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시리아 인도적 지원 촉구
지원 필요성은 급증, 지원 계속 줄어
학교 밖 아동 2백만, 40% 조혼 위기
지진 후 아동 85만 이상 PTSD 위험
시리아 전쟁이 발발한 지 12년째를 맞이한 가운데,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은 15일 “시리아의 인도적 지원 필요성은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지원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월드비전은 시리아 아동과 가족의 참혹한 현실을 알리는 통계를 발표했다. 2013년부터 시리아에서 활동중인 월드비전은 “지난 2월 6일 발생한 대지진으로 시리아 주민들의 고통은 증가하고 있고, 아동들은 더욱 취약해지게 되었다”고 전했다. 특히 “장기화된 시리아의 분쟁이 오늘로 12년째를 맞으면서, 전쟁 외에는 아무것도 경험하지 못한 채 유년기를 보내고 있는 많은 시리아 아동들은 국제 사회에 의해 잊혀질 위험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월드비전 발표 자료에 따르면, 시리아에 살고 있는 640만 명의 아이들 중 200만 명 이상이 학교를 다니지 않고 있으며, 이 중 40%가 여자 아이들로 조혼 위험을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폭력과 고통을 경험하거나 목격해 왔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최근 콜레라 발병 외에도 보건 시설과 학교, 국내 실향민 캠프에 대한 공격은 모든 시리아 아동의 생존과 미래를 황폐화시키고 있다.
월드비전이 지난 2011년 시리아 전쟁 10년째를 맞아 발표한 ‘경제적 손실과 파괴된 아동의 삶’ 보고서에 따르면, 전쟁 10년 간 경제적 손실은 약 1,322조 원이며, 전쟁이 당장 끝나도 아동들이 기본적인 교육과 보건 서비스 부재로 받은 영향까지 고려하면 손실액은 2035년까지 약 1,545조 원(1조 7천억 달러 이상)으로 예측했다.
설상가상으로 얼마 전 시리아와 튀르키예를 강타한 대지진으로 두 국가 아동 85만 명 이상이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고, 고통과 트라우마를 증가시켰다.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시리아 아동들은 현재 반복적이고 복합적인 고통스러운 경험에 노출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상이 나타날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성인이 될 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행동 및 정서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드비전의 시리아 대응 총 책임자 요한 무이(Johan Mooij)는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이 정도의 처참함을 보지 못했다. 그 부정적 영향이 너무 커 생존자들이 회복하는 데 한 세대가 걸릴 수 있고, 수백만의 사람들이 이미 인도적 지원 도움으로 생활하고 삶이 개선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북부 시리아는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월드비전은 이번 시리아 전쟁 12주기를 맞아 대지진으로 급증한 필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추가 지원 경로와 자금, 인도적 지원의 확대를 촉구한다”며 “국제사회는 시리아 아동과 청소년 교육, 소득증대 기회, 정신건강 및 심리사회적 지원 서비스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또 아동과 주민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지속가능 해법을 장기적 관점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월드비전 조명환 회장은 “시리아 아동들도 행복하고 평화로운 유년기를 누릴 자격이 있다. 이를 위해 어느 때보다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며 “이번 대지진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우리 정부와 국민들께서 보여주신 성원에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관심이 지속되길 바란다. 너무 오랜 시간 어른들의 다툼으로 고통받아온 시리아 아동들이 다시 꿈꾸고 희망을 갖기 위해 충분하고 장기적인 인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월드비전은 2022년 시리아에서 보건, 식수 및 위생, 아동 보호, 정신건강 및 심리사회적 지원, 교육, 영양 및 생계 분야 인도적 지원을 통해 190만 명 이상을 지원했다. 수혜자 45%는 아동, 30%는 여성이다.
또 2월 6일 시리아와 튀르키예 대지진에 신속하게 대응, 양국 15개 파트너 기관과 함께 지원하고 있다. 시리아 북서부에서도 신속한 대응으로 지진 후 몇 주 동안 인도적 지원이 필요했던 5만 명 이상에게 도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