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레 선교칼럼 52] 안갯속 결선투표 앞둬
러시아-중국 vs 나토-미국에 영향
3위 5% 시난 오안, 에르도안 지지
에르도안, 1999년 지진 대응 비판
2003년 총리, 2014년 대통령 당선
시리아 난민 수용, 지진 늑장 대응
민심, 이슬람 근본주의 성향 지지
이슬람 근본주의 약해지고 민주화
바람 강해져 복음 많이 전파되길
우리와 형제 나라인 튀르키예(터키) 대선이 지난 5월 14일 있었다. 이번 대선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이유는 이번 대선 승리자가 누구냐에 따라 국가의 미래가 이슬람 술탄의 독재냐 아니면 서구 민주화의 시작이냐가 결정될 뿐 아니라, 세계 정세 흐름도 튀르키예-러시아-중국 라인으로 가느냐 아니면 튀르키예-나토-미국 라인으로 가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결론은 후보자 모두가 50%를 넘지 못해, 투표 결과 1위와 2위가 5월 28일 2차 결선투표를 해야 한다. 현재 예상으로는 1위 49.48%를 얻은 여당 정의개발당 레제프 타이프 에르도안이 유력해 보인다.
3위 5.2%를 얻은 승리당의 민족주의자 시난 오안이 2위 44.96%를 얻은 야당 후보 공화인민당 케말 클르츠다로을루를 지지한다면 결과는 안갯속으로 빠지는 형국이었으나, 시난 오안 후보는 23일 에르도안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국민은 누구를 선택할까? 선거 속 숨은 이야기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튀르키예 인구는 8천 6백만 명이고, 땅은 우리나라보다 8배 크다. 조상은 돌궐족이다. 돌궐 제국이 약해질 때 동진하는 아랍 압바스 왕조를 만나 합류하면서 이슬람을 받아들였다. 751년 이 두 연합국은 서진하려는 중국의 당나라와 탈라스 전투를 벌여 승리했다.
그 후 돌궐 후예들은 서진하면서 위구르,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벡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아제르바이잔을 하나씩 남기며 11세기 초 소아시아 아나톨리아(중앙)에서 이슬람 중심의 셀주크 투르크 왕국을 세웠다. 그리고 1299년에는 오스만제국을 건설해 15세기 동로마 비잔틴 제국 수도 콘스탄티노플을 정복하고 유럽의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때 독일편에 섰다가 패전하면서 오스만 제국도 패망했다. 이 때 빈틈을 노린 서구 열강들이 소아시아에 침략하자, 무스타파 케말 장군은 서구 열강을 무찌르고 1923년 이슬람 종교와 정치를 분리하는 터키민주공화국을 세우고 초대 대통령이 되었다. 그리하여 무스타파 케말은 아타 투르크 국부가 되었다. 2차 세계대전 때는 연합국에 가담하여 승리국이 되었고 NATO 회원국이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터키 정치 흐름에 맞지 않는 이단아가 등장했다. 이슬람 신학교를 졸업한 에르도안이 이슬람 근본주의를 외치면서 1994년 이스탄불 시장에 당선된 것이다. 에르도안은 서민들을 위한 물, 전기, 가스 공급에 신경을 많이 써서 민심을 많이 얻었다. 이 일로 이슬람근본주의 성향이 민심 속에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1999년 이즈미트에서 대지진이 일어났는데, 늑장 대응을 한 정부의 모습을 에르도안이 비판하며 2003년 총리로 당선되었다. 이슬람 근본주의 성향이 이제는 나무로 자란 것이다. 11년 후 2014년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이슬람 근본주의 성향은 거대한 나무로 자라게 되었다.
더 나아가 에르도안은 2018년 대통령 중심제 5년 연임으로 개헌하고 초대 대통령이 되었다. 그야말로 이슬람 술탄 독재정치에 등극한 것이다. 한 예로 아타 투르크는 비잔틴 유물인 성소피아를 박물관으로 정했는데, 이를 에르도안이 모스크로 바꾸고 터키 국명도 튀르키예로 변경해서 이슬람의 자부심을 국민들의 마음 속에 갖게 했다.
이러한 영향일까? 3년 전 동남부 지역인 디아르바크르 시에서 한국인 그리스도인이 무슬림 청년에게 칼로 무참히 살해당한 일이 일어났다. 대화로 풀어도 되는데 왜 무력으로 죽이는 것일까?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에르도안의 대통령 연임 선거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에르도안은 정치적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전반부에는 균형있게 잘 했지만, 후반부에 들어 술탄처럼 마음대로 독재 정치를 행사했기 때문이다.
유럽으로 가려는 시리아 난민 3백만 명을 튀르키예가 NATO와 협상해 수용하되, NATO로부터 난민 수용금을 지원받기로 했다. 그래서 지금 받고 있다. 그런데 난민을 빌미로 NATO에게 큰 소리를 내고 있다. 핀란드 NATO 가입은 찬성했지만, 쿠르드민족당을 허락한 스웨덴의 가입은 반대했다.
반면 러시아와는 친외교 정책을 펴서 석유와 가스를 싼 가격에 수입하고 있다. 국제라인을 튀르키예-러시아-중국으로 만들고 있다.
국내 경제에서도 이슬람 근본주의 경제 정책을 보여주겠다며 금리를 인하해 환율을 폭락시켰고 물가를 극도로 상승시켰다. 이로 인해 민심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 때 동남부 지역에 대지진이 발생했는데도 정부의 늑장 대응과 사과도 하지 않는 에르도안의 모습을 보면서 민심은 크게 돌아서기 시작했다.
게다가 1999년 이즈미트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에르도안은 2003년부터 지금까지 20년 동안 6조 원의 지진세를 거뒀는데, 그것이 온데간데없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민심은 완전히 돌아서 버렸다.
지진으로 총리가 되고 대통령이 된 에르도안이 이번 지진으로 대통령 재선에 위기를 맞고 있다. 5월 14일 대선 전에는 에르도안의 지지율이 35%였고 야당후보 클루츠 다르오울르는 50%가 넘었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1위가 에르도안이었고 2위가 클르츠였다. 아직도 민심에는 에르도안을 지키자는 강한 이슬람 근본주의 성향이 남아있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될까? 현재 1위인 에르도안은 어찌하든 재선에 성공하려고 공무원들 월급 45%를 올려줬고, 국민들에게는 앞으로 가스를 무상으로 공급해 주겠다고 공약했다.
반면 클르츠다로을루는 서구 민주화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하면서, 에르도안의 비합리적 경제 정책을 비판하고 튀르키예의 미래를 위해 3백만 명의 난민들을 자국으로 보내겠다고 공약했다.
동시에 에르도안의 개표 부정선거를 고발하면서 결선 투표 때는 선거관리위원들 속에 자신의 사람들을 넣어 관리하면 승리할 것으로 장담하고 있다. 3위 시난 오안의 공약은 쿠르드 테러와의 전쟁에 있어서는 에르도안과 같고, 시리아 난민 자국송환은 클르츠와 같았다.
이슬람 근본주의 성향이 약해지고 민주화의 바람이 강해져, 기독교인들의 신변이 안전해지고 복음이 더 많이 전해지기를 소망하고 기도한다. 한국 그리스도인들이 5월 28일 튀르키예 대선에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와 민주화 바람이 일어나도록 기도하자. 우리 기도가 21세기 선교를 결정할 것이다.
장찬익 선교사
아일레 선교회 대표
광주중앙교회 협동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