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출신 기독교 작가, 종교다원주의 비판

뉴욕=김유진 기자     |  

압둘 머레이 “모든 길이 하나님께로? 비논리적이고 무례”

▲종교적 다원주의. ⓒ크리스천포스트

▲종교적 다원주의. ⓒ크리스천포스트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작가 압둘 머레이(Abdull Murray)가 최근 ‘다원주의, 혼돈, 그리고 하나님께로 가는 길’이라는 제목의 글을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게재했다. 이 글은 머레이가 2018년에 출간한 책 ‘진리의 구원: 사후 진실 세계에서 의미와 명확성’(Saving Truth)에서 발췌해 수정한 것이다.

그는 ‘가장 중심적인 질문’(Grand Central Question), ‘다가올 종말’(Apocalypse Later), ‘백인의 종교 그 이상’(More than a White Man's Religion) 등 다양한 책을 출간했다.

머레이는 “미국에서 행해지는 다원주의(pluralism)는 다른 사람의 믿음에 동의하지 않는 것을 그 신념을 가진 사람을 무시하는 것과 동일시하도록 만들어졌다”며 “특히 종교적 다원주의는 삶의 가장 중요한 질문들인 목적, 의미, 운명 등에 대한 다양한 주장을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오늘날 공공 광장이 항상 시민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의 종교적 언어는 너무 과격해져서 서로의 분노만을 격화시키는 것으로 보였다. 우리는 악의적인 말에 지쳤고, 사회는 흔들림을 겪었다. 사람들은 누군가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 이제는 다른 사람의 종교적 주장을 면밀히 조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그 결과로 우리는 거의 모든 종교적 논쟁을 피해 왔다. 누군가 종교적 주장을 하면 탐색적인 질문을 할 수 없다. 편협하다는 낙인을 피하려면 우리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여야만 한다”고 했다.

덧붙여 그는 “그러한 낙인을 피한 대가는 다양한 종교적 전통의 풍요로움에 대한 무지였다. 무지는 여러 혼란을 자초한다”며 “우리는 논쟁에 참여하는 것을 말다툼으로 오해한다. 누군가의 신념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것을 경멸하는 것으로 오해한다. 사실 우리는 각 사람과 생각의 차이를 완전히 희석시켰다. 과거에는 타인의 신념에 도전해도 그 상대방을 비하하지 않는 것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특정 신념에 도전하는 것이 비하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여겨진다”고 했다.

그는 이를 “다원주의의 변이 현상”이라며 “이제는 우리가 종교적으로 관대하고 포용적인 사람으로 비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또 “다시금 개인적인 선호가 사실과 진리의 위에 서 있다. 특정 종교가 진리인지 혼란스러운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고, 종교 간의 차이와 모든 것이 옳을 수 없다는 명확성은 악덕으로 간주되고 있다”고 했다.

머레이는 “혼돈의 문화는 쉽게 식별할 수 있는 위안을 주는 문구를 갖고 있다. ‘영적인 산을 오르는 길은 많다’ 또는 ‘모든 길은 하나님께로 통한다’는 말이 그것”이라며 “이러한 구호들의 기반이 되는 상호 존중의 정신은 충분히 선하지만, 이러한 단순한 해석은 의도와는 정반대로 작용한다. 현재 인기 있는 구호들은 세계 종교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전하는 대신 경솔함과 무례함을 전달한다”고 밝혔다.

일례로 그는 “모든 길은 하나님께로 통한다는 말을 살펴 보자.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자 대속을 통해서만 우리가 하나님과 화해되고 영원히 그분의 임재를 기뻐할 수 있다고 한다”며 “이슬람은 이러한 주장의 모든 측면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슬람에서는 선행이 악행보다 더 중요하며, 알라가 자비를 베푸는 한에서만 낙원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알라는 자신을 낮춰 인간들 사이에 내려오지 않기 때문에 낙원에 있지 않다”고 비교했다.

또 “힌두교는 사람이 신에게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신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힌두 경전은 모든 사람의 영혼이 신성하고 영원한 절대적 존재와 하나라고 가르친다. 하지만 불교는 인간에게 신성한 자아가 있다는 힌두교의 믿음을 거부하고 창시됐다. 고대 불교에는 자아도 신성한 존재도 없다. 단지 공(空, Void)만이 존재하며, 인간의 목표는 공으로 소멸되는 것이다. 유교는 사후 세계에 전혀 관심이 없다. 중요한 것은 현생과 우리가 행동하는 사회 구조”라며 “이 모든 길들은 서로 다르며 목적지도 다르다. 만약 모든 길이 하나님께로 이끌 것을 주장하지도 않는데, 어떻게 모든 길이 하나님께로 이끌 수 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세계 종교 간의 근본적인 차이는 얕은 유사성보다 훨씬 더 흔하다. 차이를 무시하는 것은 서로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며 “우리의 차이는 중요하다. 진정한 관용과 진리를 향한 진지한 여정을 가려면 서로에게 ‘차이의 존엄성’을 부여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이러한 다양한 주장을 인정하고 정직하게 논의함으로써 종교인들은 차이의 존엄성을 가질 수 있다. 근본적인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는 각 종교의 수천 년의 전통과 신학적 발전을 무시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비기독교 종교의 주장인 ‘우리 모두가 같은 것을 믿는다’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모든 길이 하나님께로 이어진다고 주장하는 것은 비논리적이며 무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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