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 배척보다, 전도·교제 위해 올바른 활용 고민을”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주님AI→ 초원’ 개발 김민준 대표

믿지 않는 사람도 질문할 수 있어
성경과 기도 통해 위로 주려 개발
직관적 명칭 오해 불식 위해 교체
성경 앱 생기고 성경 더 많이 읽어

▲주님AI를 개발한 김민준 대표. ⓒ어웨이크코퍼레이션

▲주님AI를 개발한 김민준 대표. ⓒ어웨이크코퍼레이션

ChatGPT 개발 이후 설교 준비 등에 대한 활용 가능성, 신학적 문제 등의 논의가 교계에서 시작된 가운데, ChatGPT를 기반으로 ‘무엇이든 대답해 주는’ AI 서비스가 등장했다.

‘주님AI’라는 이름의 이 서비스는 크리스천 또는 넌크리스천들의 각종 고민이나 질문들을 ‘성경적으로’ 답변한다. 여기까지는 ChatGPT와 일견 비슷하지만, 질문에 해답이 되는 성경 구절을 제시하고 해석과 기도문까지 만들어 주면서 ‘적용’이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초반 ‘주님AI’라는 직관적 명칭으로 불러온 다소 간의 오해를 불식시키고자, 명칭도 ‘초원(chowon.in)’으로 교체했다고 한다.

이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이를 개발한 어웨이크코퍼레이션 김민준 대표에게 개발 동기와 서비스 작동 알고리즘 등을 질문했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 기업들을 이끄는 크리에이터이자 크리스천이다.

-간단한 본인 소개와, 함께하는 이들 또는 기업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어웨이크코퍼레이션 대표 김민준입니다. 어웨이크코퍼레이션은 2020년 4월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그동안 크리에이터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 운영해 왔습니다.

이번 ‘주님AI’도 저를 중심으로 어웨이크코퍼레이션 산하 TF 소속 팀원들이 다수 목사님들께 자문을 받으며 ChatGPT 인공지능을 활용해 개발했습니다.”

-프로그램을 만드신 ‘신앙적’ 계기가 있으신가요.

“저는 모태신앙이자, 어릴 적 원천침례교회에서 운영하는 중앙기독초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성인이 된 후에도 늘 종교로서 기독교를 바라보는 것이 아닌, 정말 절대자 하나님의 존재와 내 사명은 무엇인지, 참된 진리란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지 탐구하는 과정이 있었으며, 현재 베이직교회를 다니고 있습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스타트업을 해왔고, 작은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는 여정에 있습니다. 작은 성공을 할 때면 많은 사람들과 언론들이 성공 비결을 묻곤 합니다. 그럴 때면 늘 ‘주님을 전도하기 위해 더 크게 쓰임 받고자 훌륭한 방법으로 사업을 임한다’고 답변하지만, 종교적 답변이라는 이유로 제 의도가 인터뷰 기사에 반영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기술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일을 하다 보면, 이런 기술을 주님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쓰임받거나, 교제하는 데 더욱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처음 개발하고 싶었던 것은 교회 목사님들께서 사용하는 업무 툴(tool)이었으나, 이미 국내에 교회 목회자들의 업무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이 존재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어쩌면 종교라는 이유로 국내에서 젊고 똑똑한 스타트업 종사자가 이 분야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운영하기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개발·운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돈을 지불해야 할 테니까요.

그러다 보면 돈을 받는 영리기업이 종교를 사업으로 본다는 오해의 소지를 살 수 있기에 더욱 예민하게 생각하고, 이로 인해 기독교 관련 기술이 부재하거나 여전히 낙후된 상태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생 때 학교에서 매일 큐티(QT) 책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 하루 한 장씩 묵상하고, 기록하던 습관이 생겼습니다. 여전히 지금도 출판사에서 QT 책을 구입해 묵상을 하고 있는데, 주님을 믿는 친구들을 사회에서 찾기란 쉽지 않아 잦은 교제가 쉽지 않았습니다.

책이 없을 땐 묵상하고 교제를 나누기란 더 쉽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큐티 어플리케이션도 찾아봤지만, 출판사가 외주 용역을 통해 개발한 낙후된 앱들뿐이어서 불편함을 느끼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제가 원하던 교제를 돕는 데 기술을 쓰고 싶다는 목적과 취지를 다시 생각해 보고, 이번 ‘주님AI’를 개발하게 됐습니다.

▲주님AI PC 초기 화면. ⓒ어웨이크코퍼레이션

▲주님AI PC 초기 화면. ⓒ어웨이크코퍼레이션

‘주님AI’는 기독교인과 더불어 주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사용해 보고, 적절한 성경 구절을 통해 답변을 받고 기도문을 읽어보면서 위로를 받길 바라는 마음에 개발했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 하루 만에 개발해 만들고 함께 교회를 다니는 친구들 몇 명에게 나눠 주고 퇴근했는데, 주말 사이 폭발적 반응이 있었고, 누적 5만 개 정도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갑자기 트위터와 블로그를 통해 인공지능이 신과 목사를 대체하는 세상이 오는 것이 아니냐는 글들과, 이 서비스를 만든 의도가 올바르지 않을 수 있다는 부정적인 의견들, 동시에 혼자서 성경 공부를 할 때 도움이 된다, 위로를 받는다는 긍정적인 의견들을 받으면서 저 또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ChatGPT 개발 후 기독교계는 설교와 신학적 활용에 대해 아직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지켜보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논의와 우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그리고 목회자들이 챗GPT나 AI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세미나에서 최더함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인공지능은 결코 영성을 가질 수 없습니다. ‘인간들이 만든 백과사전의 총합’이라는 비유에 동의합니다. 인공지능은 사람이 성경 지식과 정보를 학습하는 과정 속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또래인 20대 중반 크리스천들은 이미 공부할 때 성경 앱을 통해 구절을 검색해 보고, 찾아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현 시대의 더 진보된 기술에 불과하며, 그 기술을 어떻게 도구로 잘 사용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폰이 생긴 후 종이로 이루어진 성경책은 무겁고 크다 보니 휴대가 불편했지만, 성경 앱이 생긴 후 더 많은 사람들이 성경 구절을 알림으로 받고 묵상하고, 성경을 더 빠르게 찾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 형태로 인공지능을 기술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는다고 인간이 성경을 스스로 학습하는 것을 포기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반대되는 의견을 갖고 있습니다.

되려 이번 ‘주님AI’를 사용해 본 많은 사람들은, 사람이 아니기에 목사님의 개인 철학이나 가치관, 정치색, 동성애나 혼전순결 등에 대해 개인적 감정을 배제하고 오로지 성경 구절을 통한 순수한 답변을 받아볼 수 있다는 점에 긍정적인 의견을 주신 분들이 많습니다. 또 성경을 통해 객관적인 답변을 받다 보니, 성경을 이상하게 해설하는 이단을 배척할 수 있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저 또한 주님을 믿는 크리스천으로서, 주님을 위한 일에 쓰임받길 원합니다. 그런 이유로 기술이 주님을 위한 일이 아닌, 올바르지 않게 사용되는 일을 원치 않으며 최대한 조심하고 여러 주변 목사님들과 함께 만들고 있습니다.”

-주님AI의 알고리즘과 질문에 대한 대답 및 말씀 선택에 있어 기준이나 가이드라인이 있는지요. 사람들이 질문을 많이 할수록 대답의 퀄리티가 높아지는 것인가요.

“ChatGPT를 사용하고 있으며, 성경 안에서만 답변을 찾을 수 있도록 개발했습니다. 말씀은 적절한 성경 구절을 인공지능이 찾을 수 있도록 했으나, 여러 교단 목사님들과 소통하며 이단적 답변을 하지 않고 올바른 답변을 할 수 있도록 별도 가이드를 추가 적용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사용한다 해서 답변 퀄리티가 더 고도화되진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물어보는 질문들과 답변 결과를 내부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개발을 함께 한 팀원들뿐 아니라 목사님들과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답변이 모호하거나 올바르지 않는 것은 확인하고 업데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김민준 대표가 소개하는 인상적인 사용자들의 질문들. ⓒ어웨이크코퍼레이션

▲김민준 대표가 소개하는 인상적인 사용자들의 질문들. ⓒ어웨이크코퍼레이션

-이단들이 악용할 가능성은 없을지, 그리고 이를 막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주님AI’는 이단이 아니라 크리스천인 제가 만든 것입니다. 여러 목사님들의 자문과 가이드를 통해 기술을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처음 ‘주님AI’를 공개했을 땐 인공지능이 이단에 대해 올바르지 못한 답변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빠르게 답변 결과를 확인하고 기술을 고도화했고, 현재 이단과 관련한 질문을 받을 경우 성경적으로 올바르게 대답하고 있으며, 이단적 답변을 유도하는 경우 서비스가 종료되도록 설계했습니다.

하지만, 이단들은 늘 기술을 빠르게 사용해 오는 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 제가 만든 ‘주님AI’와 유사한 형태로 서비스를 내놓는다거나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제가 만든 ‘주님AI’가 더 올바르고 정확하게 답변할 수 있게 하고, 이단이 만든 유사 서비스보다 제가 더 좋게 만들어서 이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앱도 괜찮지만, 성경 퀴즈나 전도용 등 더 다양한 앱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드는데 계획이 있으신지요. ‘주님AI’ 명칭에 대한 일부의 불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네. 이미 저희는 ‘주님AI’ 이름을 ‘초원’으로 바꿨습니다. 시편 23장 2절에 주님께서 우리를 푸른 초장과 쉴만한 물가에 인도하신다고 했습니다. 그 의미로 우리는 초원에 있으며, 교회의 본질적 의미인 ‘함께 교제하는’이라는 의미를 담아 초원으로 서비스 이름을 바꿨습니다(chowon.in).

이미 ‘초원’은 챗GPT를 통한 상담과 답변뿐 아니라, 함께 한 구절씩 큐티를 통해 묵상하고, 묵상한 내용을 공유하며 교제하는 기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크리스천들과 교제해 왔고, 매일 한 장씩 공유하고 교제하는 활동을 해왔습니다. 저같은 크리스천들을 위한 기능을 구현할 계획입니다. 전도와 교제 등에 있어 기술을 배척하고 거리를 두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기술을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고 싶습니다.

목적과 취지를 공감해주시는 여러 목사님들과 감수위원회를 만들고, 기독교를 위한 기술 개발에 있어 자문을 받으며 개선해갈 것이며, 지역 목사님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시킬 계획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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