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국회의원, 트랜스젠더 의석 할당 비판하다 ‘유죄’

뉴욕=김유진 기자     |  

국제자유수호연맹, 법률 구제 나서

▲브리엘 쿼드리(Gabriel Quadri) 멕시코 하원의원.  ⓒADF International

▲브리엘 쿼드리(Gabriel Quadri) 멕시코 하원의원. ⓒADF International

미국의 저명한 기독교 법률단체인 국제자유수호연맹(ADF International)이 트랜스젠더 국회의원의 성별을 잘못 호칭했다는 이유로 검열을 당한 멕시코 국회의원에 대한 법률 구제에 나섰다.

ADF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멕시코 하원의원인 가브리엘 쿼드리(Gabriel Quadri)가 성별에 따른 의회 의석 할당에서 의회가 트랜스젠더 남성 의원을 여성으로 분류한 결정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후 쿼드리 의원에게는 “성별 기반 정치 위반자”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이 단체는 2022년 12월 19일 쿼드리를 대신해 미주인권위원회(Inter-American Commission on Human Rights)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ADF 라틴아메리카 지부 및 미주기구헌장(Organization of American States, OAS)의 선임 변호사인 토마스 앙리케스는 12일 성명에서 “스스로 자유주의자라고 공언한 쿼드리가 현재 멕시코 의회에 재직 중인 [트랜스젠더] 의원의 성별을 잘못 호칭한 ‘성별에 기반한 정치 범죄’ 혐의로 멕시코 최고 선거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했다.

앙리케스는 멕시코 의회가 남녀를 50 대 50으로 나눌 것을 요구한 법안을 통과시켰고, 쿼드리 의원은 트랜스젠더 남성이 여성을 위해 할당된 의석을 차지한 데 대해 반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은 쿼드리가 2021년 12월과 2022년 2월 16일에 게시한 트윗들을 근거로 촉발됐다.

쿼드리는 2021년 12월 자신의 트윗에 “트랜스 이데올로기로 인해, 65대 의회 하원은 남성 252명, 여성 248명으로 구성돼 남녀평등이 이뤄지지 않았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듬해 2월, 그는 트랜스젠더 남성 수영 선수인 리아 (윌)토마스가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여자 수영 팀에 소속되어 대회를 치른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트윗을 올렸다.

앙리케스는 “그가 이런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트랜스젠더 동료 의원은 불만을 제기했고, 그는 검열을 당해야 했다”면서 “법원은 그가 트윗에서 말한 모든 기록을 삭제하도록 강요했고, 그에게 재갈을 물렸다”라고 했다.

멕시코 연방선거재판소 산하 특별지역회의소는 2022년 4월 21일 판결문에서 “분석된 표현은 트랜스 여성의 정체성을 부정하려는 의도를 가졌고, 따라서 정체성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며, 이는 동일한 존엄성을 부정하는 형태이므로 차별적”이라고 결론 내렸다.

또 법원은 쿼드리의 트윗이 “트랜스 여성, 특히 그를 고소한 살마 라부에노 의원의 정치적 선거권 행사를 훼손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법원은 쿼드리에게 트랜스젠더 문제에 대한 ‘발언 금지’ 명령을 내렸으며, 그를 성별 기반 정치범으로 등록해 2주 이상 하루에 두 번 트위터에 공개 사과문을 게시하도록 했다.

이에 쿼드리는 성명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나의 권리를 지키면서, 내 유권자와 모든 멕시코인의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다. 나의 이력은 모두와, 번영하고 자유로운 멕시코를 위해 헌신해 왔고, 이는 우리나라가 인권의 의무를 준수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우리의 소중한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이러한 이유를 갖고서 미주인권위원회에서 정의를 추구할 것”이라 밝혔다.

앙리케스는 쿼드리 의원에 대한 검열에 대해 2013년 미주기구헌장에서 통과된 ‘모든 형태의 차별과 불관용에 반대하는 미주 협약’(Inter-American Convention Against All Forms of Discrimination and Intolerance)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조약은 멕시코와 우루과이가 비준하고 있다.

그는 미주 협약이 “사람들의 존엄성, 특성, 신념 또는 다르거나 반대되는 의견에 대한 무시, 거부 또는 경멸의 표현을 정의한 조항이 있으며, (불관용을) 너무 광범위하게 특징짓는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치, 종교, 도덕, 심지어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당신이 가질 수 있는 어떤 종류의 논쟁도 편협함의 한 형태가 될 수 있다”면서 “이는 자국 내에서 합법적인 담론을 통제하려는 국가들의 노력을 정당화한다. 우리 소구역 전체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근본적인 위협”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월드와치리스트, 기독교 박해지도

오픈도어선교회, 2025 기독교 박해국 목록 발표

오픈도어선교회가 15일 서초동 사랑의교회 국제회의실에서 ‘2025년 기독교 박해국 목록’(World Watch List)을 발표했다. 이날 오픈도어 김경일 사무총장은 “기독교 박해국 목록이 기독교인들에게 영적인 도전을 주고, 오늘날 더욱 적대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선교 환…

한기총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한기총 “공수처, 무리한 대통령 체포 영장 집행… 불법 멈추라”

대통령 기소, 절차·방법 모두 적법해야 불법 기반 결과, 결코 신뢰할 수 없고 불합리하고 불법적 행위만 양산할 뿐 적법 절차와 과정 통해 수사·기소·재판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이하 한기총)에서 15일 ‘수사권 없는 공수처의 무리한 대…

세이브코리아, 수기총

“카톡 계엄령 즉각 해제하고, 현직 대통령 국격 맞게 대우해야”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김선규 목사, 사무총장 박종호 목사, 수기총) 등 1200개 단체들이 15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즉각 카카오톡 계엄령을 해제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이들은 민주당의 최근 온라인 플랫폼 ‘민주파출소’를 설치하…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권영세 국힘 비대위원장, 한교총 김종혁 대표회장 예방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월) 취임 인사차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을 방문해 대표회장 김종혁 목사와 환담했다. 김종혁 대표회장은 “나라와 민족을 섬기는 귀한 사명에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하길 바란다”며 “한국교회는 전통적으로 새벽…

33차 복음통일 컨퍼런스 첫날

“북, 코로나 후에도 계속 교회 성장… 말씀은 매이지 않는다”

‘내 민족을 내게 주소서’ 주제로 첫 3일 동족구원 위해 금식기도 전국과 해외에서도 유튜브 참석 제33차 복음통일 컨퍼런스(북한구원 금식성회)가 파주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에서 1월 13일 오후 5일간 일정을 시작했다. 이번 성회 주제는 ‘분단 80년, …

김동식 피랍 순교

“순교 못할망정, 순교자 잊는 죄 범하지 말자”

美 국적 한인 선교사 돌아왔는데 대한민국 선교사들만 못 돌아와 기도하는 한국교회, 잊어선 안 돼 故 김동식 목사 피랍 25주기·순교 24주기 추모 및 납북자 송환 국민촉구식이 지난 1월 13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