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어머니
어머니
-모친 김기동 권사(1930-2023)를 기리며
2월의 마지막 날 새벽
주무시다가
두 손 모아 기도하듯이
어머니는 가셨습니다
온기는 사라져도
맑은 빛 고운 얼굴
평화로이
안식의 세계로 떠나셨습니다
94년, 짧지 않은 시간을 뒤로 하시고
먼저 하늘 품에 안긴 가족과 친지를 만나러
영원의 품 안으로 오르셨습니다
어머니,
한평생 애쓰셨습니다
자녀를 향한 다함없는 사랑의 샘물
이웃을 향한 너그러움과 관용
몸으로 가르치신 나눔과 베품
시시때때로 바치신 기도의 시간
어린 나이에 일제강점기 찬바람을 맞으시고
꽃다운 젊은 날 피난길에 오르시며
보릿고개 배고픔도 겪어보신 어머니
쌀 한 톨도 귀히 여기던 이 땅의 어머니들처럼
검소 검약의 손길로 집안 대소사 챙기시고
이웃의 안부를 늘 물으신
배려와 긍휼의 심정
사람의 도리를 몸소 본보이시고
무례한 말 한마디도 알지 못하신 어머니는
우리 가문에 주신 하나님의 선물
안동 김씨 김좌진 장군의 혈통으로
여산 송씨 아버지와 부부의 연을 맺으시어
믿음의 씨앗을 심으시고
거두신 훌륭한 열매들
어머니,
나의 어머니, 우리들의 어머니
이제 3월입니다
하나님 품에 안시기어
어머니도 봄을 맞이하셨나요
_송광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