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들에 피로써 생명 드릴 수 있어 감사”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대한민국 피로회복’ 시즌 3 마무리

난치 질환 치료비 1억 2천 전달
전국 교회와 병원, NGO 등 동참
피로회복은 박카스? 이젠 헌혈

▲희귀 난치성 질환 환우들을 위한 치료비를 전달하고 있다. ⓒ지구촌교회
▲희귀 난치성 질환 환우들을 위한 치료비를 전달하고 있다. ⓒ지구촌교회

한국교회 차원의 헌혈운동으로 진행되고 있는 ‘대한민국 피로회복’ 세 번째 시즌 마무리를 맞아, 사역보고 및 기부금 전달식이 6월 1일 오전 분당 지구촌교회(담임 최성은 목사)에서 개최됐다.

매년 ‘성탄에서 부활까지’ 진행되는 대한민국 피로회복 캠페인 세 번째 시즌에서는 전국 교회들의 헌혈과 더불어, 신촌·강남·용인 등 각 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받는 희귀성 난치질환 환우들의 치료비 모금도 함께했다.

이번 피로회복 헌혈 캠페인은 지구촌교회를 비롯해 남서울교회, 선한목자교회, 신촌성결교회, 할렐루야교회, 온누리교회 등 첫 시즌부터 꾸준히 참여하는 교회들과 사귐과섬김, 성남시기독교연합회와 기독교한국침례회 소속 교회들도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세브란스 병원에서도 임직원들이 헌혈에 나섰다.

이날 기부금 전달식에는 최성은 목사를 비롯해 김인환 목사(기침 총회장), 공성훈 목사(성남시기독교연합회 회장), 박노훈 목사(신촌성결교회), 김다위 목사(선한목자교회) 등이 자리해, 세브란스병원 측에 희귀성 난치 질환 환우들을 위해 1억 2천만 원을 전달했다.

이후 소감을 통해 윤동섭 원장(연세의료원)은 “지난해 캠페인 시작 후 환우들 치료에 써 달라며 큰 기부를 해주신 모든 참여 교회들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TV 등에서 피가 모자란다는 자막을 보셨을 것이다. 큰 외상환자 등이 생기면 많은 수혈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헌혈 등으로 피를 구할 수 있었지만 요즘은 굉장히 어렵다”고 토로했다.

윤 원장은 “이러한 가운데 120여 교회 9천여 명이 헌혈에 참여해 주셔서 희귀질환 치료에 얼마나 감사와 도움이 되는지 모른다”며 “소아암이나 희귀질환 환아들을 보고 있으면, 이 아이들에게 왜 이런 고통이 있을까 눈물날 때도 많다. 그러나 이런 따뜻한 마음이 전달되면 환우들도 힘을 얻어 잘 치료받고, 의료진들도 잘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박노훈·공성훈·김다위·김인환·최성은 목사, 윤동섭 원장, 조명환 회장, 황유성 원장. ⓒ지구촌교회

▲참석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박노훈·공성훈·김다위·김인환·최성은 목사, 윤동섭 원장, 조명환 회장, 황유성 원장. ⓒ지구촌교회

황유성 원장(한마음혈액원)도 “20여 년간 헌혈증진 사업 기간 중 최근 3년이 저로서는 가장 뜻깊고, 헌혈을 통한 생명나눔 가속화에 희망을 갖게 됐다”며 “과거에는 헌혈에 대한 설명이 필요 없었는데, 사회 여건과 생각 변화로 제약이 많아지고 있었다. 주요 헌혈층인 젊은이들의 기피와 망각 속에 사업을 어렵게 이어오다, 팬데믹까지 겹쳐 헌혈이 현저히 줄었다”고 전했다.

황 원장은 “대한민국 피로회복이라는 소중한 기치를 통해 헌혈운동이 재점화되고 헌혈이 갖는 의미를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돼 기쁘다”며 “시즌 3가 되니 넓이와 깊이가 커진다는 느낌이다. 환아들에 대한 정성스러운 마음이 헌혈과 기부금 전달을 통해 전달되는 것 같다. 교회 헌혈에 사명감을 갖고 앞으로도 열심히 봉사하겠다”고 다짐했다.

조명환 회장(월드비전)은 “우리가 예수님의 피로 구원을 받았는데, 우리의 피로 도움이 필요하고 건강이 약해져 어려운 분들에게 기여할 수 있어 감사드린다”며 “모든 세포가 중요하지만, 피는 구석구석 찾아가는 길이고 산소를 비롯해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여러 좋은 영양분들이 다 있다. 젊은 직원들이 7백여 명 있는데 계속 헌혈에 동참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다위 목사는 “시즌 1부터 캠페인에 함께 참여하고 있어 기쁘고 영광스럽다. 개인적으로 미국 목회 시절 아내에게 생명의 위기가 있었는데 4팩의 수혈을 받고 살게 돼 헌혈이 누군가를 살린다는 걸 알게 됐고, 이후 매년 헌혈에 참여하고 있다”며 “우리 교회에서는 캠페인을 넘어 라이프 스타일로 삼고자, 매달 셋째 주마다 헌혈을 실시하고 있다. 50여 명이 참여해 40여 명이 실제로 하고 계신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피를 나눔으로써 생명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라며 “앞으로도 캠페인에 계속 참여해 한국 사회를 살리고, 한국교회가 헌신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귀한 통로가 되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공성훈 목사(불꽃교회)는 “팬데믹 이후 성남 지역 교회들이 연합해서 어떻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것인지 기도하다, 최성은 목사님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피로회복에 동참하게 됐다”며 “팬데믹 이후 마스크를 쓰다 이제 격리 기간도 해제됐고, 시즌 3이 지나는 동안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공 목사는 “과거엔 피로회복 하면 박카스가 생각났는데, 이제 헌혈운동이 떠오르게 됐다. 교회들이 생명을 살리는 본질적 운동에 동참하는 것이 얼마나 귀한가. 힘과 위로가 되는 생명나눔 운동에 동참할 수 있어 귀하다”며 “앞으로도 기독교인들이 헌혈운동뿐 아니라 장기기증, 재산기부 등으로 선한 영향력을 이어가면 좋겠다. 한국교회가 계속 응원하며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목회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목회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김인환 목사(안성 함께하는교회)는 “코로나로 모두 당황하고 한국교회도 어려움을 당해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할 때, 하나님께서 피로회복 헌혈운동을 하게 하셨다. 시즌 3까지 많은 분들이 잘 이끌어 주셔서 갈수록 좋은 열매가 맺히고 있다”며 “교단 차원에서도 이의가 없었고, 참여 교회도 늘고 침신대 학생들도 참여 중이다. 바라기는 캠페인을 계속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박노훈 목사는 “피로회복 캠페인이 뜻깊었던 것은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피흘리신 절기에 함께 헌혈함으로써 생명을 살릴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특히 캠페인 시점이 코로나로 불안하고 분열되던 시기였는데, 조용히 시작해 크게 확대됐고 많은 기관들이 함께하고 있어 감사드린다. 시작부터 이끌고 기획해 주신 최성은 목사님과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올려드린다”고 했다.

끝으로 최성은 목사는 “개인적으로도 매년 2-3회 헌혈에 참여하고 있다. ‘헌혈유감’이라는 에세이를 쓰신 장로님이 있다. 평생 130회를 하셨는데, 65세가 돼 할 수 없다는 간증이다. 65번째 하셨다는 60대 초반 권사님도 계시다”며 “2021년 저희 교회에서 3천여 명이 헌혈을 했는데, 절반이 청년이고 처음 참여하는 분들이었다”고 소개했다.

최성은 목사는 “피로에 찌들고 경쟁으로 힘든 사회를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회복시키자는 캠페인 슬로건을 청년들이 만들고 헌혈에도 앞장서고 있다. 20대부터 헌혈하신 분들이 나이 들어 계속 하시는 모습도 감동적”이라며 “암을 비롯해 희귀 난치병 아이들이 격려받을 수 있었던 점도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최성은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지구촌교회

▲최성은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지구촌교회

최 목사는 “대형교회들을 비롯해 모든 교회들이 함께하고, NGO와 병원들도 기독교적인 마음으로 계속 동참한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관심과 방향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줄 수 있을 것”이라며 “지속성이 진정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하나님께서 주신 사랑과 은혜로 사회에 좀더 따뜻하게 다가가, 하나님도 기뻐하시고 세상도 교회의 다른 면을 볼 수 있는 작은 기독교 운동이 되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캠페인을 사실상 주도한 최 목사는 “준비에도 재정이 많이 들어서 쉽지만은 않다. 계속 헌혈을 권유하니, 목사님들이 요즘 저를 피하신다(웃음)”며 “저는 헌혈을 하면서 수혈받을 분을 위해 기도한다. 성도들에게도 헌혈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기도하자고 말씀드린다. 성남시는 헌혈하면 만 원 쿠폰을 주는데, 이를 다시 기부하고 헌혈증도 기부하는 일들도 일어나고 있다. 5년까지는 열심히 달려보고자 한다. 결국 주님 오실 때까지 계속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피로회복 헌혈 캠페인은 2020년 15개 교회 목회자들 모임인 사귐과섬김에서 시작됐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구원받은 우리가 피로써 세상에 사랑을 전하자는 최성은 목사의 제안으로 시작돼, 코로나19로 인한 헌혈 부족 사태 해결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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