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동안 한 길만 걸었습니다!”
북한,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동북아 18억 명에 복음 전달
북한·조선족 청취자들 편지
동북아시아 18억 명에게 날마다 복음을 전해온 제주극동방송이 개국 50주년을 맞이했다.
이를 기념하는 ‘제주극동방송 개국 50주년 기념예배’는 지난 9일 오전 제주 교계 목회자, 청취자, 전국 운영위원들, 해외 인사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극동방송 야외무대에서 개최됐다.
힘찬 해군해병 연합군악대와 제주극동방송 어린이합창단의 오프닝 공연을 시작으로 심상철 목사(제주영락교회)가 ‘50주년(고전 15:10-11)’이란 제목의 설교를 전했다.
심상철 목사는 “50년 전 제주극동방송 개국예배를 제주영락교회가 함께했는데, 오늘도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다. 1973년 6월 3일 빌리그래함 전도대회로 대한민국 부흥이 시작됐다면, 1973년 6월 30일엔 대한민국 최남단에서 북방선교의 꽃이 활짝 피어나기 시작했다”며 “매일 전해지는 복음방송이 언젠가 북녘 얼어붙은 땅을 녹여 통일의 문을 열게 되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이어 ‘아세아방송 50년 역사’를 영상으로 돌아봤다. 일부 참석자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사장 김장환 목사는 “1973년 6월 30일, 아세아방송이란 이름으로 시작한 제주극동방송이 50주년을 맞이했다.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중국, 일본, 러시아, 그리고 북한에 복음을 전하는 귀한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이다. 오늘의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올려드린다. 앞으로도 북방선교의 기수로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인사했다.
이후 김장환 목사는 故 윤치영 전 민주공화당 의장의 헌신을 치하하며, 윤 전 의장의 아들 윤인선 씨 내외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사장 한기붕 장로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다. 지금까지 수많은 전파선교사님들의 기도와 후원으로 북방을 향한 방송을 힘 있게 잘 전파할 수 있었다”며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욱 은혜 넘치는 방송을 제작해 제주극동방송을 통해 북한의 형제자매들이 구원받고 동북아 18억 영혼들의 구원받는 수가 날마다 더해질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달라”고 전했다.
앞서 이날 오전 7시에는 메종그래드에서 제주시·서귀포시 목회자들과 정·재계 관계자들 250여 명이 참석하는 조찬 감사예배도 진행됐다.
◈제주극동방송 태동
제주극동방송은 ‘아세아방송’이란 이름으로 1973년 6월 30일 개국했다. 아세아방송은 미국 LA에 본사를 둔 Far East Broadcasting Company(FEBC)에서 세웠다. 이를 번역하면 극동방송이지만, 이미 1956년 팀선교회에 의해 설립된 선교방송국이 극동방송이란 이름으로 서울에 있었기에 아세아방송이라 이름했다.
이후 팀선교회의 극동방송이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김장환 목사에게 운영을 부탁, 김 목사가 1977년부터 아세아방송과 극동방송을 함께 운영했다. 이후 2001년 10월 1일, 아세아방송과 제주극동방송 재단이 합병되면서 현 제주극동방송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처음 제주 땅에 아세아방송을 세운 것은 美 FEBC 데이빗 윌킨슨과 김장환 목사였다.
FEBC는 중국 선교가 기본 목적이었기에, 중국에 방송국을 세우려 했다고 한다. 그러나 중국 공산화로 1949년 마닐라와 1957년 오키나와에 방송국을 세워 중국으로 송출했다.
그러나 1960년대 후반 FEBC 오키나와에 위기가 닥쳤다. 오키나와는 일본 패전 이후 미국 통치 아래 있었는데, 1972년 일본으로 귀속이 확정되면서 일본 정부가 FEBC-오키나와의 철수를 요구한 것. 일본 영토에서 중국이 원하지 않는 복음방송이 송출되는 것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유리하지 못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FEBC 임원들은 오키나와 철수를 앞두고 이전 장소를 물색하던 중, 지도에서 ‘제주도’를 발견했다고 한다. 제주도는 중국까지 바다로 연결돼 있어 전파가 흡수되거나 방해받지 않고 도달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었다.
하지만 미국인들이 대한민국 정부의 허락을 받아내는 일도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윌킨슨은 밥존스대학 동창인 김장환 목사를 믿었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둘은 미국 재학 시절 함께 전도지를 들고 주말마다 전도하러 다니던 친한 관계였다.
김장환 목사는 여러 차례 거절했지만, 윌킨슨의 끈질긴 요청에 “방송사가 설립되면 즉시 손을 떼고 목회와 전도에 전념한다”는 조건으로 윌킨슨을 돕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세아방송 설립을 위해 동분서주하던 윌킨슨 선교사가 과로로 순직하면서, 설립과 이후 모든 책임이 김장환 목사에게 돌아갔다.
김 목사는 여러 어려운 상황 가운데 오직 하나님 은혜를 구하며 끝까지 설립을 추진했다. 난항 가운데, 민주공화당 윤치영 의장이 정부와의 마찰과 높은 벽을 뛰어넘는 큰 도움을 줬다. 이 외에 제주도 주민들과 해외에서 온 엔지니어 선교사들의 헌신까지 합력해 아세아방송이 건립돼 오늘에 이르렀다.
◈북한 동포들의 희망의 빛
초창기 제주극동방송은 AM1566kHz로 국내 민방 최대출력인 250kW로 한국어는 물론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로 복음방송을 송출했다. 1976년 초 중국인 청취자로부터 첫 편지를 받았다.
1979년 4월 23일 조선족에게서 첫 편지가 도착했다. 심양시에 사는 고진형 장로였다. 그가 보낸 편지는 김장환 목사의 설교에 은혜를 받고 있으며, 성경책을 보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1996년 어느 날에는 북한에서 보낸 한 통의 편지가 기적처럼 전달됐다. 편지에는 북한에 성경책도 찬송가도 없기에, 받아쓸 수 있도록 천천히 구절과 가사를 읽어달라고 적혀 있었다. 무엇보다 “방송 가운데 많은 은혜를 받고 있으니 더 힘과 용기를 내어서 방송하십시오! 나날이 방송 가족 수는 늘어날 것입니다. 통일의 그날 감격적인 상봉을 위해 열심히 기도합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2012년에는 송신기 교체를 위한 모금 생방송을 들은 한 북한 청취자가 극동방송을 매일 청취하면서 적은 신앙노트와 직접 만든 십자가, 중국 돈 500위안(10만여 원)을 헌금으로 보내왔다고 한다.
이 밖에 많은 탈북민들은 북한 지하교인들이 극동방송을 애청하고, 극동방송은 그들에게 유일한 소망이며 고된 삶 속 새로운 힘이 되고 있다고 증언하고 있다.
세계 4대 라디오 방송 중 하나인 FEBC는 50개국 149개 방송사를 통해 128개 언어로 40억 가청 인구를 향해 복음을 전하고 있다. 한국 극동방송은 AM 2개, FM 13개, 중계소 9개로 복음을 전하며 오직 순수 복음만을 전파를 통해 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