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남성이나 여성 아니야” vs
“남성과 여성 이미지, 교체 사용 不”
영국성공회가 ‘하나님 아버지(God the Father)’라는 표현에서 남성을 뜻하는 ‘아버지(God)’ 대신 성중립적 호칭으로 고쳐 부르는 방안을 검토해 파장이 일고 있다.
성공회 주교들이 예배에서 하나님을 언급할 때, 남녀 간 성별을 반영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프로젝트를 올해 중 출범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7일 보도한 것.
계획 세부 내용은 이번 주 열리는 교회 입법기구인 총회 예배 관련 전례 위원회에 서면 질의 형태로 제시됐다.
전례위원회 부위원장 마이크 입그레이브 신부(은퇴)는 “우리는 수 년간 하나님에 관해 성별 언어를 사용하는 방안을 신앙과직제위원회와 협력해 탐색해 왔다”며 “성별 언어에 대한 새로운 공동 프로젝트가 올해 봄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진보 진영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을 배타적으로 남성으로 읽는 ‘신학적 오독’이, 많은 지속적 차별과 여성에 대한 성차별을 조장해 왔다”고 환영의 뜻을 표현했다.
반면 보수 진영은 “남성과 여성의 이미지는 교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반박에 나섰다.
교회회의 성 및 성적특질 그룹 부의장인 헬렌 킹 교수는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것은 다정한 부모에 대한 긍정적 경험 때문에 일부에서는 도움이 된다”며 “하지만 다른 이들에게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것은, 엄격한 훈련자로서 아버지에 대한 부정적 경험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총회 회원인 이안 폴 신부는 “하나님에 대해 ‘남성 대명사’를 쓰는 것이 하나님은 남성임을 시사한다고 이해해선 안 된다. 이는 이단”이라며 “하나님은 인류와 달리 성을 구별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의미 변화 없이 하나님이 ‘아버지(the Father)’ 대신 ‘어머니’로 대체될 수 없다. 아울러 의미 변화 없이 ‘어버이(Parent)’로 성중립화될 수도 없다”며 “아버지와 어머니는 서로 맞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자식에게 다른 방식으로 연결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성공회 대변인은 “하나님께서 남성이나 여성이 아니라는 점은 기독교인들이 고대부터 인식해 온 것”이라며 “호칭 변경을 교회법 개정 없이 시도하진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