신다. 순종으로 구호 사역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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