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솔루션: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225)] 거짓말이 심한 아이들
거짓말이 심한 아이들이 있다. 이런 아이들은 사실과 다르게 말하고 행동하는 편이다. 거짓말은 자기방어적 성격을 드러낸다. 다만 심리적 문제점을 노출하는 상태이다. 아동의 심리적 개선을 요구하는 표식이라는 점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거짓말이 심한 아동은 불안을 느끼는 아동, 자기방어가 강한 아동, 책임을 회피하는 아동이다. 거짓말이 심한 아동은 다음 특징이 있다.
1. 현실 갈등의 결과
거짓말을 하는 아동은 현실 갈등의 결과이다. 이러 아동은 현실과 이상이 차이가 있는 편이다. 자신이 원하는 이상을 갖고 있다. 그런데 현실은 거기에 따라주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아동은 현실을 구분하는 능력이 약하다는 점이 문제다. 이런 특성은 아동으로 하여금 상상의 세계에 관하여 말하고자 한다. 때로는 현실을 상상으로, 그리고 상상의 세계를 현실로 말하고자 하는 혼동이 일어난다.
아동은 상상의 세계를 살아가는 특성을 갖는다. 그러기에 아동은 많이 의젓해지는 것 같아도 아직은 자신의 세계와 현실을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한다. 혼자 상상의 세계를 살아가므로 현실의 세계를 회피하려 든다. 이런 상상의 세계는 아마도 아동이 깨고 싶지 않은 꿈과 같다.
이런 현상은 사춘기까지 지속되다 스무살이 넘을 때쯤 그 고개를 넘어가게 된다. 그러니까 그 정도의 나이에 이르면 점차적으로 현실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때부터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로 현실감이 높아지게 된다.
아동의 거짓말은 공상과 현실의 구별이 뚜렷하지 못한데서 비롯된다. ‘사실이 아닌 것’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표현해 놓는 것이다. ‘어저께 아빠와 함께 동물원에 갔어요’, ‘곧 우리 엄마 아기 낳는다’ 등 정말로 있을 법한 말을 한다. 싸우던 상대 아동에게 ‘우리 집은 차가 다섯 대나 있단 말야’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것은 상대방에 끌려들어 무심코 말하는 것이다. 간절히 바라는 것을 마치 실제 있었던 일처럼 착각을 일으켜서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경우이다.
2. 욕구불만 상태
거짓말이 심한 아동은 욕구불만 상태에 있다. 욕구불만은 아동으로 하여금 거짓말을 하게 만드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심리가 강해지면, 실제로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희망이 언어로 나온다.
이런 현상은 물론 정신의 무의식적 작용이라는 점에서 이해된다. 그러기에 부모는 걱정거리가 될 거짓말인가, 그러한 정도는 아닌가를 살펴야 한다. 이때 의도성 없는 무의식적 거짓말이라면 일과성이다.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동이 거짓말을 의도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 아동의 성장과 함께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바다에 데리고 가 주었으면 좋겠다든가, 자전거를 사 주었으면 좋겠다는 등의 강한 욕구가 있다. ‘바다에 데리고 가 주었다’, ‘자전거를 사 주었다’하는 식의 표현을 취한 것이라면, 부모로서 이해해 줄 필요가 있다. 걱정이 되는 거짓말은 좋지 않은 것을 피하기 위함이다. 방어적으로 하는 거짓말과 다른 것을 대치하기 위하여 하는 거짓말이기 때문이다. 이는 어떤 상태에서 거짓말을 하는가를 깊이 살펴야 하는 이유이다. 부모는 이때 아동의 거짓말이 누구에 대하여 어떠한 내용의 표현인가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아동의 거짓말이란 단순하게 시도하는 피상적 성격이 있다. 그런가 하면 어떤 의도를 가지고 하는 목적성 거짓말은 분명히 다른 것이다. 이런 구분은 아동의 꾸밈 없는 심리를 이해하기 위한 시도의 하나다. 그러나 아동이 무언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성실하게 대응하고 조치해야 한다.
3. 인정을 받지 못한 결과
거짓말이 심한 아동은 인정을 받지 못한 결과이다. 부모로부터 존재 인정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존재 인정을 받은 아동은 내면에 긍정성이 축적되어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감을 가진 아동은 당당한데 비해, 거짓말이 심한 아동은 당당하지 못하다. 부모가 아동에게 갖고 있는 능력 이상의 것을 기대하는 경우이다. 이런 심리적 상황에서 아동은 부모로부터 보이지 않는 억압을 경험하게 된다. 자신은 잘 하고 싶다. 그런데 부모의 기대에 도달되지 못하는 것이다.
실로 아동은 평소에 나름의 발전을 하면서 부모의 요구에 응하려고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자주 한숨을 쉬게 된다. 이런 현상을 두고 부모는 겉과 속이 다르다고 본다. 더 심각해지면, 아동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친구를 모함하는 요령을 부리게 된다.
예를 들어, 부모가 보고 있으면 친구보다 먼저 무엇을 하고 나서 “저는 했어요. 저 애는 아직이구요” 하면서 고자질한다. 감독하고 있지 않는 곳에서는 행동이 태만하므로, 마침 그럴 때 부모의 얼굴이 보이면 깜짝 놀라는 것이다.
이런 경우 부모는 아동의 단순한 ‘교활’에 대해 못 본체하고 책망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는 얌전하지만 학교에서는 뽐내는 경우도 있는데, 주위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하여야 한다. 엄마에게는 솔직하게 약속하는데 아빠에게는 그 약속마저 깨뜨리는 경우도 대부분 가정교육 불합리에 원인이 있다.
4. 정리
거짓말이 심한 아동을 둔 부모라면, 전술한 원인을 참고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거기에는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
전 한일장신대 교수
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