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솔루션: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226)] 강박적 성격을 가진 아이들
강박적 성격을 가진 아이들이 있다. 지나치게 세밀하고 유연성이 없는 아이들이다. 너무 세심해서 주변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든다. 그리고 반응이 느려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다. 이를 단순히 성격 문제로 간단하게 볼 것이 아니다. 큰 심리적 장애로 이행할 수 있어,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 강박적 성격을 가진 아동은 신경이 예민한 아동, 행동이 느린 아동, 완벽주의 경향을 가진 아동 등이다. 강박적 성격을 가진 아동은 다음 특징을 갖고 있다.
1. 성격발달이 원만하지 못한 결과
강박적 성격을 가진 아동은 성격이 원만하게 발달되지 못했다. 성격이 원만하게 발달되면 유면함을 보이면서, 적응력도 원만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원만한 성격 발달에는 부모와의 관계인 심리적 환경이 중요하다. 아동이 성장하는 부모 관계의 환경은 성격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다. 아동이 어떤 부모관계에서 성장하였는가의 문제는 그의 성격에 결정적이 되기 때문이다. 강박적 성격은 부모 관계의 환경에서 형성되었음을 추론하게 된다.
여기에는 다음 예를 들 수 있다. 부모 관계가 어려워 어린 아들을 친정에 맡겨야 했던 어머니가 있었다. 그 아들은 외할머니 댁에서 성장했다. 그 외할머니는 지나치게 꼼꼼한 성격을 가지신 분이었다. 외가에 사는 동안 아들은 휴지조각을 방바닥에 떨어뜨려서도 안 된다. 그리고 물건도 가지런히 정리해 두어야만 했다. 심지어 잘 때는 군인들처럼 옷을 가지런히 정리해두어야 했다.
아들은 성장하면서 점차 강박적 성격을 가진 아동으로 되어갔다. 훈훈하고 넉넉한 인심에서 성장하지 못한 환경적인 요인이었다. 그리하여 강박적 성격을 가진 아동으로 발전하게 만들었다. 이로써 그 아들은 심각한 자율성이 침해받게 되었다.
“나는 해낼 수 있다”는 자기 능력에 대한 신념은 자율적 행동을 유발하는 중요한 원동력이다. 그러나 이를 획득하지 못한 아동은 직선적이고 협소하다. 잘 규정된 행동에서 이탈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하게 된다.
2. 유연성이 결여된 상태
강박적 성격을 가진 아동은 유연성이 결여된 반응을 나타낸다. 모든 일에 엄격하고 치밀하게 반응한다. 그러다 보니 갈등하고 불안하여 외부에서 일어난 것을 마음으로 수용하거나 용납하는 것이 잘 되지 않는다. 이들에게 유연성이 결여된 반응은 잘하는 것으로 오해되기도 한다. 매사에 엄격하고 철저하게 행동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이 사회적으로 용납되는 승화된 형태로 변모된다고 하자. 그렇게 되면 매사에 계획적이고 탐구적이면서 주의성이 깊고 단정하거나 청결하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유연성 결여는 정신이 이완되지 않는 상태이므로, 모든 정신이 집중되면 정신생활이 방해되기에 자기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그리하여 정신적 고통과 괴로움을 받게 된다.
이런 유연성이 결여된 반응이 점차로 강박적으로 되기 시작하면, 바로 강박 충동을 유발시키는 원인이 된다. 강박 충동은 하루 수십 번 손을 씻는 것 같이 어떤 행위를 반복적으로 시도하게 만든다. 이는 불가항력적인 심리적 세력이기 때문이다.
3. 억압에서 성장한 결과
강박적 성격을 가진 아동은 부모의 억압 속에서 성장한 것이다. 억압이 꼼꼼한 성격을 형성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억압은 심리적으로 강한 힘에 의해 눌리는 현상이다. 아동이 어떤 강한 눌리면 생각이나 행동이 자연스럽지 못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못하는 행동은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일정한 방향으로의 편향성을 보이게 된다.
그러나 이런 유형의 아이는 때로 어른들로부터의 평판은 좋은 편이다. 그러므로 대개 착한 아이라는 표찰이 붙는다. 이런 분위기는 그대로 아동으로 하여금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 무리하게 만드는 경우도 많다. 그렇게 되면 만사가 꼼꼼해 시간이 걸리게 된다. 그리고 에너지의 대부분을 정리하는 데 돌리게 된다.
그리하여 친구와의 교제나 아동다운 생활이 불가능해지기도 한다. 이들의 교우관계는 마음을 쓸 시간이 없다. 친구들에게도 어쩐지 선생님의 조수 같은 생각이 들어 거리감을 가질 때문이다. 이는 아동의 사회성에 문제를 보이는 측면이다.
더구나 이런 아동은 자신에 대해 착한 아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때로는 칠칠치 못한 아이, 더러운 아이, 거친 아동에 대해 비판적인 경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아이답고 활기찬 생활이나 야성미 넘치는 활동이 없다.
유머를 구사하는 아동이나 장난꾼들로부터는 멀어진다. ‘착한 애이긴 하지만 재미가 없다’는 평을 듣게 된다. 한 마디로 인간미가 부족한 점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들의 인간미의 부족은 사회생활 하는 데는 가장 큰 문제점이 될 수도 있다.
4. 정리
강박적 성격을 가진 아동을 둔 부모라면, 전술한 원인을 참고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기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
전 한일장신대 교수
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