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지진 전부터 기초 보건 및 의료 붕괴 상태”
시리아 북서부 지역 인도적 지원,
지진 후 매우 적은 규모로 이뤄져
피해 생존자 진료 감당 못하는 중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에서 지난 6일 시리아 북부와 터키(튀르키예) 남부에서 발생한 규모 7.8 대지진 이후 시리아 지역에서 증가하는 의료 수요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대지진 발생 3일 후인 지난 9일에야 유엔 인도적 지원 경로(Cross-border)를 통한 구호품이 수송되는 등 시리아 북서부 지역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시리아 내 비축 물품은 빠르게 소진되고 있으며, 특히 의료품 고갈이 심하다.
월드비전 시리아 대응 사무소에 따르면, 이 지역 보건의료 시설은 매우 제한돼 있으며 늘어나는 부상자를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한다.
부상자들은 지난 며칠 동안 응급실에서 줄을 서 있고, 아동들도 상당수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위독한 상태로 구조되는 생존자들이 늘면서, 보건 의료 서비스에 대한 필요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의료진들은 지진으로 파괴된 거주지와 식수 시설로 아동이 저체온증과 더불어 콜레라, A형 간염 등 수인성 질병의 위험에 놓여 있다고 경고한다.
대지진 전인 지난해 9월, 아동 수백 명의 생명을 위협한 콜레라 발병으로 시리아 북서부 지역의 보건 의료 상황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었다. 또 아동과 여성 특히 임산부의 영양상태도 지속적으로 악화돼 왔다.
월드비전 측은 “인도적 지원이 대폭 확대되지 않는다면, 이미 악화되던 시리아 아동과 주민의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월드비전 시리아 대응사무소 총책임자 요한 무이(Johan Mooij)는 “월드비전은 가장 시급한 필요가 충족될 수 있도록 시리아 및 터키 피해 지역에서 끊임없는 노력하고 있다”며 “대지진 후 아동과 주민 수십만 명은 추위 속에 고립돼 있지만, 들어오는 원조는 거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부상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보건의료 시설에는 더 많은 의료품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대지진으로 깨끗한 식수가 부족해져 지난해 콜레라 같은 수인성 질병이 더욱 확산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월드비전 조명환 회장은 “이번 대지진은 부실한 보건의료 시스템, 질병 확산과 더불어 시리아에 극심한 보건 위기를 가져왔다”며 “시리아에 대한 인도적 지원 경로는 막힘없이 개방되어야 하며, 더 많은 지원이 이뤄지도록 경로가 확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명환 회장은 “수십만 시리아 아동들은 이미 지난 12년간 어린 시절을 빼앗겼고, 아동이라면 당연히 누려야할 안전한 집, 학교, 보건서비스도 빼앗겼다”며 “평생 생사의 기로에 서있던 아동들이 이제 지진 위협을 경험하게 됐다. 우리는 지금 가장 도움이 필요한 시리아 아동을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월드비전은 대지진 발생 당일 긴급수요조사를 진행하였고 재난 발생 지역에서 신속하게 대응을 이어나가고 있다. 월드비전은 부상자들을 이송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시리아 북서부 지역의 보건 의료 시설과 수색 구조팀 등에 17,000리터의 연료를, 북서부 전역에 흩어진 임시 이재민 텐트 1,605개 가정에 히터와 연료를 제공했다. 이로써 더 많은 임시 해결책이 나올 때까지 이재민 가족들이 전기를 이용하고 체온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
또 월드비전은 시리아·터키 긴급 활동을 위해 초기 1천만 달러(약 127억원 상당) 지원에서 상향 조정, 총 2천 5백만 달러(약 317억 원)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월드비전 모금활동은 월드비전 홈페이지와 네이버 해피빈, 카카오 같이가치를 통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