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성경 15-3] 이스라엘 7대 절기의 구속사적 의미(3)
이스라엘 7대 절기 외에 수전절·부림절
봄 가을 절기 분류, 이스라엘 기후 연관
가을 절기, 파종 위한 ‘이른 비’ 기원해
봄 절기엔 추수 준비, 농경보단 종교적
4. 이스라엘 절기의 특징
2) 봄 절기와 가을 절기로 구성
(1) 이스라엘의 7대 절기
이스라엘에는 많은 절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주신 절기는 분명하게 구분돼 있는데, ‘이스라엘 7대 절기’라 불리는 그것입니다. 이 7대 절기 외에 우리에게 잘 알려진 절기로는 ‘수전절(Hanukkah)’과 ‘부림절(Purim)’이 있습니다.
수전절은 셀루쿠스 왕국 안티오쿠스 4세에 의해 훼손된 성전을 마카비 혁명(B.C.167-164)을 통해 회복한 것을 기념하는 절기이고(요 10:22-23), 부림절은 페르시아 아하수에로 왕 시절 유대인들을 몰살시키려는 하만의 계략을 에스더가 차단하고 오히려 복수한 것을 기념하는 절기입니다.
그러나 이런 절기들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들이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건들을 자체적으로 선정하여 지켜오는 기념일입니다.
따라서 구속사적으로 중요한 절기는 바로 하나님이 주신 ‘이스라엘 7대 절기’인데, 여기에는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깊은 구원 계획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7대 절기’를 살펴보면 크게 봄 절기와 가을 절기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이런 분류는 농경 사이클을 결정하는 이스라엘 기후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위에서 본 것처럼 이스라엘의 기후는 크게 건기와 우기로 나눠지는데, 일년의 반은 우기이며 나머지 절반은 건기에 해당됩니다. 따라서 건기와 우기가 바뀌는 시점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삶에서 경제적으로 또 종교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즉 이스라엘 절기는 건기와 우기에 따른 농업의 주기와도 관련 있을 뿐 아니라, 종교적 행사와도 밀접히 연관된 것입니다.
이스라엘 절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건기가 시작되는 제1월(니산월)에는 ‘봄 절기’라 불리는 유월절-무교절-초실절-[칠칠절]이 모여 있고, 우기가 시작되는 제7월(티쉬리월)에는 ‘가을 절기’라 불리는 나팔절-속죄일-초막절이 모여 있습니다.
이처럼 절기가 두 시기에 모여 있는 것은 건기와 우기의 사이클에 맞춰 이스라엘 백성들의 효과적 농경 생활을 유도함은 물론,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그 뿌리를 잊지 않게 하려는 신앙적 목표도 있는 것입니다.
(2) 가을 절기
우기의 시작인 제7월(티쉬리월)은 씨를 뿌려 농사를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따라서 농사 사이클로 볼 때 가을 절기는 한 해의 농사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전적으로 비에 의존하는 이스라엘에서는 이때 ‘이른 비(가을비)’가 내려야 씨를 뿌릴 수 있는데 만일 ‘이른 비’가 제때 내리지 않으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매우 큰 재앙이 됩니다. 즉 땅이 여름 내내 건조해져 매우 굳어져 있기 때문에 이른 비가 내리지 않으면 파종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씨를 파종할 수 없으면 그해에는 수확도 없고, 이는 곧 가나안 전체의 기근을 의미합니다. 이런 이유로 성경에서는 ‘이른 비’를 간절히 바라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기도가 기록된 것을 자주 볼 수 있으며, 하나님이 선지자들을 통하여 불순종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른 비’를 내리지 않아 땅을 쇠처럼 딱딱하게 만들겠다는 경고를 하시는 것을 자주 읽을 수 있습니다.
특히 가을 절기 중에서도 마지막 절기인 초막절에는 ‘이른 비’에 대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초막절(니산월 15-22일)은 다른 절기와 다르게 8일간 진행되는데,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나와 광야에서 초막을 짓고 살았던 시절을 기억하게 함과 동시에 포도, 무화과, 올리브, 석류, 대추야자 등 풍성한 과일 수확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절기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잘 모르는 것 중 하나는 초막절이 일년 농사를 준비하는 기간이기도 하다는 점입니다. 초막절 행사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제사장이 8일 동안 아침마다 금으로 만든 물동이를 가지고 실로암 연못에서 물을 길어 성전 제단에 바치는 일입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하나님께 ‘이른 비’를 풍족하게 내려 달라고 기원을 드리는 것입니다. 초막절이 끝나면 시기를 놓치지 않고 바로 하나님이 주시는 ‘이른 비’로 밀과 보리를 파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3) 봄 절기
그러나 건기의 시작인 제1월(니산월)에 몰려 있는 봄 절기는 농업 사이클보다 종교적 삶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물론 가을에 뿌린 보리와 밀을 추수하기 위해 준비를 하는 절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처음 익은 열매를 하나님께 드리는 초실절이 추수를 준비하는 대표적인 봄 절기입니다. 봄 절기가 끝나면 이스라엘에서는 칠칠절까지 먼저 보리를 수확한 뒤, 성장 기간이 긴 밀까지 수확을 완료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봄 절기는 출애굽과 관련해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봄 절기에는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에서 구원해 내신 것을 기념하여 어린양을 잡습니다. 그리고 7일 동안 누룩이 들어가지 않은 무교병을 먹음으로써 다시 한 번 자유를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하고, 온 집안에서 누룩을 제거하고 깨끗이 청소하여 새로운 일년을 준비합니다.
이렇게 매년 봄 건기가 시작할 때마다 어린 양과 무교병을 먹음으로써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하나님이 모세에게 새롭게 주신 달력(Holy Calendar, 성력)의 의미입니다(출 12:2).
이제 자유인이 되어 하나님이 인도하여 주신 가나안 땅에서 살 때 애굽의 종 되었던 시절의 고통을 잊지 말고 늘 하나님 말씀에 순종해 자유인의 삶을 살도록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것이 바로 봄 절기의 특징입니다.
하나님 주신 달력, 출애굽 당시가 시작
신약 시대 최대 절기가 유월절, 상징적
인간에게, 신앙도 삶도 끊임없는 선택
절기 선택, 하나님 vs 돈 ‘밸런스 게임’
5. 이스라엘 일곱 절기의 구속사적 의미
1) 민간력(Civil Calendar)과 성력(Holy Calendar)
이스라엘에서는 ‘민간력’과 ‘성력(혹은 종교력)’이라는 두 종류의 달력이 존재하기 때문에, 신년의 의미도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먼저 민간력(Civil Calendar)의 경우 농업 주기와 관련이 있습니다. 즉 ‘이른 비’가 내려 씨를 뿌릴 수 있게 되는 우기의 시작을 신년이 시작되는 시점으로 보는 달력입니다. 이 달력에 따르면 제7월(티쉬리월) 1일 나팔절로 시작해 10일 속죄일을 맞이하면서 이스라엘의 신년이 시작되는 것으로 봅니다.
이 민간력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에 들어와 자연환경에 적응하며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농경 생활 주기에 맞도록 만들어진 달력입니다. 즉 제7월에 ‘이른 비’가 내려 씨를 뿌리기 시작하면서 한 해의 농사 주기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가나안에서의 실질적 삶에 뿌리를 둔 민간력에 기반을 둔 신년은 지금도 대부분의 유대인들이 지키고 있으며, 구약성경에 나오는 달력도 대부분 이 민간력에 따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주신 성력(Holy Calendar, 혹은 종교력)의 신년은 민간력과 반대인 건기의 시작 시점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달력의 근거는 출애굽 때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니산월을 “해의 첫 달로 삼으라(출 12:2)”고 하신 명령에 그 기초를 두고 있습니다.
성경은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지 않지만 앞뒤 문맥에서 볼 때, 애굽 종살이에서 해방된 것을 이스라엘 백성들이 영원히 잊지 말고 가슴에 새겨야 할 최고의 가치로 삼게 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 이유는 첫 달에 있는 절기들(유월절-무교절-초실절-[칠칠절])이 죽음(죄의 종)으로부터의 해방(즉 천국/영생 복음)을 전파하는 예수님의 초림을 나타내는 예표들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구약 시대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았지만, 신약 시대에는 유월절이 가장 큰 절기로 지켜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약속하신 메시아의 때가 가까워질수록 유월절의 의미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더욱 절실히 다가왔던 것입니다.
비록 지금은 속죄일이 유대인들의 가장 큰 명절이 되었지만, 하나님의 달력에서는 여전히 봄 절기들이 신년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메시아의 재림 사역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2)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신앙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축복과 저주, 빛과 어둠. 진리와 거짓, 하늘과 땅, 좁은 길과 넓은 길, 천국과 지옥, 겸손과 교만, 사랑과 미움 등 성경은 신앙의 세계를 ‘자유 의지를 가진 인간이 선택해야 할 가치의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모든 절기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신년 절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에 의미를 두고 신년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것은 우리의 최고 가치가 무엇인지를 선택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도 새해 즉 신년의 시작을 ‘봄 절기’로 볼 것인가 ‘가을 절기’로 볼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절기의 선택이 이스라엘 백성들의 정체성을 설명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농업 즉 ‘먹고 사는 문제’의 해결이라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관점에서 보면 가을 절기를 새해의 시작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고, 반대로 하나님의 선택된 백성으로서 애굽의 노예 생활에서의 해방 혹은 누룩의 제거, 즉 모든 죄악으로부터 떠난 삶의 시작이란 구속사적 관점에서 보면 봄 절기를 새해의 시작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이는 애굽이 홍수의 시작을 신년으로 삼고 메소포타미아가 춘분을 신년으로 삼은 것과 매우 대조적입니다. 애굽에서는 홍수보다 더 귀하고 가치 있는 것이 없으며, 메소포타미아에서는 낮과 밤의 길이가 달라지기 시작하는 주기 이상 큰 의미를 주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에서는 무엇이 가장 큰 가치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 혼란을 겪었던 것입니다. 봄 절기를 신년으로 삼는 성력을 지킬 것인가 가을 절기를 신년으로 하는 민간력을 지킬 것인가 하는 문제는 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큰 고심거리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종교개혁 때마다 유월절 문제가 불거졌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출애굽 때 모세에게 봄 절기를 새해의 시작으로 삼으라는 성력을 주셨지만, 막상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와 살게 됐을 때는 가을 절기를 새해의 시작으로 삼는 민간력을 주로 지켰습니다.
즉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이 애굽으로부터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봄 절기를 신년의 시작으로 주셨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의 머리 속에는 농사라는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가을 절기가 더 중요했던 것입니다.
성경을 보면 구약 시대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유월절을 거의 지키지 않았음을 볼 수 있습니다. 모세오경에 보면 유월절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자세히 설명돼 있지만, 정작 가나안 땅에 정착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겐 ‘종으로부터의 해방’보다 ‘먹고 사는 문제 해결’이 훨씬 더 중요한 문제로 다가온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열왕기상 23장 22절에는 “사사가 이스라엘을 다스리던 시대부터 이스라엘 여러 왕의 시대와 유다 여러 왕의 시대에 유월절을 지킨 일이 없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즉 여호수아의 영도 하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 길갈에 진을 치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유월절을 지킨 이래, 오랫동안 유월절은 지켜지지 않았던 것입니다(수 5:11-12).
B.C. 722년 북이스라엘이 앗시리아에 의하여 망하자 위기의식을 느낀 히스기야 왕(B.C. 745-717년 재위)은 종교개혁과 국방력 강화를 하게 되었고 그동안 멈추었던 유월절을 다시 지키도록 했습니다(대하 30:1-5).
그러나 이도 오래 가지 못하고 유월절은 곧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 속에서 멀어졌습니다. 요시아 왕(B.C. 640-609년 재위) 때 이르러서야 다시 유월절을 지켰는데, 이는 성전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율법책이 발견되고 난 다음 종교개혁을 하였기 때문입니다(왕하 23:21-23; 대하 35:1-19).
그러나 이렇게 요시아 왕 재위 18년에 시작된 유월절은 므깃도 전투에서 당한 부상으로 인한 그의 죽음으로 곧 다시 멈추게 되었습니다(대하 35:20-24). 그후 다시 유월절을 지키게 된 것은 B.C. 538년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오고 난 뒤 우여곡절 속에 B.C. 516년 스룹바벨 성전이 완성된 다음입니다(스 6:19-22).
이처럼 ‘유월절을 다시 지키기 시작했다’는 구절이 구약에 히스기야, 요시아, 바벨론 포로 귀환 후 세 번이나 나오는 것은 구약 시대 이스라엘 백성들이 성력을 거의 지키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즉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정착한 이후 ‘먹고 사는 일’에 마음을 빼앗겨 ‘애굽의 종살이에서 해방시켜준 하나님의 은혜’를 까마득히 잊고 지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서 만든 민간력에 취해, 하나님이 주신 달력을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것입니다.
3) 잘못된 선택에 대한 심판
이처럼 이스라엘 백성들이 최종적으로 선택한 신년 절기는 성력이 아니라 민간력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그 선택의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유월절 어린 양의 피로 애굽 노예의 삶에서 탈출하게 된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정착 이후 누룩 즉 인간을 부패하게 만드는 불순종(죄악)으로부터 해방된 삶을 살지 못하였습니다. 대신 어떻게 하면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물질적 차원에만 초점을 맞춤으로써,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과의 거리는 점점 멀어졌던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님과 점점 더 멀어지게 된 이스라엘 백성들은 결국 하나님과의 언약도 점점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하나님과의 언약을 스스로 파기하게 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참담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북 이스라엘과 남 유다는 각각 B.C. 722년에 앗수르에게 또 B.C. 586년에 바빌로니아에게 망하였고 이후 이스라엘에서 다시는 다윗 가문의 왕이 나오지 못하였습니다.
이후 북 이스라엘의 10지파는 완전히 역사에서 사라졌으며, 남 유다는 바벨론 포로생활에서 돌아와 다시 한번 언약 백성으로서의 기회를 부여받게 됩니다.
그러나 제사장들에 의한 성전의 부패와 율법 교사인 바리새인들의 위선적인 신앙 등 계속되는 불순종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과의 사이가 좁혀지지 못하였습니다. 그 결과 자신들이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시아를 알아보지 못하고 오히려 메시아를 십자가에 못박는 죄를 범하였던 것입니다.
4) 절기의 완성으로 오신 그리스도
구약은 신약의 짝이자, 그림자이기도 합니다. 신약은 그리스도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제공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글과 시편에 기록된 모든 것을 이루기 위하여 오신 분이 그리스도(눅 24:44)”이기 때문입니다. 즉 신약을 이해하려면 먼저 구약에 기록된 것을 잘 알아야 합니다.
신약 저자들은 독자들이 이미 구약을 알고 있다고 전제하고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구약에 대한 이해 없이는 신약을 이해하기 힘들게 됩니다.
그리스도는 구약의 완성자로 오신 분입니다. 예를 들면 구약에는 성전에 관한 많은 기록을 볼 수 있고 또 성전에서 지켜야 할 많은 규례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들은 앞으로 나타날 참 성전의 그림자로, 성전을 주신 하나님의 참뜻이 바로 그리스도를 통하여 완성되는 것입니다(히 8:5, 9:24).
그럼 예수님이 어떻게 참 성전임을 알 수 있느냐 하는 것은 먼저 구약의 성전이 무엇인지 알아야 올바로 대답할 수 있습니다.
성전은 인간과 하나님이 만나는 곳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죄악된 존재이기 때문에, 제사장이라는 중보자를 통해서만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 본체이신 예수님은 제사장으로서 몸소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그 흘리신 피로 우리를 죄 없다 하시고 직접 만나주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구약의 성전 모습을 통해, 어떻게 예수님이 참 성전으로 오신 것인지 알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절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절기의 주인은 그리스도이며, 또 절기의 완성으로 오신 분이 그리스도입니다. 이스라엘의 일곱 절기에는 하나님의 구속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절기에 담긴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을 알았다면, 유대인들이 그리스도로 오신 예수님을 십자가로 심판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이스라엘의 일곱 절기에 담겨 있는 하나님의 뜻을 잘못 알게 된다면, 재림 때 다시 오시는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민간력을 지킬 때 보이는 것이 ‘농부의 길’이라면, 성력을 지킬 때 보이는 것은 바로 ‘하나님이 예비하신 그리스도의 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이 주신 성력을 지켰더라면 초림하신 예수님을 알아보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먹고 사는 일’에 모든 관심을 기울였던 그들은 영적인 것에 눈이 멀어 메시아를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우리도 재림을 알려면, 즉 이스라엘처럼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절기를 잘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절기에는 그리스도의 사역이 함축돼 있기 때문입니다. <계속>
류관석 교수
대한신대 신약신학
서울대 철학과(B.A.), 서강대 언론대학원(M.A.), 미국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M. Div.),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 (Th. M. 구약 / M. A. 수료), Loyola University Chicago(Ph. D., 신약학)
미국에서 Loyola University Chicago 외 다수 대학 외래 교수
저서 <구약성경 문화 배경사>, <산상강화(마태복음 5-7장)>, <기적의 장(마태복음 8-9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