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도 쇼핑하듯 옮기는 시대, 설교는 어때야 하나

|  

[삶을 변화시키는 설교노트 11] 청중 이해하기 (1)

청중 이해해야 설교로 깊이 다가가
요즘 소비주의 정신 무방비로 노출
일희일비 없이 하나님 말씀에 천착

▲수많은 교회들에다 온라인까지, ‘교회’의 선택지가 너무 많아졌다. ⓒ픽사베이
▲수많은 교회들에다 온라인까지, ‘교회’의 선택지가 너무 많아졌다. ⓒ픽사베이

그간 이 시대의 주된 특징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소비사회, 개인화사회, 피로사회, 포스트모던사회, 미디어사회가 그것입니다. 시대의 주요 특징을 살핀 것을 시대를 이해하는 안목을 기르기 위함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시대의 주된 특징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중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살펴보기 위함입니다. 다시 말해 소비사회, 개인화사회, 피로사회, 포스트모던사회, 미디어사회를 살아가는 청중이 어떤 특징과 성향을 가지는지 파악하기 위함입니다.

삶의 변화를 추구하는 설교자는 청중의 삶의 자리를 이해해야 합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중이 시대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으며, 그 영향이 어떤 식으로 청중에게 나타나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그때 비로소 바른 진단을 내릴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그때 비로소 청중의 삶에서 일어나야 할 변화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고, 말씀을 통해 바른 처방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때 비로소 삶의 변화, 진실하고도 지속적인 변화가 일어납니다.

사람은 시대의 산물입니다. 시대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요. 이 시대의 특징을 살폈으니, 이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중들이 보이는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한 번 더 강조하지만 설교자는 본문을 통해 청중에게 대화를 걸어야 합니다.

본문을 바탕으로 설교자는 적극적으로 청중과 소통해야 합니다.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청중을 향한 이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지금처럼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 살아가는 청중이 가진 특성, 청중이 보이는 주된 성향을 이해할 때 청중의 귀에 들리는 설교의 길이 열립니다.

마이클 퀵(Michael J. Quicke)은 설교자는 시대를 이해해야 할 뿐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에 하나님의 백성인 청중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바르게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청중의 삶의 자리를 이해할 때 비로소 청중의 삶에 더 깊이 다가가는 설교가 가능합니다. 청중을 깊이 이해할 때 청중과 동떨어진 설교가 아니라 청중에게 이벤트로 다가가는 설교의 길이 열립니다.

그때 비로소 하나님 말씀은 현실을 살아가는 청중의 삶을 변화시킬 것이고, 청중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해 삶의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1. 소비주의

현대 청중은 소비사회 속에서 살아갑니다. 하루에도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광고의 융단폭격을 받습니다. 첨단 기능을 탑재한 많은 기기와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수많은 제품이 쏟아져 나옵니다. 수십 억 이상의 자원을 쏟아부어 만든 광고는 소비를 더욱 부추깁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청중은 이 같은 소비사회 속에서 태어나, 소비주의 정신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시대의 산물이자, 시대의 가치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청중은 소비주의 태도와 정신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시대정신에 맞추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절대 다수의 사람은 말 그대로 소비합니다. 문제는 그리스도인조차 다르지 않다는 점이며,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런 성향이 신앙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입니다. 캐버너가 주장하듯 소비는 단순히 물건이나 제품에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자 중독과 같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부끄러운 민낯을 대면해 볼까요. 지금 우리 주변에는 쇼핑하듯 교회를 옮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교회, 찬양, 설교, 소그룹, 교회 시설, 주일학교 등 입맛에 맞는 교회, 입맛을 충족시킬 수 있는 교회를 찾습니다.

인터넷 발달도 영적 소비주의를 키우는데 일조했지요. 쏟아져 나오는 베스트셀러, 많고 다양한 기독교 방송을 통해 유명 목회자의 설교를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대형교회가 제공하는 압도적인 수준의 프로그램과 강의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도무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들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선택의 폭이 무한대가 되었습니다. 시대에 발을 맞춘다고나 할까요. 교회 역시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모으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교회의 행보가 시대정신과 맞닿아 있다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 같습니다. 많은 성도가 취향에 따라 교회를 선택할 수 있는 종교적 소비자로 전락한 것처럼 보입니다.

조의완 교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들은 종교를 그들이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는 하나의 기회로 본다. 어떤 사람은 감정적인 만족을, 어떤 사람은 사회적인 관계를, 어떤 사람은 윤리적 지침을, 어떤 사람은 자녀교육을 위해 종교를 선택한다. 그야말로 종교기관은 안식, 평온, 영, 윤리, 교육을 위한 시장의 하나가 되어 버렸다.”

소비사회 속에서 소비주의 정신에 무방비로 노출되며 살아가는 이 시대의 청중은 영적인 소비주의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기억할 때 삶을 변화시키려는 설교자가 걸어가야 할 길이 험하고 좁다는 사실을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이 시대 청중이 소비주의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을 때, 설교자는 작은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불변하는 하나님의 말씀에 천착할 것입니다. 청중을 깨우기 위해 경각심을 가지고 설교를 준비할 것입니다.

삶의 변화를 추구하는 설교자의 길이 좁고 험하지만, 그 길을 묵묵히 걸으며 하나님 말씀을 바르게 전하고 나누고 가르치고 선포할 것입니다.

▲지혁철 목사는 “탁월한 설교를 위해, 설교자는 자신만의 분명한 설교 철학을 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세한 내용은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지혁철 목사는 “탁월한 설교를 위해, 설교자는 자신만의 분명한 설교 철학을 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세한 내용은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지혁철 목사
광주은광교회 선임 부목사
<설교자는 누구인가> 저자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탈북민 강제북송

“中·北, 유엔 인권이사회 WGAD 결정사항 준수하라”

中, 탈북민 2천여 명 즉시 석방을 강제송환 금지 원칙 준수 촉구해 인권 존중하고 난민 지위 보장도 세계인권선언·자유권 규약 준수 ‘중국정부 탈북난민 강제북송 반대 기자회견’이 11월 25일 오후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입구에서 개최됐다. 탈북민 강제북…

‘성혁명 교육 반대 학부모기도운동연합(이하 성반학연)’

“성오염 교육서 자녀들 구하자”… 기독 학부모들 연대

“성혁명과 (포괄적) 차별금지법 교육을 반대하는 일은 성경을 믿는 학부모 성도들이 우리 자녀세대들을 구하기 위해 마땅히 해야 할 거룩한 사명이다.” 한국 교육계 전반에 이념적인 성혁명 교육이 광범위하게 시도되는 상황에서, 이를 막아서는 일에 앞장서 …

중국, 가톨릭, 상하이 교구,

“中 가톨릭 주교, 박해에 무관심… ‘’종교 중국화”만 집중

중국에서 가톨릭 주교 10명이 구금 또는 실종되거나 직위에서 강제로 물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상하이 정부에 의해 임명된 주교는 최근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의 ‘종교 중국화’에 대해서만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 매체 ‘비터윈터’는 “2023년 4월 4일 중…

한교총 8차 임원

한교총, 새 대표회장에 김종혁 목사… 차기 임원 인선 완료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장종현 목사, 이하 한교총)이 제8회기 대표회장에 김종혁 목사(예장 합동 총회장)를 선임하는 등 차기 임원진 인선을 마무리했다. 한교총은 9일 오후 서울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제7-6차 상임회장회의·제7-1차 임원회 연석회…

기침 총회 114

이욥 목사, 천신만고 끝에 기침 총회장 당선

소송전 벌였던 이욥 목사 사과해 총회장 복귀 이종성 목사도 사과 1차 투표서 과반, 상대 후보 사퇴 동성애 지지 행사 및 집회에 참석 또는 개최/주관 금지 결의도 통과 정기총회에서 총회장을 선출하지 못한 기독교한국침례회(이하 기침) 총회가 이욥 목사(대…

k-ccm

주찬양·시인과촌장부터 위러브·히스플랜까지 CCM 사역자들 ‘한자리’

공로상 7인과 조현삼 목사 수여 앨범·워십·CCM 부문별 시상도 2년간 발표된 2,396곡에서 엄선 한국기독음악협회(회장 안민·송정미, 이하 K-CCM)에서 주관한 ‘2024 K-CCM 어워즈(AWARDS)’가 처음으로 지난 11월 25일 서울 용산구 삼일교회(담임 송태근 목사)에서 개최됐…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