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민스터회의 380주년 기념예배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얻은 4가지
1. 희생 제사: 죄책과 진노에 대응
2. 화해: 적대감과 소외에 대응
3. 구속: 노예 상태의 문제에 대응
4. 순종: 율법의 요구에 대응
웨스트민스터회의 380주년 기념예배가 7월 2일 오후 고양 삼송제일교회(담임 정대운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날 예배는 ‘1640년대 청교도 예배 재현’을 주제로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이사장 서창원 목사(전 총신대 역사신학)가 말씀을 선포했다.
이날 예배는 기원과 묵도, 경배와 간구, 조명을 위한 기도, 시편 찬송, 구약 성경 읽기(이사야 53장), 신약 성경 읽기(요한복음 17장), 죄의 고백, 성경봉독과 시편 찬송, 말씀 선포, 헌금과 주기도문, 성찬식과 시편 찬송,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고린도전서 1:21-25)’라는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한 서창원 목사는 “사람들은 기적을 찾아다니거나 새로운 지식을 좇아 다닌다. 3D 프린터가 나오더니, 챗GPT까지 우리의 상상을 압도하고 있다. 교회 안에서도 병을 고치는 특별한 능력이나 예언하는 능력이 있으면 사람들이 금방 몰려들 것”이라며 “이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 사도들이 살았던 시대에도, 예수님 당대에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서창원 목사는 “사도들은 세상을 유대인들과 이방인 혹은 헬라인들로 구분했다. 유대인들은 자신들이 우주의 중심이었고 헬라인들은 하나님의 택함을 받지 못한 이들의 대명사였다”며 “하나님의 택함을 받은 유대인들이 추구하는 것은 언제나 표적이었다. 그들 역사 전체가 신기한 표적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들이 처한 상황 자체가 스스로의 힘으로 불가능한 독립의 역사를 하나님의 권능의 팔로 이뤄주시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서 목사는 “헬라인들은 세상을 정복해 통치하는 자신들의 우월성을 과시하면서, 신지식 사회를 구현하고자 사력을 다했다. 마치 우리가 과학저널이나 다양한 인터넷 바다를 헤집고 다니면서 새로운 지식들을 갈구하는 것과 같다. 그것이 세상”이라며 “시간적 흐름이나 문명 과학적 현상들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시대를 막론하고 근본적으로 인간이 추구하는 일들은 대동소이하다. 사도들은 그러한 현상들을 익히 잘 알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사도 바울은 외형적으로 뭐 하나 부족할 것 없는 위치에 있었던 사람이었지만,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다”며 “유대인들은 표적을, 헬라인들은 지혜를 구했는데 둘 다 충족시킬 수 없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이었다. 이를 양측 입장에서 너무 잘 알던 사도 바울은 왜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전했는가”라고 반문했다.
서창원 목사는 “답은 24절에 있다. ‘오직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의 지혜’이기 때문”이라며 “이 말씀에는 두 가지 귀중한 진리가 들어 있다. 먼저 하나님의 부르심을 입는 자들이 있고, 그 부르심에는 차별이 없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서 목사는 “하나님의 택함 받은 민족으로 스스로 여기던 유대인들에게 이 선언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십자가 죽음을 수용할 수 없었고, 하나님께서 그들을 부르신 참 목적도 알지 못했다. 아니,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며 “만유의 주재자이신 하나님은 한 우주 만물 가운데 두신 인생들을 부르심에 차별이 없다. 그래서 예수님도 ‘온 천하에 다니며 복음을 전파하라’고 명령하셨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하나의 진리는 구원의 길은 오직 그리스도뿐이라는 것이다. 사도는 유대인이 찾는 표적이나 헬라인이 찾는 지혜가 아니라, 오직 사도가 전하는 복음에만 모두가 그렇게 찾고 싶어하는 길이 있다고 말한다”며 “그 길은 그리스도이고, 그것이 하나님의 능력이자 지혜이다. 그 능력은 죄와 사망 권세에서 해방시킨다. 구원의 길은 표적이나 지식이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이 가져다준다”고 강조했다.
또 “인간의 문제는 인권 탄압과 환경오염이 아니다. 인간의 궁극적 문제는 그 모든 문제를 유발하는 죄이다. 죄가 인간 세상을 황폐하게 만들고, 인간관계를 엉망진창으로 만든다. 죄가 부부와 부모자식 관계를 다 파괴시킨다. 죄가 우리 영혼을 병들게 한다”며 “인간의 힘으로 도무지 해소될 수 없는 그 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죄인들을 불쌍히 여기사 세상에 오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때문에 우리 대신 죄의 모든 짐을 짊어지시고 하나님의 진노의 잔을 들이키신 예수 그리스도 앞으로 나아오는 것이 우리와 우리 후손들, 나라와 민족이 살 길”이라며 “하나님은 십자가 대속의 죽음 때문에 우리를 영접해 기꺼이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주신다. 원수가 아니라 이제 아버지와 아들 관계로 회복시켜 주신다. 우리를 하늘에 속한 모든 신령한 복을 받아 누리는 자들로 만드시고, 하나님을 아바 아버지라 부르게 하신다. 이 놀라운 은혜를 세상 어느 지식과 과학이 우리에게 안겨 줄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서창원 목사는 “십자가의 또 하나의 중요한 신학적 의미는 화해(reconciliation)이다. 속죄와 십자가에 못 박힘에 있어 중요한 화해는 죄인과 하나님 사이에 놓여 있는 적개심을 없애는 것”이라며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십자가 상에서 드린 속죄 제사는 죄인을 향해 가지신 하나님의 불타는 적개심을 제거해,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가지게 했다. 이것이 정말로 복된 소식”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십자가에서 이루신 것에 대해 ①죄의 노예 상태와 죄책과 죄의 오염과 죄의 권세와 같은 것들에서 ②하나님의 백성들은 율법의 저주에서 ③마귀의 역사에서 ④죽음의 권세에서 각각 구속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서 목사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못 박힘에는 ‘순종’이라는 엄청난 주제도 들어 있다. 구원은 하나님께 대한 순종을 요구한다.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은 율법이 요구하는 것을 성취하신 것, 수동적 순종은 그리스도께서 율법이 요구하는 형벌을 받으신 것을 각각 뜻한다”며 “그리스도는 지상에 계시는 동안 자신의 백성들을 위해서 하나님 율법의 모든 명령을 순종하셨고(능동적 순종), 율법의 형벌에 대한 값을 지불하시며 백성들의 자리에 서서 그 저주를 감당하셨다(수동적 순종)”고 했다.
그는 “사도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만을 전하는지 그 이유는 분명했다. 희생 제사는 우리가 가진 죄책과 진노의 문제에 대응하는 방편이었다. 화해는 적대감과 하나님으로부터의 소외에 대응하는 방편이었다. 구속은 노예 상태의 문제에 대응하고, 순종은 하나님의 율법의 요구에 대응하는 방편이었다”며 “그리스도의 십자가 못 박히심은 하나님의 백성들의 필요를 완벽하게 만족시키며, 그들에게 온전한 구원을 가져다 준다. 그래서 십자가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다”고 정리했다.
끝으로 “그리스도의 이 십자가 복음이 없다면, 우리가 어찌 구원의 은총을 누릴 수 있겠는가? 이 은혜는 오직 하나님의 부르심을 입고 마음으로 믿고 입으로 시인한 자들에게 주신다”며 “그래서 오늘 여러분들에게 촉구한다. 이 예수 그리스도를 여러분의 구세주로 영접하라. 세상에서 여러분들이 빠져 있는 고통과 슬픔과 좌절과 낙망과 다툼과 분노와 시기와 원망과 질병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답”이라고 역설했다.