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 없는 자들에 억지로 자격 부여
대법원, 헌법과 판례 따라 바로잡길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이하 한기총)에서 23일 ‘동성 결합 관계의 건보 피부양자 자격 인정 판결을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번 성명서는 정서영 대표회장이 취임하며 한기총이 정상화된 후 처음 발표된 것이다.
한기총은 “서울고등법원은 ‘동성 부부’나 ‘사실혼’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동성 결합’ 관계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박탈하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고 우려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 등을 참조했을 때 두 사람의 사실혼 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성별 등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사실혼과 같은 생활공동체 관계에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또 “건강보험은 소득이나 재산 없이 피보험자에 의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을 피부양자로 인정해 수급권을 인정할 필요성이 있고 여기에 피부양자 제도의 존재 이유가 있다”며 “성적지향 등을 이유로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결정은 차별대우”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기총은 “‘성적지향 등’이 차별이라며 ‘동성 결합’ 관계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한 서울고등법원의 판단을 규탄한다”며 “동성 부부 혹은 사실혼을 인정하지 않았다면, 피부양자의 자격을 이미 상실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1심 법원은 건강보험 피부양자인 ‘배우자’의 의미에 대해 “사실혼의 성립요건이 되는 ‘혼인의사’ 또는 ‘혼인생활’에서의 ‘혼인’은 그 자체로서 ‘남녀의 애정을 바탕으로 일생의 공동생활을 목적으로 하는 도덕적·풍속적으로 정당시 되는 결합’으로 해석될 뿐이고, 이를 ‘동성 간의 결합’에까지 확장하여 해석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한기총은 “자격 없는 자에게 억지로 자격을 부여하기 위해 정서적·경제적 생활 공동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법의 경계를 허무는 행위는 사법부의 권한이 아닌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또 “헌법 36조는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兩性)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돼야 한다’고 규정했고, 대법원도 혼인을 ‘1남 1녀 간의 정신적, 육체적 결합’이라고 판결했다”며 “동성 결합은 혼인의 관계가 될 수 없고, 법적으로 ‘배우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도 재판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원고의 자격 여부를 판단하지 않는가”라며 “자격이 되지 않는다면 판결에 들어가지 않고 각하 결정을 내리는 재판부가 ‘동성 부부’나 ‘사실혼’을 인정하지 않아 배우자가 될 수 없는 동성 결합 관계에 배우자 자격을 주는 것은 전혀 앞뒤가 맞지 않고, 판결의 신뢰성을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우리는 서울고등법원의 이번 판단을 절대 신뢰할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다”며 “대법원이 헌법에 따라, 판례에 따라 바로 잡아 주기를 요청하며,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도 피부양자 자격인 배우자에 대해 정확히 정의해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