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혁신학회 제55차 학술대회
기복적 예배 잔재 불식, 영과 진리의 예배를
구속 은총 체험과 매일의 성화로 전적 드림
장소 구애받지 않은 예수님, 현장 예배 중시
‘개혁신학과 예배 회복’을 주제로 한국개혁신학회(회장 소기천 교수) 제55차 학술대회가 지난 20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동작구 총신대학교에서 개최됐다.
이날 총 12명의 학자들이 관련 주제로 발표한 가운데, 기조강연은 ‘개혁신학과 예배 회복’을 주제로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가 맡았다.
김영한 박사는 “엔데믹 시대에 교회는 그동안 제대로 드리지 못한 예배를 회복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온라인 예배는 신학적으로 비대면 공간의 특성으로 성례전과 세례의식이 불가능하고 혼자 또는 가족이 모니터 앞에서 예배를 화상으로 시청하기에 진정성과 집중도가 떨어지는 경험을 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개혁신학에 입각한 기독교 예배의 본질과 정신을 다시 성찰하고, 신학이 있는 예배 회복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 박사는 “먼저 예배의 본질이란 무엇인가. 영과 진리 안에서 하나님에 대한 경배와 헌신이다. 내면적 경외에서 출발해, 교회의 외면적 공예배로 나아간다. 내면적 경외 없는 외면적 예배는 종교의식에 불과하다”며 “외면적 예배는 현장이라는 교회당과 각종 예배 처소에서 신자들의 모임으로 이뤄진다. 하나님은 개인적 밀실에서의 고립된 경배보다, 성도들이 교회에 모여 함께 교제하고 예배드리기를 원하신다”고 했다.
이후에는 개혁교회에 있어 하나님 앞에 열납되는 진정한 예배를 위한 7가지 필수 요소를 제시했다. 이는 ①인격적 소통: 헌신과 도덕적 삶 ②영의 경배와 찬양 ③진리의 말씀 묵상과 선포 ④전 존재를 드림: 회심과 용서받음, 감사, 찬양과 새로운 헌신과 결단 ⑤경배와 찬양으로서의 예배 ⑥성도의 교제, 이웃 사랑, 세상을 향한 봉사 ⑦다가오는 하나님 나라 예배에 대한 마라나타 신앙의 종말론적 소망 등이다.
그러면서 “개혁교회 예배는 기복적 예배 잔재를 불식하면서, 나의 전 존재를 하나님께 드리는 내면적 태도로 영과 진리의 예배를 드려야 한다”며 “진정한 예배는 시대의 풍조를 거슬러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이행하는 것이고, 쉐마의 선언처럼 전 존재 드림(dedication of my whole bing)이어야 한다. 이 전적 드림은 하나님의 구속의 은총 체험에 대한 반응에서 나오고, 매일의 경건을 통한 매일의 성화에서 삼위일체 하나님을 더 인격적으로 알게 된다”고 소개했다.
그는 “예수님도 성전 현장 예배를 중시하셨다. 기독교는 예수님 가르침에 따라 2천 년 동안 교회당이라는 장소에 제한하지 않고, 어느 곳에서든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를 드렸다”며 “‘이 산에서도 말고 예루살렘에서도 말고(요 4:21)’라는 말씀은 현장 예배를 부정하신 것이 아니라,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진리와 영으로 예배드려야 한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영한 박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는 현장과 온라인 예배를 사회적 상황에 따라 역동적으로 운영하기에, 팬데믹 시기 대면 예배로 모일 수 없을 때처럼 참석자 수 제한 등 예배 방식을 놓고 정부나 행정당국과 다툴 필요가 없다”며 “온라인 예배를 기술과 실용에 치중하는 예배로 경시하지 말고, 영과 진리로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예배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박사는 “교회의 본질은 현장 예배가 아니라, 영적 사귐이다. 현장 교회당은 영적 사귐의 가시적 건물일 뿐이고, 교회의 가시적 모습은 보이지 않는 모습인 성도들과 불가분의 관계”라며 “성도들이 모여서 교회를 이룬다. 성도는 그리스도의 영을 모신 개인 성전이다. 물론 현장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영과 진리 안에 마음과 몸으로 온전한 영적 예배를 드릴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비대면이나 온라인 예배는 구체적인 몸의 부재로 인격적 소통이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어, 현장 예배의 보조 수단으로 사용된다”며 “예배는 영과 진리로, 나의 혼과 몸으로 드려야 한다. 영과 혼과 몸이 하나 되어 드리는 전인적 예배가 그리스도의 성육신에 상응하고, 영지주의자들의 예배와는 다른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진정한 개혁신앙 전통의 예배는 의로운 삶의 예배가 동반되고, 기독교 전통이 가져다주는 성경이 규정한 예식(liturgy)을 갖춰야 한다”며 “기독교 예배는 오늘날 풍조인 동성애와 탈진실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종말론적 지향의 예배는 아직도 죄와 투쟁하는 현재의 불완전에 매물되지 않고, 종말론적 구속과 영광의 나라에서 하나님 봄(visio Dei)과 하나님 경배에 대한 종말론적 소망으로 모든 현재의 고난과 시련을 이겨낸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엔데믹 시대에 신자들은 다시 교회 현장으로 복귀해 믿음의 공동체로서 성도의 교제를 나누며 자주 모이기를 힘쓰고, 말씀 연구와 찬양과 성도의 교제를 통해 하나님의 임재를 확인해야 한다”며 “대예배, 찬양예배, 말씀사경회, 새벽예배, 구역예배, 소그룹 예배, 성만찬 및 소기도 그룹, 말씀 연구 모임 활성화 등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앞선 개회예배에서는 회장 소기천 교수(장신대) 사회로 부회장 안인섭 교수(총신대)의 기도, 예장 합동 총회미래정책전략개발위원장 장봉생 목사의 설교와 축도, 총신대 박성규 총장의 환영사, 소기천 교수의 인사 및 개회사 등이 진행됐다.
이어진 학술대회에서는 박재은·권태경 박사(총신대), 안용준 박사(토론토대), 이재국 박사(에든버러대), 김광연 박사(숭실대), 문정수 박사(기독교세계관연구원), 안정도 박사(장신대), 장석조 박사(성경신대), 양신혜 박사(수원신학교), 류사라 박사(백석대), 이은선 박사(안양대) 등이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