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힌두교인들, 세계도서전서 성경 배포 항의하며 난동

뉴욕=김유진 기자     |  

포스터 찢고 책 빼앗아… 경찰, 체포없이 무마

▲지난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국제도서전에서 힌두 민족주의자들이 기드온 인터내셔널의 성경 무료 배포를 방해하며 난동을 벌였다. ⓒNDTV 페이스북

▲지난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국제도서전에서 힌두 민족주의자들이 기드온 인터내셔널의 성경 무료 배포를 방해하며 난동을 벌였다. ⓒNDTV 페이스북

최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세계도서전에 힌두교 민족주의를 지지하는 군중이 몰려와, 기독교 단체의 성경 무료 배포를 방해하며 난동을 부린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인도 매체 NDTV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종교적 구호를 외치는 군중들이 ‘기드온스 인터내셔널’(Gideons International)의 가판대로 몰려와 성경 배포 중단을 요구하는 영상이 최근 소셜미디어에 공개됐다.

시위자 중 한 명은 자신을 힌두연합전선(Hindu United Front)의 델리 지부 수장이라며, 주변 사람들과 인도의 헌법에 명시된 권리에 대해 논쟁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매체는 도서전을 찾은 많은 관람객들이 “시위로 인한 혼란이 이런 규모의 행사에 걸맞지 않다고 표현했다”고 보도했다. 또 경찰 측 성명을 인용해 “도서전 주최측이나 기드온스 인터내셔널이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으며 폭력 사태는 없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관련자에 대한 체포는 이뤄지지 않았다.

또 NDTV는 2월 25일부터 3월 5일까지 진행된 행사에서 시위대가 무료 성경을 준다는 내용의 포스터를 찢고 가판대에 놓인 책들을 빼앗았다고 보도했다. 반면 다른 가판대들은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힌두교와 시크교 경전을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위 사태 후 힌두 민족주의 단체 ‘비슈와 힌두집회’(Vishwa Hindu Parishad, VHP)는 “기독교 단체들이 힌두교도를 함정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비노드 반살 VHP 대변인은 “시위한 회원들은 우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무료로 책을 배포하든 말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이것은 사고방식의 문제”라며 “(무료 성경을) 배포하고, 뒤쫓아오고, 속이며, 다른 종교를 모욕하는 방식이 사람들을 동요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드온 가판대의 한 자원봉사자는 “누구에게도 성경을 가져가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며 “10년째 도서전에서 가판대를 운영했지만, 이런 사태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매체는 기드온 가판대 근처에서 무료 요가 강습이 제공되며, 힌두교 경전인 바가바드 기타가 판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문학 행사에서는 일부 상점들이 힌두교, 시크교, 이슬람교 및 기독교에 관한 종교적인 내용을 주제로 다뤘다고 밝혔다.

기드온스 인터내셔널은 웹사이트에서 “기독교 사업가들과 직업인 남성과 그들의 아내들이 예배를 위해 함께 연합하고, 개인 간증을 나누며, 성경과 신약을 제공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알리는 데 전념하는 협회”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릴리스인터내셔널(Release International)은 힌두 민족주의 정당인 인도 인민당(BJP)의 장기 집권이 급진주의 힌두교 진영을 점점 더 대담하게 만들었다며, 기독교인 박해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의 종교 자유 상황은 2014년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가 당선된 이후 최근 수 년간 급격히 악화됐다. 인도 내 기독교인 수는 전체 인구의 2.3%에 불과하며, 힌두교인은 약 80%를 차지한다.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오픈도어는 올해 인도를 기독교 박해 국가 중 10위에 올렸다. 오픈도어는 인도에 관한 팩트시트 보고서에서 “힌두 극단주의자들은 기독교인의 존재와 영향력을 인도에서 척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 일의 배후에는 ‘인도 기독교인과 기타 소수종교인은 진정한 인도인이 될 수 없고 인도 외부에 충성을 맹세하고 있어, 그들을 추방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념인 힌두트바(Hindutva)가 있다”며 “이는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증오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기독교인과 다른 종교적 소수자를 대상으로 조직적이고, 폭력적”이라고 경고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한국기독교 140주년 기념 한국교회 비전대회’

선교 140주년 한국교회 “건강한 교회 만들고, 창조질서 수호를”

복음은 고통·절망의 역사 속에서 민족의 희망 돼 분열·세속화 얼룩진 한국교회, 다시 영적 부흥을 지난 성과 내려놓고 복음 전하는 일에 달려가며 다음세대 전도, 병들고 가난한 이웃 돌봄 힘쓸 것 말씀으로 세상 판단하며, 건강한 나라 위해 헌신 한국교회총연…

 ‘AGAIN1907 평양대부흥회’

주님의 이름만 높이는 ‘제4차 Again 1907 평양대부흥회’

탈북민 500명과 한국 성도 1,500명 참석 예정 집회 현장과 이후 성경 암송과 읽기 훈련 계속 중보기도자 500명이 매일 기도로 행사 준비 1907년 평양대부흥의 성령 역사 재현을 위한 ‘AGAIN 1907 평양대부흥회’가 2025년 1월 6일(월)부터 11일(토)까지 5박 6일간 천안 호서…

한기총 경매 위기 모면

한기총 “WEA 최고위층 이단성 의혹 해명해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이하 한기총)이 WEA(World Evangelical Alliance) 최고위층의 이단성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청했다. 2025 WEA 서울총회 조직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한기총은 13일 입장문에서 “WEA 서울총회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WEA 국제이사…

김종원

“다 갈아넣는 ‘추어탕 목회’, 안 힘드냐고요?”

성도들 회심 이야기, 전도용으로 벼랑 끝에 선 분들, 한 명씩 동행 해결 못하지만, 함께하겠다 강조 예배와 중보기도 기둥, 붙잡아야 제게 도움 받지만 자유하게 해야 공황으로 섬기던 교회 결국 나와 책 속 내용, 실제의 ‘십일조’ 정도 정말 아무것도 없이 …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제42회 정기총회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새 대표회장에 권순웅 목사 추대

세속의 도전 속 개혁신앙 정체성 확고히 해 사회 현안에 분명한 목소리로 실시간 대응 출산 장려, 청소년 중독예방 등 공공성 노력 쪽방촌 나눔, 재난 구호… 사회 책임도 다해 총무·사무총장 스터디 모임으로 역량 강화도 신임 사무총장에는 이석훈 목사(백석) …

저스틴 웰비 대주교

英성공회 수장, 교단 내 ‘아동 학대 은폐’ 논란 속 사임 발표

영국성공회와 세계성공회 수장인 저스틴 웰비(Justin Welby) 캔터베리대주교가 아동 학대를 은폐했다는 스캔들 속에 사임을 발표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웰비 대주교는 12일(이하 현지시각) 영국성공회 웹사이트에 게재한 성명에서 “찰스 3세의 은…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