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총, 동성 커플 피부양자 자격인정 판결 비판
동성-남녀 결합, 결코 같지 않아
동성커플 피부양 자격인정 넘어
동성혼 법적으로 인정할지 문제
21일 동성 커플 피부양자 자격인정 판결에 대해,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이 22일 논평을 발표했다.
서울고등법원은 21일 동성 커플이라는 이유로 가입자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 자격을 박탈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건강보험 피부양자인 ‘배우자’의 의미에 대해 “사실혼 성립요건이 되는 ‘혼인의사’ 또는 ‘혼인생활’에서의 ‘혼인’은 그 자체로 ‘남녀의 애정을 바탕으로 일생의 공동생활을 목적으로 하는 도덕적·풍속적으로 정당시 되는 결합’으로 해석될 뿐이고, 이를 ‘동성 간의 결합’에까지 확장하여 해석할 만한 근거가 없다”는 1심 법원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2심 고등법원은 “현행법령 해석론적으로 원고(소씨)와 김씨 사이에 사실혼 관계가 인정된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서도 “이성 관계인 사실혼 부부와 동성 관계인 동성 결합 배우자 집단은 생활공동체의 상대가 이성 혹은 동성인 것만 다를 뿐이고 본질은 같은 집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교총은 “행정법 취지를 고려하면 공단이 동성 결합 커플에 대해서만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건 ‘성적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대우’라면서 누구나 어떠한 면에서 소수자일 수 있고, 소수자 자체로 틀리거나 잘못된 것일 순 없다는 소신 발언까지 판결문에 덧붙임으로써, 판결의 법적 완결성을 스스로 훼손했다”고 논평했다.
이들은 “서울고법 판단처럼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은 건보공단 처분을, 평등의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행정법의 일반원칙으로서 평등 원칙은 행정청의 재량권 행사를 통제하는 기능을 하는데, 공단의 피부양자 자격 부인은 자의적 재량이 아니라 국민건강보험법 5·9조의 해석으로부터 직접 도출되는 것으로 평등 원칙 위반이라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헌법상 평등 원칙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취급함을 금지’하는 것인데, 동성 간 결합이 남녀 간 결합과 본질적으로 같다고 볼 수는 없다”며 “양자를 구분해 달리 취급하는 것이 그 자체로 헌법상 평등 원칙에 현저히 위배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이에 대해 “본 사안은 동성 커플에게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할 것인가 하는 단순한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가 동성혼을 법적으로 인정할 것인가 하는 근본적 질문에 귀결된다”며 “우리는 동성애 합법화를 목표로 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건강가정기본법 개정 등 여러 시도에 대해 누차 밝혔듯 동성혼 합법화는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구분하시고 이들의 거룩한 결합인 가정을 통해 생육하고 번성할 것을 명한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거스르는 것이므로 반대한다. 이는 동성애자를 차별하거나 혐오하는 것과 구별돼야 한다”고 천명했다.
이들은 “나아가 동성혼은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兩性)의 평등을 기초로 설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는 헌법 36조 1항에 정면으로 반할 뿐 아니라, 혼인을 ‘1남 1녀 간의 정신적, 육체적 결합’이라 규정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에도 어긋난다”고 뒷받침했다.
한교총은 “현행법의 해석에 전념해야 할 법원이 헌법 명문 규정에 반할 뿐 아니라 상급심인 대법원 판결에도 어긋나는 소위 편향적 판결을 하는 것은 실정법 국가인 우리나라 법질서를 어지럽히는 월권이 아닐 수 없다”며 “다만 이 판결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기에,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동성애·동성혼을 법적으로 합법화하는 것은 결국 국민적 합의에 바탕을 두어야 할 것”이라며 “사법부는 국민적 합의보다 앞서 나갈 것이 아니라, 이를 기다리고 경청하는 것이 삼권분립을 기반으로 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기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