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의원 등, ‘동거인=혼인 권리’ 부여
건강보험·출산휴가·의료결정 권한
“새로운 가족 형태 인정하고 보호”
누구나 동반자, 사실상 가족 해체
성별과 관계없이 동거인에게 혼인에 준하는 권리와 의무를 부여하는 ‘생활동반자관계에 관한 법률안(이하 생활동반자법)’이 발의돼 논란이 예상된다.
대표 발의자인 용혜인 의원(기본소득당)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여기 새로운 가족이 있다’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본 법률안은 생활동반자 당사자에게 동거 및 부양·협조의 의무, 일상가사 대리권, 가사로 인한 채무 연대책임, 친양자 입양 및 공동입양 등 혼인에 준하는 권리와 의무를 서로에게 부여한다”고 밝혔다.
생활동반자법은 두 성인이 상호 합의에 따라 생활을 공유하며 돌보는 관계를 ‘생활동반자관계’로 규정하고, 혼인에 준하는 권리와 의무를 부여한다는 내용이다. 현재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와 미국 몇몇 주 등에서 유사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법안은 생활동반자관계의 성립·해소 및 효력과 그에 관한 등록·증명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법률안에 따르면 생활동반자 당사자는 소득세법상 인적공제, 국민건강보험법상 건강보험의 피부양자 자격을 받을 수 있다.
또 상대가 출산을 하거나 아플 때, 배우자 출산휴가와 가족돌봄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생활동반자의 의료결정도 할 수 있으며, 생활동반자 상대자가 사망했을 때 생활동반자를 연고자에 포함한다.
용혜인 의원은 “생활동반자는 친구가 될 수도, 결혼을 준비하는 연인이 될 수도, 이혼과 사별 후에 여생을 함께 보낼 사람이 될 수도 있다”며 “누구든 원하는 사람과 가족을 꾸릴 때, 국가에 의해 가족생활을 보장받고, 각종 사회제도의 혜택과 보호를 받을 수 있다면 우리 국민은 더욱 자율적이고 적극적으로 가족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용 의원 주장대로면 누구나 가족이 될 수 있어, 사실상 가족제도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성애자 커플도 당연히 가족이 될 수 있어, 사실상 동성결혼 허용과 같은 결과를 얻게 된다.
공동발의에 나선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가족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달라졌다. 혈연이나 결혼이 아니라도 상호 동의 하에 함께하는 사람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시민들이 점점 많아졌다”며 “새로운 가족 형태를 인정하고 그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활동반자법은 더불어민주당 강민정·권인숙·김두관·김한규·유정주·이수진(비례) 의원, 정의당 류호정·장혜영 의원, 진보당 강성희 의원,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공동발의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