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에 대한 환상, 투자 망치는 지름길”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하나님의 투자 수업> 서창희 목사 (2)

▲서창희 목사는 &ldquo;하나님 그분은 어디에 투자하실까? &lsquo;나에게&rsquo; 투자하신다&rdquo;며 &ldquo;내 인생 전체가 투자라고 했을 때, 하나님은 이미 내 인생 전체를 통해 뜻하신 좋은 열매를 거둘 수 있도록 매 순간 이끌어 나가신다&rdquo;고 강조했다. ⓒ이대웅 기자

▲서창희 목사는 “하나님 그분은 어디에 투자하실까? ‘나에게’ 투자하신다”며 “내 인생 전체가 투자라고 했을 때, 하나님은 이미 내 인생 전체를 통해 뜻하신 좋은 열매를 거둘 수 있도록 매 순간 이끌어 나가신다”고 강조했다. ⓒ이대웅 기자

“돈을 ‘맘몬’으로 생각하며 경계했는데, 크리스천이 투자라니… 괜찮을까요?”

“성경은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결혼과 육아에 드는 비용을 생각하면 자신이 없어요.”

“‘피차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 말라’고 했는데, 요즘 대출 없이 어떻게 집을 사나요?”

“주식을 시작했다가 손실을 보고 있어요. 하나님 앞에서도 죄책감이 들고 그 생각만 하면 미치겠어요.”

“친구들은 수고한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비싼 물건을 사거나 좋은 곳으로 여행을 다녀요. 저도 가끔은 따라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크리스천이 ‘파이어족’이나 ‘투잡’을 꿈꿔도 되나요? 직장은 하나님이 주신 소명이라고 생각했는데 뭐가 맞는 건가요?”

‘목사가 쓸 수 있는 가장 디테일하고 실천적인 그리스도인 경제생활 입문서’. 추천사의 이 말처럼 서창희 목사의 이 책에는 ‘하늘에 붕붕 뜬 말’이 거의 없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돈에 욕심을 가지지 말라느니 벌어서 나누라느니 하는 ‘하나마나한’ 말들만 잔뜩 있는 것이 아니라, 투자·저축·대출에 관해 ‘그리스도인으로서 생각해야 할’ 실천적 지침이 가득하다.

뿐만 아니라 그것이 복음의 중요한 원리에까지 연결되어 있는 것을 보며 놀랄 것이라는 추천사가 딱 들어맞는다. 저자 서창희 목사는 본인의 부동산 매매 경험까지 탈탈 털어 ‘세상의 경제 원리에 갈팡질팡하는’ 크리스천들을 위해 성경적 관점에 기초해 ‘투자’를 설명하고 있다.

특히 투자에서 손실을 보고 있는 이들을 위해, 지속하기 위한 원칙으로 ‘원금 회복 같은 것은 없다’고 단언한다. ‘원금에 대한 환상’이 우리 투자 생활을 가장 크게 망치는 길이라는 것. 원금이란, 내가 지금 들고 있는 그 돈만큼이니, 거기서부터 다시 출발하라고 권면한다. 이는 비단 투자뿐 아니라,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에서 적용 가능한 ‘잠언(箴言)’으로 들린다.

“투자의 실패로 힘들어하고 있든, 복구하지 못하는 금액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든, 놓쳐 버린 부동산의 기회 때문에 한탄을 하고 있든, 그 어떤 상황이든 예수님은 구원을 주실 것입니다. 예수님이 나 대신 돈에 팔리셨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서창희 목사가 들려주는 나머지 투자 이야기.

하나님 우리에 주신 재능 찾아야
내 인생 전체에 하나님 투자하셔
투자 성공해도 그분 안 계시면…

-‘하나님의 나를 위한 투자’, 책에서 이 부분이 가장 좋았습니다. ‘투자’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전환되는 듯 했어요.

“우리는 투자라는 개념 자체를 내가 가지지 못한 어떤 것에 나의 어떤 부분을 던져서 뭔가를 얻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투자처도 외부에서만 보고, 행복도 외부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처럼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 투자의 흐름에 과감히 올라타지 못해 남들에 비해 불행하다고 생각하고요.

외부에서 투자처를 찾기 전에, 하나님의 사람들은 먼저 하나님이 내 안에 숨겨 두신 재능을 찾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내 삶을 어디 위치시키는지, 그 자체가 중요합니다.

하나님은 어디에 투자하십니까? 나에게 투자하십니다. 내 인생 전체가 투자라고 했을 때, 하나님은 이미 내 인생 전체를 통해 하나님이 뜻하신 좋은 열매를 거둘 수 있도록 매 순간 이끌어 나가십니다.

앞에서 천만 원을 잃었던 형제가 회복되는 과정을 말씀드렸는데, 천만 원이 계좌에서 마이너스가 된 것을 나의 지금 상태로 보지 않고, 이를 공급하신 하나님으로부터 시작해야 회복이 가능합니다. 손실 때문에 절망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 하나님을 믿지만 그분이 내 중심에는 안 계신 것이겠죠.”

-결국 중심이 중요한 거네요.

“그럼요. 투자에 성공해서 돈을 많이 벌었다 해도, 중심에 그분이 계시지 않으면 신앙은 더 안 좋아질 가능성이 높죠.

투자라는 게 정말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제가 아는 분이 비트코인만으로 30억 원을 벌었지만, 지난 코인 하락장에서 거의 다 날렸습니다. 투자가 무서운 것이, 많이 벌수록 ‘씨드 머니’가 더 크게 들어갑니다. 성공했다고 더 크게 들어가면, 예전보다 더 크게 잃기 쉽죠. 그러니까 투자란 완전히 빠져나오지 않는 한, ‘성공한 상태’라는 게 없어요.

백만 원으로 시작해서 어찌어찌 5천만 원을 벌었다면, 나중에는 2천, 3천, 5천만 원씩 투자하게 됩니다. 5천만 원에서 몇 퍼센트만 손실이 나도, 예전 백만 원으로 벌던 모든 수익을 다 까먹게 되는 거죠. 30억 원을 벌면 굉장히 좋지만, 그 다음을 또 증명해내야 합니다. 증명해내지 못하면, 더 크게 잃을 뿐이죠.”

-제가 투자를 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30억 원까지 벌었으면 손 털고 나올 것 같은데요.

“그럴까요? 1억 원에서 30억 원을 벌었는데, 30억 원을 투자하면 얼마를 벌겠습니까? 엄청나겠죠. 30억 원에서 멈춘다면, 강남에 아파트 하나 있는 많은 사람들과 같은 존재밖에 안 됩니다. 이 상황을 변화시킬 유일한 길은 투자뿐이죠. 거기서 탐욕이 들어가고, 손실을 처리하지 못합니다.

30억 원이 있어도 한 10억 원만 투자하고 나머지는 관리하겠다고 생각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어떤 형제가 가끔 투자 관련 실시간 중계 화면을 보여줘요. 이 업계 1등이라는데, 계속 손실을 보고 있어요.

투자라는 것은 오늘 잘 했다고 내일도 잘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순간순간 입은 손실을 복구하고 투자해서 더 큰 돈을 번다는 것이 그만큼 어렵습니다. 하루종일 노력과 에너지를 쏟아붓지 않으면 사실상 힘들어요.”

▲책 &lt;하나님의 투자 수업(서창희 | 생명의말씀사 | 232쪽 | 16,000원)&gt;.

▲책 <하나님의 투자 수업(서창희 | 생명의말씀사 | 232쪽 | 16,000원)>.

월세는 선하고 대출은 악하다고?
주신 돈 적게 지출하는 관점으로
성경적 투자? 성경적 운동은 있나

-아브라함이 아내 사라의 매장지를 돈을 주고 사는 성경 본문에서, 부동산에 대한 적용으로 이어지는 부분도 인상적입니다.

“허름한 빌라라도 거주 안정을 위해서 사면 좋다는 등의 이야기들을 싫어하는 목사님들도, 어느 교회로 청빙받고 싶냐고 하면 사택을 제공해 주는 교회를 원하세요. 그것도 결국 과거에 투자해서 사택을 구매했던 교회의 열매를 원하는 것입니다. 본인은 그런 게 싫다고 하면서, 남의 소유를 그저 갖고 싶어하는 건 기만일 수 있습니다.

월세나 전세를 구해서 주인에게 돈을 주면 성경적인 선한 사람이고, 은행에 원리금을 갚으면 악한 사람일까요? 하나님께서 주신 이 돈을 어떻게 관리해야 적게 지출할 수 있을까 하는 관점에서 봐야지, 대출이 옳으냐 그르냐는 관점으로 접근해선 곤란합니다.

지금은 조정 국면이지만 한때 집값이 많이 올라서 많은 사람들이 그 흐름에 올라타고자 할 때,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월세보다는 당연히 은행 대출을 원금과 함께 갚아 나가는 것이 유리합니다. 아무리 요즘 금리가 높더라도, 청년층 혜택 등으로 이리저리 할인이 가능합니다.

본문을 끼워 맞췄다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주제를 거론하면서 독단적으로 이야기하기보다, 같이 묶어서 생각해 보는 편이 낫지 않을까요?

또 어떤 분들은 ‘성경적 투자’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고 합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세요. ‘성경적 운동법, 성경적 요리법’ 이런 게 있을까요? 그런데 투자에 대해선 꼭 ‘성경적 투자’를 말해야 한다고 합니다.

운동이란 그저 원칙과 이론을 배워가면서 해보면 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몸이니 무리하게 운동하지 않는 등 원론적인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아령을 드는 방법 같은 구체적 내용들은 성경에 나오지 않잖아요?”

-끝으로, 이 책을 읽고자 하는 분들에게 한 말씀 해 주신다면.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목사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고 선입견을 가지실 수 있습니다. 사실 차근차근 저축하면서 인생을 견실하게 살아오신 분들께는 요즘 거론되는 이 ‘투자’가 크게 와 닿지 않으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노후를 대비해야 할 중년층이나 미래를 생각해야 할 청년들은 완전히 여기에 꽂혀 있습니다. 부모가 이해하지 못하니 아예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을 수도 있고요.

저는 ‘투자’를 단순히 돈이나 주식, 부동산에 국한시키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인생을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를 다룬 책입니다.

책에 노년의 인생을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다룹니다. 인생 자체를 투자라고 본다면, 마지막 인생의 황혼에도 하나님 앞에서 큰 열매를 거둘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노년에 대한 두려움과 막연한 방황, 염려 등에 대해서도 하나님 앞에서 잘 분별하고 결정하시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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