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변화시키는 설교노트 14] 청중 이해하기 (4) 감각주의
활자 세상, 미디어 세상으로 변화
청년, 감각적 언어와 사고에 익숙
직관적·감각적·즉각적 소통 추구
설교자, 시대 흐름 거스르려 노력
4. 감각주의
미디어가 세상의 지형과 풍경을 바꾸어 놓았다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이 보편적으로 보급된 후,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사이버 공간에 접속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닐 포스트먼이 말한 대로 스마트폰은 활자 세상을 미디어 세상으로 변화시켰습니다. 텍스트보다 영상에 익숙해진 것은 비단 젊은 계층만의 특권이 아닙니다. 기성세대 역시 미디어를 쉽게 접하게 되었고, 미디어를 능숙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태어날 때부터 영상 매체와 자라온 세대가 사회로 속속 진출하면서 사람 사이의 생태계는 급변하고 있습니다. 1990년대에 태어난 세대는 본격적인 미디어 세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0년대생은 미디어를 통해 언어를 줄이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스마트폰이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이런 현상은 더 확대·심화되고 있습니다. 감각적 언어와 사고가 익숙한 세대가 사회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조금 더 다룰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사회에서 카카오톡은 젊은 계층의 커뮤니케이션 방식 자체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언어를 줄여 사용할 뿐 아니라 세 줄 이상 넘어가는 문장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런 현상 역시 기성 세대에게로 전이되고 있습니다.
요즘은 카톡도 공해라고 말합니다. 장문의 문자나 메시지를 받았을 때는 제대로 읽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지요. 문자보다는 이모티콘이나 이미지로 감정과 생각을 표현합니다.
21세기는 정보 시대입니다. 과거에는 정보를 주로 독서를 통해 얻었다면, 현대는 수많은 정보를 시각 이미지를 통해 얻으려 하고, 얻고 있습니다.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 PC는 수많은 정보를 이미지화해서 빠르게 제공합니다.
과거 세대가 문자를 읽으면서 깊이 사고하고 지식을 쌓아갔다면, 현 세대는 수많은 시각 이미지를 통해 감각적·즉각적으로 정보를 얻고 지식을 습득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시대 청소년과 청년은 직관적이고 즉각적인 소통을 추구합니다. 미디어에 장시간 노출되고 미디어를 즐겨 사용하면서 감각적·직관적·즉흥적 태도를 가지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현상은 청소년이나 청년에게서 도드라지게 나타나지만, 그렇다 해서 기성세대가 시대정신, 이 시대가 가진 문화와 흐름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기성세대 역시 오랜 시간에 걸쳐 텔레비전을 시청해 왔습니다. 스마트폰이 보편화 된 이후로는 기성세대 역시 스마트 폰을 즐겨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대중문화와 미디어에 노출되었고, 오랜 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기성 세대 역시 감각적·즉흥적 성향이 점점 깊어지고 확대될 수밖에 없는 환경입니다. 정도 차이는 있지만 기성세대나 젊은 층 모두 활자가 아니라 트위터와 이모티콘으로 소통하는 감각적이고 즉흥적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현대 청중은 소비 사회, 개인화가 가속화된 사회, 분주한 삶과 쏟아지는 정보, 경쟁이 치열한 피로 사회, 객관적 지식을 거부하고, 절대적 가치나 진리 도덕성이 희미해졌을 뿐 아니라 권위에 대해 회의적이고 의심하는 포스트모더니즘 사회, 인류의 지평을 바꾸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미디어가 지배하는 사회를 살고 있습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청중이 감각적이고 즉흥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설교자는 시대 흐름을 거스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복잡다단한 현대를 살아가는 청중을 깨우기 위해, 청중의 마음과 귀에 들리는 설교를 위해, 설교자는 이 시대의 정신과 특성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꿰뚫어 보는 안목을 기르고 또 길러야 합니다. 한 걸음 나아가 현대를 살아가는 청중이 가진 특성을 인지해야 하고, 이해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세상이 급변했지만, 그렇다 해서 영성이 필요 없는 세상이 된 것은 아닙니다. 친밀한 관계를 더 갈망하고, 영혼의 만족을 원하고 또 원하는 세상입니다. 어디서 마음을 채우고 영혼의 만족을 얻을 수 있는지 몰라 엉뚱한 방향에서 엉뚱한 방식으로 마음과 영혼을 채우려 할 따름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찾아볼 수 있는 온갖 종류의 중독과 병폐 현상은 영적 목마름을 잘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사람 마음과 영혼을 채울 수 있는 유일무이한 것이 바로 하나님 말씀입니다.
청중을 이해하고, 청중이 살아가는 시대를 이해하는 목회자는 영원한 하나님 말씀을 청중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전하고 나누고 가르치고 선포할 수 있는 길에 들어섰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시대와 청중을 이해하려는 마음과 자세야말로 청중의 삶을 변화시키는 말씀을 선포할 수 있는 첩경이라 하겠습니다.
시대와 청중에 대한 간략한 분석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앞으로는 본격적으로 청중의 삶을 변화시키는 설교에 관해 좀 더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지혁철 목사
광주은광교회 선임 부목사
<설교자는 누구인가>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