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탈퇴’ 수지선한목자교회 “더 본질에 집중할 것”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기자회견 열고 배경과 계획 밝혀

고소고발 남발하며 피해와 피로감
연회·총회, 공정 재판 가능성 의문
연회, 선교사들까지 직임정지시켜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소속 교단인 기독교대한감리회 탈퇴를 결의한 용인 수지선한목자교회(담임 강대형 목사)가 21일 오후 교회 글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탈퇴 배경과 향후 계획을 밝혔다.

수지선한목자교회는 교인 837명의 요구로 지난 12일 장로교 공동의회 격인 임시당회를 열고 교단 탈퇴 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 결과, 무려 98%가 탈퇴에 찬성했다. 이날 임시당회에서는 총 입교인 1,370명 중 1,137명이 참석했고, 1,120명이 교단 탈퇴에 찬성했다.

교회 기획위원들이 주로 참석한 가운데 열린 21일 기자회견에서는 먼저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장로교의 당회원 격인 기획위원 9인 전원이 참석했다.

입장문에서는 “오랫동안 몸담았던 교단을 탈퇴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오랜 기도와 숙고 끝에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자 교회 구성원들의 염원이라는 사실을 확신하게 됐다”며 “인간적인 아쉬움을 뒤로하고, 온 교우들의 마음을 모아 교단 탈퇴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교단 탈퇴 배경으로 먼저 “소수의 교단법 고소 고발로 인한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며 “지난해 1,100여 명의 교우들이 교단 측에 교회의 안정을 도와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지만, 교단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난 10월 27일 제35회 감리교 총회에서 NCCK·WCC 탈퇴 건의안이 무산되는 과정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며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의 건강한 연합은 동의하며 추구하는 바이지만, NCCK·WCC의 종교다원주의와 친동성애 기조는 신앙양심상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천명했다.

교인들은 “이 결의는 전 교우들의 뜻과 마음이 담긴 결의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이번 결정으로 더욱 본질에 집중하는 교회가 될 것을 약속한다”며 “하나님을 뜨겁게 예배하고 다음 세대를 살리며 열방에 복음을 전하고 소외받고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들을 돕는 일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지속적인 분립개척을 통해 교회를 낳는 교회가 되어, 아름다운 가치를 확장하는 일에 힘쓸 것”이라며 “이 변화를 통해 교회의 핵심 가치와 사명은 더욱 굳건해지고, 한국교회 발전에 공헌하겠다”고 했다.

이후에는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먼저 교단 탈퇴 이유에 대해 권덕재 장로는 “극소수 인사들이 2년간 끊임없이 소송을 진행하면서 성도님들이 피로감을 많이 느꼈다”며 “일반 성도님들은 교단에 특별한 애정이나 관심이 없지만, 이번 일을 겪으면서 교단이 중요하다는 걸 느끼고 극심한 피로를 호소했다”고 말했다.

권덕재 장로는 “저희 교회는 30-50대가 주를 이루는 등 연령대가 젊다. 지성적·이성적이라 누가 분위기를 몰아간다 해서 몰려가지 않지만, 그들이 느끼기에도 교단이 뭔가 이상했던 것”이라며 “2년 동안 이러한 문제들이 누적됐다. 담임목사님 본안 소송도 두 번이나 문제 없다고 결론이 났지만, 별건을 제기해 규칙 오용과 질서 문란 등으로 재판을 받게 했다”고 지적했다.

권 장로는 “담임목사님의 치리를 피하기 위해 탈퇴한 것이 아니라, 성도님들이 피로감을 호소해 총의를 모은 것”이라며 “임시당회에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됐다. 최고 의결기구에서 결정되면 구성원들은 따라야 한다. 담임목사님이 분위기를 몰아간 것이 아니라, 철저히 평신도들에 의해 시작되고 결론이 났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강문식 권사도 “연회나 총회 재판에 여러 차례 다녀왔는데, 심사위원들로부터 입에 담지 못할 말은 교인들도 있었다. 너무 심한 말을 들어 우는 분들도 계셔 마음이 굉장히 아팠다”며 “몇몇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기각된 건을 별건으로 걸어서 연회 재판을 다시 시작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2년 재판을 하면서, 교인들은 영적으로 피폐해졌다”고 토로했다.

탈퇴 과정에 대해 북한선교부장 손재욱 권사는 “외부에서는 신속한 조치로 보일 수 있지만, 재작년부터 성도님들 사이 논의가 있었다.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고 인내하면서 버텼다”며 “그러나 교회 리더십들이 재판을 참관하면서 공정성에 의구심이 들었고, 편파적 재판임을 점점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손 권사는 “다른 교회들은 담임목사에게 임시당회를 열 권한이 있지만, 저희 교회 정관에는 입교인 1/3이 발의해도 가능하게 돼 있다”며 “정기당회 전 뜻을 품고 교인들이 임시당회를 추진했고, 837명이나 동의해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탈퇴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보였기에, 중지가 모아진 것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교리와장정에 의한 담임목사의 치리를 막으려는 편법이 아니냐는 질문에 강재식 권사는 “탈퇴는 담임목사님 문제와 하등의 관계가 없다. 목사님을 기소했던 핵심 내용들은 교단 심사위 결과 이미 두 차례나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라며 “기소자들이 근거도 증거도 없이 문제를 제기한 것을 연회에서 6개월 중징계를 내려 많은 교인들이 분노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성도님들이 더는 이 교단에 속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여기까지 왔다”고 밝혔다.

강재식 권사는 “소수 교인들이 스캔들을 부각시키고 전 교인들에게 알리면서 무조건 담임목사님에게 나가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저희도 많이 의아했다. 잘못이나 문제가 있으면 함께 기도하면서 상황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무조건 나가라고 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목적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임시당회 결과 98%가 찬성한 것에 대해 권덕재 장로는 “그 숫자가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고 생각한다. 교단 탈퇴에 100% 가까이 찬성했으니, 더 이상 돌아볼 의미가 없다”며 “임시당회 이틀 전쯤 결정적인 사건이 있었다. 연회 감독 명의로 선교사 세 분 포함한 열 분에게 직임정지 공문을 보낸 것이다. 부당하고 과하다는 느낌이었고, 압도적 찬성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고 폭로했다.

강재식 권사는 “티벳·튀르키예 등지에 있는 교회 파송 선교사들을 직임정지하겠다고 했다. 평생 하나님을 위해 헌신하면서 지금 멀리 나가 있는 선교사들까지 직임정지를 시켰다는 사실에 많은 성도님들이 너무 놀랐다”며 “오히려 98%나 탈퇴를 지지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강 권사는 “압도적 찬성과 지지는 연회가 무리한 기소를 했다는 것과, 대부분의 성도님들은 그만큼 목사님을 지지하고 신뢰하고 따른다는 것”이라며 “담임목사님은 말씀과 기도를 통해 많은 성도님들에게 은혜를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WCC나 NCCK 문제에 대해 손재욱 권사는 “교회가 건강해 보이는데, 왜 혼합주의의 WCC나 차별금지법을 옹호하는 NCCK 회원 교단에 있느냐며 떠난 성도님들도 있었고 이의제기도 많았다”며 “그 정점이 감독회장님이 WCC와 NCCK 탈퇴 안건을 두 번이나 부결시켰던 지난해 감리회 총회였다. WCC와 NCCK의 그런 행태들을 교인들이 신앙양심상 동의하거나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 권사는 “교회가 임계점을 넘은 이런 어려움들에 부닥치다 보니 교단을 탈퇴할 수 있었다. 전화위복이고 감사하다. 다른 교회들은 WCC나 NCCK에 동의할 수 없어도 교단 내에 머물 수밖에 없지 않는가”라며 “지역 맘카페에 교단 탈퇴 기사가 올라갔는데, ‘지지한다. 대단하다. 부럽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물론 나중에 교단이 변화한다면, 돌아갈 여지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희성 권사는 “갑자기 WCC와 NCCK 문제를 들고 나온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교회 내에 일찍부터 동성애 대책 관련 부서가 있었다”며 “서울시청 앞 등에서 반대 집회가 열릴 때마다 많은 성도님들이 버스 4-5대씩을 타고 참석했다. 교회 설립 당시부터 꾸준하게 적극 반대해 왔다”고 설명했다.

탈퇴 후 주변 반응에 대해 이장원 권사는 “주변 목사님들도 공감과 성원을 보내주고 계시다. 저희 목사님은 뼛속까지 웨슬리안이라고 하셨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결정이지만, 교인들 총의가 개인적 손해를 넘어서는 것 아니겠나 생각한다”며 “교회는 본질적 사명과 가치를 계속 지켜나가고, 교단에는 서운한 감정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함께 성장하고 격려하는 관계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교회 재산에 대한 감리회유지재단과의 마찰 가능성에 대해서는 “교회 총원 2/3 이상이 찬성할 시 교단 탈퇴를 인정한다는 사회법정 판례가 있다”며 “입교인 1,370명의 2/3는 66.67%인데, 저희는 81.8%가 찬성하고 있으니 사회법에 호소해 명의신탁된 재산을 찾아올 생각”이라고 했다.

장현숙 권사는 “98% 찬성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성도님들은 연합하면서 예배에 몰입해 기쁨을 얻어왔다. 다음 세대가 무너지는 가운데, 저희 교회는 금요 성령집회 등에 젖먹이 어린아이부터 청년들까지 참석해 앞에서 기뻐 뛰며 찬양하면서 예배드린다”며 “위로부터 오는 거룩한 기름부으심이 있기에, 성도님들 마음 속에 교단과 무관하게 예배자라는 마음을 품었다”고 말했다.

장 권사는 “어려운 상황과 해결되지 않는 문제 속에서도 하나님만 바라보고 예배드리는 가운데, 교회에 정말 필요한 것이 뭔지 생각했다”며 “죽어가는 다음 세대가 예배와 성령으로 하나님 앞에 온전히 서고, 북한 땅과 열방을 향해 선교하는 것이 우리 교회의 사명이다. 더 거룩한 기름부음이 흐르는 귀한 교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준범 권사도 “지난 2년간 9차례의 BT(Break Through) 집회와 90일 간의 연말 연속 기도회 등으로 교회가 한 몸이 됐다”며 “구성원 모두 합심하여 이뤄낸 성과이기에, 임시당회 결과가 자랑스럽다. 교회 본질로 돌아가 참된 예배자들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권덕재 장로는 “저희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이런 주제로 기자회견을 한다는 것 자체가 하나님 앞에 참담하고 부끄럽고 죄송하다. 이번 일로 크리스천들이 또 다시 예수님을 욕되게 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며 “아름답게 함께 성장하고 기도하면서, 양측이 고소 고발을 모두 취하하고 사랑으로 하나님 앞에 떳떳하게 설 수 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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