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춘기 박사, 개혁신학회에서 발표
청년층 감소, 가치관 변화와 소통
가나안 성도, 대면 예배 회복으로
신앙심 약화, 훈련과 전도 강화로
개혁신학회(회장 박응규 교수) 제38차 학술대회가 ‘한국교회의 미래 세대: 개혁신학적 전망’을 주제로 8일 분당우리교회(담임 이찬수 목사)에서 개최됐다.
학술대회 오전 시간에는 한춘기 박사(총신대 명예교수)가 ‘위드(with) 코로나 시대의 한국교회 미래세대 소고(小考)’를 주제발표했다. 그는 여러 설문조사들을 토대로 미래 세대의 신앙에 대해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했다.
한춘기 박사는 “구한말 암울하던 사회적 상황에서 뿌려진 복음의 불씨는 빠르게 확산돼 한국교회를 놀랍게 성장시켰다. 한국 선교는 ‘선교 역사의 기적’이라 불릴 정도”라며 “이러한 급속하고 건실한 성장의 원인은 ①한국인들의 특별한 종교성 ②한국교회의 교육 강조 ③교회 지도자들의 사랑과 헌신 ④국가·사회적 어려움 등이 있었다”고 전제했다.
한 박사는 “해방 후에도 계속 성장하던 한국교회가 1990년대부터 정체 내지 쇠퇴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교회성장·선교신학·종교사회학·목회신학 등 여러 관점들을 종합해 볼 때, 성장 정체 원인은 외적으로 ①경제적 풍요로움 ②해당 인구 감소 ③교해 대체물 출현 등이 있고, 내적으로 ①교회 지도자들의 직업의식 팽배 ②교회 목표 변질 ③영적 훈련 소홀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교회 청년층들은 미래 세대의 핵심인데, 설문조사 등 데이터에 의하면 3가지 현상이 나타난다. ①기독교인 비율 대학생 14.5%, 중고등학생 2.3% 등 청년층 감소 ②신앙은 있지만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가나안 성도 증가 ③예수를 주님으로 영접한 비율 감소 등”이라며 “성도 비율은 대학생의 경우 2012→ 2022년(10년) 동안 2.7% 감소했고,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대학생 비율은 2017년 28%에서 2022년 42%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한춘기 박사는 “여러 설문 결과는 대학생의 탈종교 탈교회화 현상이 심화되는 이유가 종교와 교회가 대학생이 당면한 현실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고, 교회의 사회적 역할을 확대해야 함을 요구하고 있다”며 “종교나 교회는 취업 즉 경제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 채 좁은 의미의 신앙만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므로 대학생을 효과적으로 유입하려면 대학생들의 삶과 신앙을 별개로 두지 않고 그들의 삶 속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박사는 “청년들의 개신교 혹은 교회 이탈이 성인보다 심화되고 있는데, 떠난 시기는 고교 때보다 중학교 때가 더 높으므로 초·중학생들의 교회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며 “교회 지도자들은 권위주의적이고 무관심한 태도가 아니라, 이들을 교회 일원으로 존중하며 참여시키고 소통해야 한다. 또 대학생들은 교제보다 예배와 기도, 성경공부 등 교육·훈련 등을 좋아하므로, 본질적인 영적 훈련 사역이 더 효과적”이라고 제언했다.
앞서 미래 세대의 3가지 현상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도 제시했다. 먼저 ‘①기독교인 비율 감소’에 대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현상 파악과 원인 분석, 대책 실천이 필요하다. 교회가 성장하려면 기존 세대보다 미래 세대들의 비율이 더 높아야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라며 “그 원인은 미래 세대들의 가치관이 다르고 공동체 의식을 느끼지 못하는데 있다. 그러므로 다음 세대와의 의사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교회 지도자들의 ‘권위주의적이거나 무관심한 태도’가 원인이므로, 그들을 인정하고 함께하며 문화적 접근을 통해 미래 세대들과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형식적 변화와 더불어 내적 변화도 필요하다. 성경의 진리 여부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 그들에게 성경을 진지하게 가르치고, 설교와 제자훈련, 주일학교 교육 등 교회가 미래 세대들을 위하여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②가나안 성도’에 대해선 “교회를 출석하지 않는 대학생 비율은 코로나 이전 16%, 이후 26%로, 대면 예배보다 영상 예배를 접하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나안 대학생의 63%는 예배드리지 않았지만, 37%는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주일성수 의식 약화도 원인이다. 주일성수를 해야 한다는 비율이 2017년 33%에서 2022년 22%로 11% 감소했다”고 했다.
한 박사는 “내적으로는 다음 세대의 의식이 이전보다 개방적이고, 스마트폰 등 인터넷 의존도가 높아진 것도 원인이다. 경제적 문제도 있다 아르바이트 등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52%였는데, 이는 온라인으로 예배드리기 때문이라는 33%보다 훨씬 높았다”며 “그러므로 교회가 대면 예배와 영적 활동을 좀 더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경제적 도움에도 관심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③신앙심 약화’와 관련해선 “대학생 ‘예수 영접’ 비율은 2012년 63%에서 2017년 53%, 2022년 33%로, 10년 만에 30% 감소했다. 대신 ‘모르겠다’는 응답은 2012년 17%에서 2022년 49%로 증가했다”며 “양적으로는 교회 출석이 감소하고 있지만 전체적 교회 만족도는 84%로 높고, 부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93% 만족함을 볼 때, 신앙심 강화를 위해서도 교회활동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교회활동 중 수련회, 신앙집회, 소그룹, 성경공부, 기도회, 성경통독, 큐티 등 그룹 활동에 대학생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반면 개인 활동인 성경읽기와 기도는 한 주간 동안 26분·27분에 불과해 하루 4분 남짓이므로, 이를 좀 더 강조할 필요가 있다”며 “다음 세대들의 영성과 헌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예배와 기도’를 강조하는 교회가 ‘훈련과 전도’를 강조하는 선교단체의 장점을 본받아 미래 세대들의 신앙을 수동적에서 능동적으로 변화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근본적 대책으로는 세 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교회가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는 “미래 세대들이 교회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교회가 너무 말씀만 강조하고 융통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나, 실제로는 교회가 성경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었다”며 “그 결과 청년들이 교회에서 하나님 말씀에 확신을 갖지 못하게 돼 교회를 멀리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둘째로 ‘영적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에 대해 “영적 초심이란 ‘예수 사랑’이다. 최근 애즈베리 대학교 부흥운동에서도 하나님과의 사랑과 헌신이 뜨겁게 드러나고 있다”며 “이 운동이 나아갈 방향은 개인적 차원으로는 더 깊고 지속적인 회개, 교회적 차원으로 자체 갱신, 사회적 차원으로는 교회 본래의 섬김과 사랑의 능력에 힘입은 지역사회 변혁이다. 이러한 부흥의 표적들은 미래 세대를 교회로 다시 이끌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셋째로 ‘기본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그는 “신앙생활의 기본은 말씀과 기도, 전도와 교제와 봉사이다. 많은 교회 지도자들이 부흥을 열망하면서도, 기본이 되는 이러한 사역들은 소홀히 한 채 신자들이 관심을 갖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왔다”며 “미래 세대들을 다시 교회로 불러들이기 위해서라도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미래 세대들이 요구하는 교회 모습은 말씀이 살아있고, 뜨거운 기도가 있으며, 전도의 열정이 살아있고, 소속감이 느껴지는 곳”이라고 했다.
끝으로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는 지금 한국교회는 미래 세대를 향한 복음 전파의 새로운 미래와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먼저 말씀을 중심으로 하는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며 “미래 세대가 기독교 사상의 본질인 하나님 중심, 성경 중심, 교회 중심으로 성장하려면 개혁신학과 그에 기초한 교육이 필요한데, 이는 ①하나님 중심 교육 ②개혁신학 핵심내용인 언약에 근거한 교육 ③성경을 그 근거로 해야 한다 등”이라고 정리했다.
주제발표 이후 3개 분과에서 3차례씩 발표가 진행됐다. 개회예배에서는 회장 박응규 교수가 ‘미래로 나가려면(행 10:1-8)’, 폐회예배에서는 부회장 문병호 교수가 ‘가르치고 선포하는 교회(행 5:41-42)’를 제목으로 각각 말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