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활용, 분별력 필요… 설교는 사람이 해야”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팬데믹 이후 교회 1] 덴버신학교 마크 영 총장

▲마크 영 총장은 우분트 포럼에서 “선교적 이야기의 총합인 성경은 창조부터 종말까지 운행하시는 하나님의 역사가 담겨 있다”며 “하나님의 선교 역사에 동참하기 위해, 시작과 끝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흔적을 살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대웅 기자

▲마크 영 총장은 우분트 포럼에서 “선교적 이야기의 총합인 성경은 창조부터 종말까지 운행하시는 하나님의 역사가 담겨 있다”며 “하나님의 선교 역사에 동참하기 위해, 시작과 끝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흔적을 살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대웅 기자

팬데믹 상황이 마무리되면서, 한국과 세계 교회들은 ‘그리스도의 지상 대명령’ 수행을 위한 새로운 목표와 방향 설정으로 분주하다. 크리스천투데이는 창간 23주년을 앞두고 미국 신학대 총장들에게 교회와 선교계의 주요 현안과 전망을 청취했다.

첫 시간으로 미국 덴버신학교 마크 영(Mark Young·66) 총장을 만났다. 이번이 세 번째 방한인 마크 영 총장은 한 주간 동안 국내 여러 교회와 신학교들을 방문해 동문들을 비롯한 한국교회의 복음과 선교에 대한 헌신을 격려하고 지난 6월 25일 미국으로 돌아갔다. 앞선 20일에는 서울 관악구 큰은혜교회(담임 이규호 목사)에서 열린 우분트선교회(회장 홍성욱 목사) 선교포럼에서 ‘선교적 교회를 향한 목회 리더십’을 주제로 발표하기도 했다.

마크 영 총장은 동유럽 선교사 출신 선교학자이자 기독교교육학자로, 지난 2009년부터 덴버신학교 총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국제NGO 월드벤처와 오스트리아, 구소련 국가 등에서 교회를 개척하고 신학대 교수로 14년 동안 사역한 바 있으며, 1995-2009년 달라스 신학교에서 세계선교학 교수를 역임했다. 다음은 마크 영 총장과의 일문일답. 통역은 함께 방한한 덴버신학교 정성욱 교수가 맡았다.

팬데믹 전 성장 교회 지금도 성장
팬데믹 전 약화 교회 빠르게 약화
정치적 양극화 심화, 심리적 위축

-코로나 이후 한국 기독교계에도 많은 변화가 있습니다. 미국 복음주의 교회들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팬데믹 이전에 성장하고 강했던 교회들은 팬데믹을 거치면서도 오히려 잘 유지하면서 지금은 성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팬데믹 이전부터 약화되고 있던 교회들은 팬데믹 이후에도 빠르게 약화되고 있는 면이 있습니다.

팬데믹을 통해 온라인 예배나 모임이 늘어났습니다. 이것이 팬데믹 이후에도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는 부분들이 많고, 그렇게 보면 예배 가운데 인격적인 만남이 아무래도 약해지겠죠. 다음으로 팬데믹을 거쳐오면서 정치적으로 양극화가 심해지다 보니, 많은 목회자들이 다소 용기와 힘을 잃고 목회자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된 양상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 변화에 따라, 신학 교육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요.

“저희는 주로 복음주의권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교회가 그런 것처럼 신학교도 팬데믹 전에 성장하던 곳들은 계속 잘 유지되거나, 버티면서 올라가는 분위기입니다. 반면 팬데믹 이전부터 약화되거나 학생 수가 감소하던 곳들은 더 악화되는 분위기입니다.

핵심은 팬데믹을 통해 신학 교육이 많은 부분 온라인으로 바뀌었습니다. 이것이 팬데믹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온라인 교육의 중요성과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있다는 점이 큰 변화이기도 합니다.”

팬데믹 후에도 온라인 교육 계속
교수진·학생 상호작용 교육 지향
대면 수업만큼 노력과 헌신 필요

-덴버신학교도 온라인 교육을 하고 있을 텐데,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면 교육을 더 선호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많은 학생들이 살던 지역이나 일자리를 떠나 아예 덴버로 와서 공부에 전념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그렇게 쉽지는 않습니다.

결국 덴버가 아닌 다른 도시에 있는 분들이 저희 덴버신학교에서 교육을 받으려 할 때, 온라인 교육이 유일한 방법인 것입니다.

그런데 온라인 신학 교육도 두 가지로 나눠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적당하고 원만하게,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온라인 교육이 있고, 그렇지 않고 교수진과 학생들의 상호 활동이 일어나도록 하는 온라인 교육이 있습니다. 저희 덴버신학교는 탁월한 온라인 교육을 지향하고 그렇게 해 왔습니다.

덴버신학교가 지향하는 온라인 교육은 학생들이 수동적으로 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서도 교수들에 의해 실제적인 교육이 일어나고 나아가 학생들 사이에서 상호 학습활동이 일어나는 교육이기 때문에, 학습 효과가 극대화되고 있습니다. 대면으로 모이는 것보다도 훨씬 양질의 교육이 온라인으로도 이뤄질 수 있습니다.

저희는 팬데믹 이전부터 양질의 온라인 교육을 시도했고, 팬데믹을 통과하면서 더 좋은 온라인 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말 뛰어난 녹화 스튜디오도 2곳이나 새로 만들었습니다. 온라인 교육의 질을 굉장히 높였기 때문에, 학생들이 온라인 교육을 받으면서 별다른 불만이 없고, 오히려 온라인 교육이 가진 효과 등을 새롭게 발견하면서 굉장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저희 학교는 온라인 교육이 어쩔 수 없는 선택지가 아니라, 대면 수업에 비해 결코 수업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강력한 노력과 헌신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해서 저희가 캠퍼스에서 수업을 하지 않는다거나 대면 수업을 지양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희는 여전히 캠퍼스에서 대면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이 대면 수업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정말 질 높은 온라인 교육으로 학습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대면 수업만 지속했다면 덴버신학교에서 공부할 수 없었던 학생들, 특별히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많은 학생들이 온라인 교육을 통해 공부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정말 큰 장점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온라인 교육은 굉장한 효과가 있었고, 굉장한 공헌을 했습니다.”

▲덴버신학교 마크 영 총장과 통역을 맡은 정성욱 교수. 인터뷰는 영 총장의 숙소인 서울 서초구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진행됐다. ⓒ이대웅 기자

▲덴버신학교 마크 영 총장과 통역을 맡은 정성욱 교수. 인터뷰는 영 총장의 숙소인 서울 서초구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진행됐다. ⓒ이대웅 기자

-지난 2월 애즈베리대학교에서 학생들 가운데 대각성 기도운동이 일어났는데, 이것은 현장에서 대면으로만 가능했던 것은 아닐까요.

“대면으로 함께 모여 예배드리고 교육했을 때 오는 강점, 그것의 아름다움과 힘을 충분히 인정합니다. 그렇다 해서 모든 사람들이 대면으로 한자리에 모일 수는 없지 않습니까. 상황에 따라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온라인이라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저희는 온라인 교육을 어쩔 수 없이 낮은 퀄리티로 하는 것이 아니라, 수준을 높여서 온라인으로 참여함에도 대면 수업만큼의 효과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어느 한쪽만 지나치게 강조하기보다, 둘 모두 함께 가야 합니다.”

-애즈베리 대각성 운동이 전 미국이나 세계로 옮겨 붙을 것 같았는데, 지금은 애즈베리에서도 조용해진 것 같고, 전 세계도 잠잠합니다.

“애즈베리에서 대각성 운동이 일어난 것에 대해 알고 있지만, 아주 자세한 내용은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애즈베리에서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진정한 그리스도인들은 모두 기뻐하고 감사했다는 점입니다. 어디에 살고 무엇을 하든, 우리는 성령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애즈베리 대각성은 이것을 일깨워줬다고 생각합니다.”

과학기술 중립적, 사용자가 중요
하나님 나라와 선교에 활용 가능
성경번역 속도와 질 향상 공헌해
AI, 유명 설교 학습해 패턴화하면
악의적 설교문 만들어내 문제 돼
가짜뉴스, 위협적이고 가능한 일

-최근 독일에서 챗GPT가 직접 설교를 했다고 합니다. AI의 발전에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고, 어느 정도까지 활용해야 할까요.

“모든 세대에 걸쳐 과학기술의 진보가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여기에 저항하거나 수용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있었습니다. 분명한 것은 과학기술의 발전 자체는 중립적(neutral)이라는 점입니다. 때문에 그 기술을 사람들이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느냐가 관건입니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분별력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과학기술을 잘 분별해서, 하나님 나라와 선교라는 좋은 목적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길과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무조건 반대하거나 찬양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나의 좋은 예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최근 성경을 번역하는 여러 단체들이 함께 모여, AI가 성경 번역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서로 의논하면서 성경 번역 속도와 질을 높이기 위해 함께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AI의 발전이 아니었다면 전 세계 성경 번역에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리고, 질도 떨어졌을 것입니다. 적어도 성경 번역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AI는 엄청난 공헌을 하고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AI가 설교를 해도 될까요.

“제 기본 철학은 설교는 사람이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설교자가 AI를 잘 활용하는 일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AI를 활용한다는 핑계로 성경 연구에 소홀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설교자는 AI를 활용하되, 본인의 연구와 묵상까지 합치고 융합이 돼야 탁월한 작품이 나올 것입니다. AI가 설교를 한다는 것은 넌센스라고 생각합니다.

걱정스러운 점도 있습니다. 현재 개발된 기술을 활용하면, AI에게 어떤 설교자의 설교 패턴을 학습시킬 수 있습니다. 유명 설교자들의 설교는 온라인상에 다 공개돼 있기에, 충분히 학습할 수 있습니다. AI가 그 사람의 설교처럼 패턴화된 설교문을 내놓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그 설교자는 그런 내용의 설교를 한 적이 없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요?

만약 그 사람이 설교하지도 않은 내용으로 비판을 받거나, 논란이 될 수 있는 설교문을 악의적으로 만들어내 큰 스캔들로 번지게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 사람이 그 설교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아무리 항변해도,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엄청나게 위협적이지만,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그럴 때 기자님이 기자정신을 발휘해 주셔야 할 것입니다(웃음).”

서구, 전도 대상 신뢰 받도록 해야
진리 주장 논리적 잘 펼치면서도
윤리적으로 흠 없이 순결한 모습
소외된 이들 위해 긍휼한 마음을
정치·경제적 집단과 엮여선 안돼
‘교회는 오직 복음뿐’ 선명해져야

-선교학자로서 코로나 이후 세계 선교 진단과 전망을 부탁드립니다.

“서구 사회의 문제 중 하나가 복음에 대해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credible)’ 증언을 할 수 있느냐입니다. 교회가 복음에 대한 진리 주장을 논리적으로 잘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두 가지가 더 필요합니다.

첫째로 윤리적으로(ethical) 흠이 없는 모습을, 둘째로 긍휼의 마음(compassion)을 보여야 합니다. 교회가 세상에서 가난하고 소외되고 병든 사람들에 대한 진정한 긍휼의 마음을 갖고 있고, 그것을 끊임없이 보여줘야 합니다.

윤리적으로 순결하지 않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긍휼의 마음을 표현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논리적으로 성경 진리를 설득력 있게 이야기해도 그들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너무 절대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우리가 증언하는 복음을 사람들이 정말 믿을 수 있게 하려면, 우리가 헌신하고 있는 지점이 다른 것이 아닌 오로지 복음뿐임을 적극 알려야 합니다. 어떤 정치적 입장에 헌신하는 것도 아니고, 어떤 재정적·경제적 입장에 헌신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것도 필요할 때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다른 것이 아닌 복음에 집중하고 복음에 헌신돼 있는 일입니다.

‘교회는 복음이다’, 이것이 선명하게 드러나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을 때, 교회는 어떤 정치적 집단이나 경제적 이익집단과 같은 취급을 당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교회의 증언은 신뢰를 잃어버릴 것입니다.”

▲마크 영 총장은 지난 20일 우분트 포럼에서  “선교는 교회의 본질 중 하나로, 선교지에서 만나는 한국 선교사들을 보며 이런 열정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며 “소련이 무너지며 동유럽이 급변할 때, 함께 사역했던 한국 선교사들의 열정이 생생히 기억난다”고 말했다. ⓒ이대웅 기자

▲마크 영 총장은 지난 20일 우분트 포럼에서 “선교는 교회의 본질 중 하나로, 선교지에서 만나는 한국 선교사들을 보며 이런 열정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며 “소련이 무너지며 동유럽이 급변할 때, 함께 사역했던 한국 선교사들의 열정이 생생히 기억난다”고 말했다. ⓒ이대웅 기자

-한국교회의 선교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한국교회가 선교의 리더가 된 것이 분명하고, 특히 세계 선교에 있어 한국교회는 굉장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오로지 한국 선교사들 덕분에 세계 많은 곳에서 복음이 증거되고, 현지인들이 복음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만큼 다른 선교사들이 가지 못한 곳에 한국인 선교사들이 많이 도달해 있습니다.

서구권에서 한국 선교사들에 대해 지나치게 비판적인 관점을 가진 분들이 일부 있는데, 저는 그런 관점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한국 선교사들이 완벽하진 않습니다. 그렇지만 한국 선교사들이 그동안 선교했던 부분에 대해 좀 더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서구 선교사들이라고 선교를 다 잘했나요? 그들도 잘못한 점이 있고, 오류가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들의 과오는 비판하지 않고, 왜 한국인들만 비판합니까? 좀 더 공정하고 정당한 평가가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미국 신학교 총장, 학자보다 리더
구성원들과 좋은 관계, 재정 중요
UMC 탈퇴, 美 넘어 세계적 현상
동성애 성경 입장 철저 고수하되
비성경적 선택엔 긍휼의 마음을
여성 안수? 양측 입장 존중해야

-총장님은 지성의 전당에서 사역하시는데, 개인 영성 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요.

“좋은 질문입니다. 지역 교회를 다니면서 봉사하고 섬기는 것이 제게는 영적으로 아주 강력한 만족을 주고 있습니다. 저희 부부는 절대적으로 빠져야 할 상황이 아니면, 철저히 주일성수를 하면서 교회의 필요에 따라 적극적으로 사역하기로 했습니다. 저와 아내는 지금도 매일 함께 기도하고 성경을 연구하며 묵상합니다.

미국 신학교 총장은 ‘학자’보다는 ‘리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가장 중요한 역할이 학교 안팎의 구성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또 재정 구조를 건강하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외에 어떤 선교적·사회적 이슈들이 있을 때 참여하고 연결시키는 부분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총장으로서 저는 학자들이 연구를 통해 하나님 나라에 공헌할 수 있도록 자원을 제공하고 환경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 교회가 요즘 시끄럽습니다. 최근 남침례회에서 여성 안수를 이유로 새들백교회를 제명시켰고, UMC에서는 동성애에 반대하는 교회들의 탈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감리교 교회들의 탈퇴는 단순히 미국만의 상황은 아닙니다. 아프리카나 라틴아메리카, 아이사 등 전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그런 교단에서 탈퇴해야 한다는 요구는 전 세계적으로 빗발치고 있습니다.

감리교에서 성과 젠더 문제로 충돌이 벌어졌는데, 다른 많은 교단들에서도 요즘 갈등의 주 요인입니다. 그럴 때 우리 복음주의자들이 가야 하는 길은 어디일까요? 철저히 성경이 이야기하고 있는 길입니다. 성과 젠더에 대한 성경의 입장을 철저히 고수해야 합니다.

그런 성경적 입장을 철저히 고수하면서도, 외부에 그런 입장을 밝힐 때 비성경적 입장을 밝힌 이들에 대한 긍휼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의 선포가 더 힘이 있을 것입니다. 그들을 정죄하고 저주하는 자세를 보여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는 성경이 가르치고 우리가 알고 있는 복음적이고 성경적인 관점에 철저히 헌신하고, 확실하게 해야 합니다.

반면 여성 안수에 대한 문제는 학자들 견해가 양쪽으로 갈립니다. 해석의 다양성이 있는 부분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돌아가시면서 우리 죄를 속하셨다는데 대해서는 해석의 다양성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여성 안수에 대해선 양쪽 모두 신뢰할 만한 학문적 입장이 있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을 지나치게 정죄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양쪽을 다 존중하면서 다른 점을 인정하되, 더 중요한 점에 포커스를 맞춰야 할 것입니다.

선교 현장에 가보면 남자든 여자든 하나님께서 주신 은사들이 모두 있습니다. 그 은사들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곳은 좀 더 평등주의적 관점에서 여성들에게 안수를 주고 어떤 곳은 안수를 금지하는데, 모두 다양성으로 인정해야지 어느 한쪽만 옳다고 하거나, 결정적이고 본질적인 문제로 만드는 것은 성숙한 자세가 아닙니다.

저는 남침례회 소속이 아니기에, 이 정도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웃음). 다만 저희 덴버신학교는 하나님께서 부르신 대로 적절하게 응답하도록 남녀 모두를 신학적으로 훈련시키는 일에 헌신하고 있습니다. 안수 여부는 학생들이 속한 교회와 교단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그것에 대한 특정 입장이 없고, 양쪽을 모두 존중합니다.”

-학교와 총장님의 비전이 어떠신지요.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있고, 바뀌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신앙고백이나 핵심 가치 등은 절대로 변해선 안 되고, 이에 의해 교육과 사역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러나 더 많은 학생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과학기술 발전 등에 좀 더 융통성 있는 자세를 취해야 합니다.

둘째로 덴버신학교가 가야 할 방향은 인종적·민족적 다양성을 더 강화하는 쪽이어야 합니다. 셋째로 대사회·대문화 관계에 있어 사회와 문화의 문제들에 대해 좀 더 예언자적인 목소리를 용기 있게 내야 할 필요성도 있습니다. 이 세 가지가 부분에서 변화가 필요합니다.

신학교가 단순히 학문적 이슈나 교회 내 문제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세계와 문화에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합니다. 그리고 예언자적 목소리가 필요할 때는 반드시 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저희의 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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