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 교회가 말하는 ‘다음 세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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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 다시 보기 1] 이제 그만 M은 놓아주자

▲다음 세대 사역이 가장 활발한 당진동일교회 아이들 모습(위 사진은 본 칼럼과 직접적 연관이 없음). ⓒ크투 DB

▲다음 세대 사역이 가장 활발한 당진동일교회 아이들 모습(위 사진은 본 칼럼과 직접적 연관이 없음). ⓒ크투 DB

◈정확한 범위가 중요하다

나는 사학과 출신이다. 사학과에 입학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는 이것이다. “그래서 그 단어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사용되는 것인가요?” 혹은 “어떤 범위까지 적용되는 말인가요?”

그동안 아무렇게나 사용했던 단어들에 제동이 걸렸다. 역사는 시대에 따라 단어의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면, 초기에 실수했던 단어 중 하나가 ‘백정(白丁)’이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도축업에 종사했던 사람들을 백정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조선 시대에만 해당하는 의미이다. 고려 시대에 백정은 농업에 종사하던 일반 농민들을 의미했다.

단어를 사용할 때는 의미와 범위를 정확하게 규정하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여기서 다음 세대와 관련해 ‘MZ’란 단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일단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MZ’라는 단어를 참 많이 사용한다. 서점만 가더라도 MZ에 관련된 책이 많다. 《MZ세대, 나는 이렇게 일해》, 《MZ세대가 쓴 MZ사용 설명서》, 《MZ 익스피리언스》 등.

교회에서도 마찬가지다. 다음 세대를 이야기하며 항상 ‘MZ’를 말한다. 다음 세대와 관련된 교육 세미나에도 ‘MZ’라는 말은 끊이지 않고 들린다.

그런데 정말 다음세대는 MZ세대가 맞을까? 아니다.

시대적 구분으로 보면 M과 Z는 이렇게 분류가 된다. 위키피디아(Wikipedia) 영문판 세대 구분표를 기준으로 보자.

M세대: 1981-1996년
Z세대: 1997-2012년

▲세대 구분.

▲세대 구분.

2023년을 기준으로, M세대는 42-27세(만 나이)이다. Z세대는 26-11세(만 나이)이다. 만 42세부터 만 11세를 하나의 세대로 묶을 수 있을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무려 강산이 3번이나 변한 세월 속 사람들을 한 세대로 묶을 수 있을까?

나는 1982년생으로 M세대이다. 조카는 2009년생으로 Z세대이다. 조카와 나는 가족이라는 테두리만 제외하면, 관심사로 겹치는 부분이 거의 없다. 조카는 또래 아이들이 그렇듯 BTS에 정신을 못 차리지만, 나는 멤버 이름도 다 모른다.

5-6년 차이만 나도 대화가 어려운데, M세대 거의 마지막인 나와 Z세대에 속하는 조카와의 간격은 얼마나 넓을까?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는 다음 세대를 말하면서 MZ란 말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 시작부터 범위 설정이 잘못된 것이다.

◈MZ, 마케팅 용어로 시작돼

MZ는 마케팅 용어로 시작되었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에서 2018년 《트렌드 MZ 2019》라는 책을 발간했다. 이 책에 들어가는 말의 첫 표제어가 ‘밀레니얼과 Z세대가 함께 움직이면 트렌드는 진화를 시작한다’이다. 그러니까 소비적인 측면에서 M과 Z를 묶어 사용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것이 유행이 되었다. 그리고 이 유행을 교회도 그대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M과 Z세대는 소비적인 측면에서 묶였지만 사실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이 더 많다. 《트렌드 코리아 2022》도 말한다. “흔히 MZ라는 이름으로 밀레니얼과 Z세대를 합쳐서 언급할 때가 많지만, 그 둘 사이에는 적잖은 차이가 존재한다.”

바이브컴퍼니에서 집필한 《2023 트렌드 노트》도 말한다. “도대체 MZ는 누구인가? 트레드 리더? 취준생? 사회 초년생? … 정작 본인들은 ‘나랑 10살도 넘게 차이나는 40살도 MZ라던데, 서로 말이 안통한다’며 MZ라는 용어 자체를 질색한다.”

서구(西歐)는 M과 Z를 묶어서 보지 않는다. 둘을 완전히 다른 세대로 구별하고 있다. 물론 서구의 구별에 우리가 따라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우리가 세대 구성을 나눌 때 가장 먼저 참조하는 것이 서구의 세대 구성인데, 이들은 M과 Z를 하나의 세대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독 한국만 이들을 마치 하나의 세대처럼 사용하고 있다.

▲김정준 목사는 책에서 “다음 세대가 우선이라는, 중요하다는 말만으로는 안 된다. 진짜로 우선이고 중요하다면, 행동이 있어야 한다”며 “다음 세대가 다른 세대에게 더 이상 밀리지 않도록 교회 어른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교회의 어른인 장로님들이 활발하게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다음 세대가 다른 세대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크투 DB

▲김정준 목사는 책에서 “다음 세대가 우선이라는, 중요하다는 말만으로는 안 된다. 진짜로 우선이고 중요하다면, 행동이 있어야 한다”며 “다음 세대가 다른 세대에게 더 이상 밀리지 않도록 교회 어른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교회의 어른인 장로님들이 활발하게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다음 세대가 다른 세대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크투 DB

◈다음 세대는 ‘Z알파 세대’이다

교회교육에서 M세대와 Z세대는 반드시 분리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가 ‘다음 세대를 살리자’는 기치(旗幟) 아래 모였다면, 우리는 어디에서 마침표를 찍어야 할까? Z이다. M은 아니다. M은 이미 장년 반열에 들어갔고, 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런 점에서 M은 다음 세대 교육이 아니라, 다른 신앙교육이 필요한 세대이다.

그럼 어디에서 출발해야 할까?
‘알파 세대’(alpha generation)이다.

2022년 11월 28일 헤럴드 경제는 이들을 이렇게 소개했다. “‘디지털 원주민’ 알파세대… Z세대 아닌, 완전히 새로운 종족”. 세대구성 표에 의하면 이들은 ‘2010년 초기부터 2020년 중반’까지 세대이다. 역대 세대 중 최초로 세대 구성원 전원이 21세기에 출생한 세대이다. 쉽게 말해 지금의 영·유아·유치·초등 저학년까지다. 교회 미래의 핵심 세대이다.

이제 교회 교육에서 MZ라는 말은 좀 그만하자. MZ는 다음 세대가 아니다. 범위 설정이 잘못됐다. 이제 그만 M은 좀 빼자! 다음 세대 범위는 ‘MZ 세대’가 아니라 ‘Z알파 세대’이다. 기억하자. 다음 세대는 ‘Z알파 세대’이다!

김정준 목사
울산대흥교회 교육목사
영남신학대학교 신학과·신학대학원
전남대학교 대학원 문학 석사
한남대학교 대학원 박사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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