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마니푸르주, 폭력 사태로 기독교인 최소 98명 사망

뉴욕=김유진 기자     |  

‘힌두교 다수’ 메이테이족, 쿠키족 교회 9곳 파괴

▲올해 5월 인도 북동부 마니푸르주에서 발생한 메이테이족과 쿠키족 사이의 폭력 사태로 인해 실향민들이 대피소에 피신해 있다.   ⓒ인도복음주의펠로우십
▲올해 5월 인도 북동부 마니푸르주에서 발생한 메이테이족과 쿠키족 사이의 폭력 사태로 인해 실향민들이 대피소에 피신해 있다. ⓒ인도복음주의펠로우십

인도 북동부 마니푸르주에서 최근 급증한 폭력 사태로 최소 98명의 기독교인이 사망했다. 그러나 현지 부족 지도자들은 이 폭력이 종교적 갈등이 아닌 부족 갈등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5월 3일에 시작된 폭력은 주로 임팔 계곡과 추라찬푸르 지역에서 발생하여 최소 4일간 소요를 일으켰다. 당시 혼란은 그 이후 마니푸르주 전역에서 거의 매일 총격 사건으로 이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 교계 지도자는 CP에 “6월 5일 아침, 강폭피 지역의 쿠키(Kuki) 부족 공동체 내 9개 교회가 공격을 당했다”고 제보했다. 추라찬푸르 지역에 거주하며 기독교인이 다수인 쿠키 부족은 임팔 지역의 메이테이(Meitei) 부족 공동체 조직인 ‘아람바이 텡골’과 ‘메이테이 라푼’이 이번 폭력을 선동했다고 주장했다.

메이테이족은 마니푸르주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주로 힌두교도가 우세하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경쟁 관계인 두 부족은 각자 상당한 양의 무기를 은닉한 것으로 전해진다.

2일 마니푸르 주총리실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쿠키족과 메이테이족 간 폭력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최소 98명에 달한다. 하지만 세계기독연대(Christian Solidarity Worldwide는)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2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북미 마니푸르 부족 협회’(North American Manipur Tribal Association)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6천 채 이상의 가옥이 손상되거나 약탈당했다. ‘프레스 트러스트 오브 인디아’는 부족 간의 충돌로 인해 주민 5만 명 이상이 거주지를 떠났으며, 실향민 수가 매일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실향민 중 약 3만 5천 명이 기독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온라인 영상들은 부족 개인에 대한 폭력에 지역 경찰이 무관심하거나 가담한 정황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동시에, 기독교 주민이 다수인 추라찬푸르 지역에서 메이테이 부족의 가구들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현재 이 지역은 정부 및 경찰 관계자를 포함한 메이테이 부족 대부분이 임팔 계곡을 떠났다.

이번 충돌은 두 부족 간의 민족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전에 메이테이 기독교인 5만 명이 속한 다수의 교회가 메이테이 힌두교도들에게 공격을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두 부족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기독교인 제보자는 CP에 “메이테이 기독교인들은 신앙을 포기하고 힌두교로 개종하라는 압력을 (내부적으로) 받고 있다”면서 메이테이 힌두교인들이 기독교인들에게 힌두교로 개종하지 않으면 가족의 시신 매장을 금지했다고 전했다.

인도 북동부는 오랫동안 부족 간 긴장이 지속돼 왔다. 이 중 메이테이족과 쿠키족은 토지 소유권 및 차별 철폐 조치 등의 문제로 대립해 왔다. 그러나 폭력 사태 이전에는 메이테이와 쿠키족의 기독교 신자들이 힌두교 신자들보다 서로 더 많은 교류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힌두 민족주의 정당인 인도국민당(Bharatiya Janata Party, BJP)은 2017년 주 선거에서 승리한 뒤, 부족 정착지의 대부분을 보호림으로 지정해 거주민들을 불법 난민으로 분류했다. 이 과정에서 메이테이족이 부족 단체로 인정받기 위한 활동을 이어가자, 쿠키족과의 대립도 첨예해져 갔다.

또한 올해 4월, 마니푸르 최고 법원이 주정부에 메이테이족의 부족 집단 인정 요청을 고려할 것을 명령한 직후 긴장은 더욱 고조됐다. 이어 지난달 3일, 마니푸르 부족학생연합은 메이테이 공동체의 부족 범주에 타 부족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고, 이를 반대하는 시위에 수천 명이 몰리면서 부족 간 폭력 사태가 촉발됐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김정석 감독회장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서울시청 합동분양소 조문

김정석 감독회장, 무안공항 사고 조문으로 새해 시작

방명록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 기도와 지원에 최선 기울일 것 사회 주요 문제 적극 나서겠다 기독교대한감리회 김정석 감독회장과 본부 임원들, 그리고 부장들은 을사년 새해 첫 날인 1월 1일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희생당한 179명의 합동분향소가…

3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관저 주변 상황.

“현직 대통령 체포 시도, 운동권 출신들의 폭거”

내란죄 확정도 안 됐는데 공공연히 확정범? 고도의 통치 판단인지 헌재 결정 기다려야 대행의 대행도 탄핵 압박, 헌법재판관 임명 대통령 체포 영장에 ‘법 예외’ 적시 기막혀 대통령, 직무 정지됐으나 ‘현재 국가 원수’ 체포 동조하는 세력, 민주주의 죽이는…

엔딩 파티

살아 있는 사람 위한 장례식 ‘엔딩 파티’, 긍정적 인식 높아져

건강한 장례문화 확산을 위한 ’엔딩 파티(Ending Party, 餘生宴)’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엔딩 파티’란 ‘살아있는 사람을 위한 장례식’으로, 죽음을 앞둔 이가 지인들을 초청해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자리다. (사)하이패밀리가 지난 12…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국가비상기도회

“기도로 세워진 대한민국, 다시 기도로 일어나자”

대한민국이 헌정질서 붕괴라는 초유의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이를 기도와 행동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국가비상기도회가 오는 11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사당대로에서 시작된다. 이 기도회는 이후 매주 토요일 여의도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 사무총장 박종호 목사

수기총‧세이브코리아 “‘내란 수괴’ 단정? ‘무죄추정’ 따르라”

세이브코리아, 수기총을 비롯한 1200여 시민단체들이 최근 대통령 탄핵 및 내란죄 논란과 관련해 국회와 언론, 공수처의 행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들은 국회가 삼권분립의 원칙을 훼손하고 있으며, 언론이 확정되지 않은 ‘내란죄’ 프레임을 그대로 받아쓰…

WEC 국제선교회, OW, 오퍼레이션 월드

‘세계 기도 정보 결정판’ 오퍼레이션 월드, 출간 60주년

“세계 기도 정보의 결정판”으로 불리는 ‘오퍼레이션 월드’(Operation World, 이하 OW)가 출간 60주년을 맞았다. WEC 국제선교회(WEC International)의 패트릭 존스톤(Patrick Johnston) 선교사가 1964년에 발행한 초판은 불과 32페이지로 구성돼 있으며, 여기에는 손으로 그린 지…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