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 재개발 규제 완화, 지역 교회 대처 방안은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한국교회재개발연구소 이봉석 목사

초기 단계 중요, 단계별 대응 필수
협상 시 결국 하나님 주신 지혜로
내 교회처럼 최고의 팀과 컨설팅
1천 명 교회 청빙도 거절, 사명감

▲이봉석 목사는 “삼각형 모양의 종교부지를 받은 교회가 있었다. 교회에서 다섯 번이나 협상했지만, 조합에서 바꿔 주지 않았다”며 “그런데 컨설팅 계약 후 첫 만남에서 사각형으로 바꿔 주겠다고 했다. 하나님의 도우심”이라고 말했다. ⓒ이대웅 기자

▲이봉석 목사는 “삼각형 모양의 종교부지를 받은 교회가 있었다. 교회에서 다섯 번이나 협상했지만, 조합에서 바꿔 주지 않았다”며 “그런데 컨설팅 계약 후 첫 만남에서 사각형으로 바꿔 주겠다고 했다. 하나님의 도우심”이라고 말했다. ⓒ이대웅 기자

“재개발 지역 교회 건축은 어느 한 분야만 잘 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라, 종합적으로 모든 분야들을 잘 대처해야 합니다. 내 교회 일처럼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나서 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과거 재개발로 어려움을 당하고 위기를 겪었던 경험들을 토대로, 한국교회에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새 정부 들어 재건축·도시 재개발 조건 등이 파격적으로 완화되고 있다. 특히 3기 신도시뿐 아니라 1990년대 조성된 일산·분당 등 ‘1기 신도시’ 특별법이 공개되면서, 해당 지역들에 대한 기대감도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재개발이 시작되면 이주하거나 종교부지를 배정받아 다시 건축을 시작해야 하는 교회들은 막막하다.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교회재개발연구소를 설립해 재개발·재건축 지역 교회들을 돕고 있는 이봉석 목사는 “교회에서는 처음 겪는 일이고 관련 법률을 자세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각 단계별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른다”며 “저는 컨설팅 계약 후 교회에서 단계별로 대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잘 모르면 단계별로 조합에 마땅한 요구를 하지도 못한다. 교회에 필요한 부분을 미리 상의하면서서 교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마무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단계별로 잘 대처했더라도, 마지막에 합의서를 제대로 쓰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며 “너무 늦지 않게 저희 연구소와 만나시면, 교회가 큰 피해 없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했다.

이봉석 목사는 “목사가 목회나 하지, 왜 이런 일을 하느냐는 말도 들었다. 하지만 재개발 지역 교회는 존폐가 걸려 있는 문제”라며 “일방적으로 재개발·재건축에 묶여버린 교회들은 이렇듯 애가 타는데, 그런 심정으로 일해주는 사람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이 목사는 “컨설팅을 해드리다 1천 명 규모의 서울 한 교회에 청빙을 받은 적도 있지만, 이 일이 너무 중요하기에 고사했다. 또 다른 곳에서의 청빙도 거절했다. 노회에서는 미쳤다고 하지만, 후회나 미련이 전혀 없다”며 “하지만 저는 사명감으로 하는 것이다. 다른 분들은 이런 일을 하면서 성공보수로 더 많은 돈을 가져가지만, 저는 그런 유혹을 물리치다 보니 하나님께서 더 많은 도움을 주시더라”고 말했다.

그는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는 말씀대로 어떤 종류의 재개발이라도 잘 보상받을 수 있도록 교회들을 돕다 보니, ‘이 모든 것을 더해주셨다’”며 “공공 재개발부터 민간 재건축, 도시 개발, 가로주택 등 모든 종류의 재개발 교회들을 도울 수 있는 모든 환경과 조건, 인맥을 만들어 주셔서 변호사, 건축사 등 최고의 베테랑 팀과 함께 사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사례도 소개했다. 부산 한 교회는 재개발 지역 조합에서 종교부지에 건축비까지 지급하겠다는 합의서에 상호 서명했지만, 해당 지역에 아파트가 거의 완공될 때까지 착공조차 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그는 “합의서를 잘못 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구리 지역 한 교회도 ‘교회를 지어 주겠다’는 합의서를 재개발 지역 조합과 상호 작성하고 서명했다. 이후 조합은 교회를 헐어 버렸지만, 조합에서는 약속을 어겼다. 피해를 당한 교회는 억울한 마음에 소송까지 제기했지만, 법률 비용만 1억 원 가까이 소요하고 승소하지 못했다. 이 또한 합의서 내 ‘두세 단어’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 목사는 “재개발 이야기가 나오고 조합이 꾸려지면, 교회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정보도 얻는 등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그런데도 그러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아 아쉽다. 특히 교회들은 건축비뿐 아니라 음향이나 성가구 등 설비가 적지 않게 들어가는데, 이런 비용들까지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봉석 목사는 “교회들은 건축비뿐 아니라 음향이나 성가구 등 설비가 적지 않게 들어가는데, 이런 비용들까지 조합으로부터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대웅 기자

▲이봉석 목사는 “교회들은 건축비뿐 아니라 음향이나 성가구 등 설비가 적지 않게 들어가는데, 이런 비용들까지 조합으로부터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대웅 기자

이봉석 목사는 “재개발이 결정된 경우 보상을 받아 다른 지역으로 옮기든, 종교부지를 배정받아 교회를 짓든 둘 모두 보상을 많이 받아야 한다. 종교부지를 배정받을 때는 건축비도 많이 지원받아야 한다”며 “그러나 형편없는 돈만 받아서 쫓겨나듯 나가는 경우도 있더라”고 밝혔다.

또 “재개발 지역 내 큰 교회들은 조합에서 종교부지도 먼저 제시하는 등 우호적으로 대하지만, 200명 미만 작은 교회들은 건축비는 고사하고 종교부지도 주지 않으려 한다”며 “지방 한 지역의 경우 인근 큰 교회에는 종교부지 제공 합의서까지 작성했지만, 작은 교회에는 종교부지도 제공하지 않으려 했다. 제가 도움을 드려서 더 넓은 종교부지도 받고 건축비도 충분히 받게 됐다”고 소개했다.

다른 재개발 지역 300평 규모 교회의 경우 종교부지를 200평만 주겠다고 통보했으나, 이봉석 목사의 컨설팅 후 250평 이상을 보장받았다고 한다. 수도권 한 교회는 조합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이 목사의 도움으로 종교부지와 건축비까지 제공받는 합의서를 작성했다.

이 모두는 ‘초기 단계’에서 대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는 “초기 단계에서 대처할 수 있는 경우, 교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종교부지와 건축 등을 만들어갈 수 있다”며 “그렇지 않고 조합 말만 믿고 느긋하게 대처하다 억울한 일을 당하는 교회들도 적지 않다”고 언급했다.

수도권 지역 한 교회는 도로 옆 사거리에 50억 원 상당의 5층 건물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종교부지도 받지 못하고 지하상가 10평에 현금 7억 원만 보상받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관리처분 인가가 나 버리면 대응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며 “조합에서는 관리처분 인가 전까지는 많은 것들을 해줄 것처럼 말하지만, 총회가 열리고 인가가 나면 돌변한다는 사실을 아셔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봉석 목사는 “심지어 명도소송 1심에서 패소했어도, 2심에서 만회할 수 있다. 2심까지 해소하면 3심에서 뒤집기는 쉽지 않다”며 “처음부터 연구소와 함께 잘 대처해 간다면 성공적인 교회 재건축을 하실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 70년 된 한 교회도 초반에는 안일하게 대처하다 종교부지를 받지 못했지만, 연구소의 도움으로 다시 종교부지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한다. 대전 70평 정도의 한 교회도 종교부지를 거절당했으나, 이 목사의 협상을 통해 종교부지 100평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성남 한 재개발 지역의 경우 교회가 세 곳 있었는데, 두 곳은 대처를 잘못 해서 현재 종교부지의 절반밖에 받지 못해 교회를 지을 수 없을 정도가 됐다. 그러나 나머지 한 곳은 연구소와 함께 초기 단계부터 대처하다 보니, 지금보다 30%의 종교부지를 더 받게 됐다고 한다.

이 목사는 “컨설팅을 해드리는 교회들마다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최고의 팀과 제 노하우가 합해진 결과도 있지만, 무엇보다 교회를 순수하게 섬기겠다는 믿음 때문”이라며 “하나님께서 도와 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방법보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지혜가 더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합에서는 요즘 미분양 사태를 언급하면서 ‘남는 게 없다’고 호소하지만, 최근 한 조합 재건축 현장에서 건설사 세 곳이 경쟁을 하고 있더라. 정말 이익이 나지 않는다면, 그렇게 경쟁을 할까”라며 “미분양 때문에 재개발이 안 될 거라고 교회들이 지레짐작하거나 막연하게 미룰 것이 아니라, 대처할 수 있는 부분들을 다 해야 손해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봉석 목사는 “재개발과 재건축의 경우 교회뿐 아니라 상가나 토지를 소유한 성도들도 정당한 보상을 받으셔야 한다. 이 분들도 도와드릴 수 있다”며 “저와 정식으로 컨설팅 계약을 맺지 않으시더라도, 초기 단계부터 자문을 구하시면 재개발로 인한 피해를 훨씬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무엇보다 재개발은 교회에 있어 사활이 걸린 문제이기에, 마지막까지 변치 않는 마음으로 한국교회를 섬기고 싶다”며 “교회를 지키게 되면 눈물로 감사를 표하는 목회자와 성도님들이 계신다. 그런 분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이봉석 목사는 “현행 재개발 관련 법령들이 교회의 경우 비영리단체라는 이유만으로 토지와 건물에 대한 감정가액만큼만 보상을 해주고 있다”며 “제2의 사랑제일교회 같은 사태가 생기지 않도록, 종교시설도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법령 정비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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