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빈자리, 생명나눔 자긍심으로 채워지길”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 목사, 이하 운동본부)는 지난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운동본부 사무실에서 제4회 D.F(도너패밀리) 장학회 장학금 수여식을 진행했다.
이번 수여식에서는 장학생으로 선정된 뇌사 장기기증인 유자녀 11명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했다.
최근 5년간(2017-2021년) 뇌사 장기기증인 2,334명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30-50대가 1,413명으로 약 60.5%에 달해, 경제적 지원이 필수적인 자녀를 둔 많은 가장들이 뇌사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짐작하게 한다.
이에 운동본부는 2020년부터 D.F 장학회를 출범하여 기증인 유자녀들이 생명나눔에 대한 자긍심을 품고 경제적 제약 없이 꿈과 재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학비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 수여식은 구산장로교회(담임 조성광 목사), 안성중앙교회(담임 송용현 목사), 은평중앙교회(담임 박병도 목사), 한마음교회(담임 문봉순 목사) 성도들의 나눔 손길로 가능했다.
특히 구산장로교회와 안성중앙교회는 장학회 발족부터 지난 4년간 뇌사 장기기증인 유자녀를 위한 후원을 이어오며 생명나눔 사역에 앞장서고 있다.
이 밖에 KB국민은행 중곡동지점(지점장 김상원), 네이버 해피빈, 임팩트비지니스재단 개인 기부 챌린지 앱 RZ를 통한 기부자들의 나눔도 더해지며 의미를 더했다.
올해 D. F장학회 장학생은 안현균 군(故 안경상 씨 자녀, 중2), 김우진 군(故 박선화 씨 자녀, 고1), 김민채 양(故 김경찬 씨 자녀, 고2), 최지수 양(故 최한천 씨 자녀, 고2), 배진우 군(故 배종수 씨 자녀, 대1), 김형진 군(故 박선화 씨 자녀, 대2), 신주연 양(故 신준욱 씨 자녀, 대2), 홍은지 양(故 한미영 씨 자녀, 대2), 문소희 양(故 유순미 씨 자녀, 대3), 박영림 양(故 박용수 씨 자녀, 대3), 김도엽 군(故 김형진 씨 자녀, 대4) 등 11명으로, 모두 갑작스럽게 부모를 잃은 힘든 상황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학업에 충실한 유자녀들이다.
교통사고를 예방해 인명을 구하는 일에 기여하고자 자동차 안전진단 연구원을 꿈꾸는 문소희 씨(25)는 3년 전 뇌사로 생을 달리하며 장기부전 환자들에게 새 생명을 전한 故 유순미 씨의 딸이다.
문소희 씨는 “엄마는 예의와 정직함을 가장 중요하게 가르치셨고, 때로는 엄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저를 품어주셨던 멘토이자 친구 같은 분이셨다”며 “엄마가 세상을 떠난 것은 큰 충격이자 슬픔이었지만, 장기기증을 통해 누군가를 살렸다는 생각이 작은 위로를 전해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2009년 장기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난 故 김형진 씨 아들 김도엽 군(23)은 “아버지께서는 자신보다 더 힘든 사람들을 돕기 위해 잠시 먼 곳에 가셨을 뿐, 여전히 우리 가족과 함께하고 계신다고 믿는다”며 “작은 씨앗이 인고의 시간을 이겨내고 싹을 띄워 푸른 숲을 이루듯, 장기기증의 고귀한 가치를 품은 씨앗이 우리를 통해 더 널리 퍼져나가기를 소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군은 현재 질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간호학과에 재학 중이며, 지난 1월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하며 아버지의 뜻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운동본부 이사장 박진탁 목사는 “생명나눔의 자긍심을 품은 뇌사 장기기증인의 유자녀들이 장차 우리 사회에서 훌륭한 역할을 해내기를 응원한다”며 “운동본부는 앞으로도 뇌사 장기기증인의 숭고한 사랑을 기리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