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유수호연맹, 법률 구제 나서
미국의 저명한 기독교 법률단체인 국제자유수호연맹(ADF International)이 트랜스젠더 국회의원의 성별을 잘못 호칭했다는 이유로 검열을 당한 멕시코 국회의원에 대한 법률 구제에 나섰다.
ADF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멕시코 하원의원인 가브리엘 쿼드리(Gabriel Quadri)가 성별에 따른 의회 의석 할당에서 의회가 트랜스젠더 남성 의원을 여성으로 분류한 결정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후 쿼드리 의원에게는 “성별 기반 정치 위반자”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이 단체는 2022년 12월 19일 쿼드리를 대신해 미주인권위원회(Inter-American Commission on Human Rights)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ADF 라틴아메리카 지부 및 미주기구헌장(Organization of American States, OAS)의 선임 변호사인 토마스 앙리케스는 12일 성명에서 “스스로 자유주의자라고 공언한 쿼드리가 현재 멕시코 의회에 재직 중인 [트랜스젠더] 의원의 성별을 잘못 호칭한 ‘성별에 기반한 정치 범죄’ 혐의로 멕시코 최고 선거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했다.
앙리케스는 멕시코 의회가 남녀를 50 대 50으로 나눌 것을 요구한 법안을 통과시켰고, 쿼드리 의원은 트랜스젠더 남성이 여성을 위해 할당된 의석을 차지한 데 대해 반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은 쿼드리가 2021년 12월과 2022년 2월 16일에 게시한 트윗들을 근거로 촉발됐다.
쿼드리는 2021년 12월 자신의 트윗에 “트랜스 이데올로기로 인해, 65대 의회 하원은 남성 252명, 여성 248명으로 구성돼 남녀평등이 이뤄지지 않았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듬해 2월, 그는 트랜스젠더 남성 수영 선수인 리아 (윌)토마스가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여자 수영 팀에 소속되어 대회를 치른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트윗을 올렸다.
앙리케스는 “그가 이런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트랜스젠더 동료 의원은 불만을 제기했고, 그는 검열을 당해야 했다”면서 “법원은 그가 트윗에서 말한 모든 기록을 삭제하도록 강요했고, 그에게 재갈을 물렸다”라고 했다.
멕시코 연방선거재판소 산하 특별지역회의소는 2022년 4월 21일 판결문에서 “분석된 표현은 트랜스 여성의 정체성을 부정하려는 의도를 가졌고, 따라서 정체성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며, 이는 동일한 존엄성을 부정하는 형태이므로 차별적”이라고 결론 내렸다.
또 법원은 쿼드리의 트윗이 “트랜스 여성, 특히 그를 고소한 살마 라부에노 의원의 정치적 선거권 행사를 훼손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법원은 쿼드리에게 트랜스젠더 문제에 대한 ‘발언 금지’ 명령을 내렸으며, 그를 성별 기반 정치범으로 등록해 2주 이상 하루에 두 번 트위터에 공개 사과문을 게시하도록 했다.
이에 쿼드리는 성명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나의 권리를 지키면서, 내 유권자와 모든 멕시코인의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다. 나의 이력은 모두와, 번영하고 자유로운 멕시코를 위해 헌신해 왔고, 이는 우리나라가 인권의 의무를 준수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우리의 소중한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이러한 이유를 갖고서 미주인권위원회에서 정의를 추구할 것”이라 밝혔다.
앙리케스는 쿼드리 의원에 대한 검열에 대해 2013년 미주기구헌장에서 통과된 ‘모든 형태의 차별과 불관용에 반대하는 미주 협약’(Inter-American Convention Against All Forms of Discrimination and Intolerance)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조약은 멕시코와 우루과이가 비준하고 있다.
그는 미주 협약이 “사람들의 존엄성, 특성, 신념 또는 다르거나 반대되는 의견에 대한 무시, 거부 또는 경멸의 표현을 정의한 조항이 있으며, (불관용을) 너무 광범위하게 특징짓는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치, 종교, 도덕, 심지어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당신이 가질 수 있는 어떤 종류의 논쟁도 편협함의 한 형태가 될 수 있다”면서 “이는 자국 내에서 합법적인 담론을 통제하려는 국가들의 노력을 정당화한다. 우리 소구역 전체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근본적인 위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